여기서는 배재학당에 건립됐던 주요 건물의 내력에 대해서만 몇 가지 사항을 간략히 정리해두기로 한다.
1. 배재학당 본당
이 건물은 일본인 건축가 요시자와 토모타로의 설계로 1887년에 건립되었다. 단층으로 이뤄진 건물 안에는 강당, 교실, 사무실, 도서실이 배치되었고, 초기에는 지하실에 삼문출판사의 인쇄소와 제본소가 들어선 적도 있었다. 여러 자료에는 1886년에 건립되었다고 하나, 아펜젤러 자신의 기록에 1887년이라고 하였으므로 이쪽을 믿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나중에 지붕이 수리되면서 원래의 기와는 걷어내고 함석으로 교체되었다. 아울러 정면 출입구 부분도 상당히 변형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 건물은 대강당의 건립을 위해 1929년 9월 26일에 철거공사가 착수되었다. 이때 본당의 뒤편에 나란히 있던 옛 삼문출판사 건물도 함께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서는 「동아일보」 1929년 9월 27일 자에 관련 기사가 남아 있으며, 이 기사에는 건물이 준공된 때가 1887년 11월 1일이라고 되어 있어 참고가 된다.
2. 배재학당 동관(東館)
막 준공을 앞둔 때의 사진 자료는 「매일신보」 1916년 2월 19일 자에 희미하나마 수록된 것이 남아 있어 참고할 만하다. 이 건물 안에는 10개의 교실을 두었으므로, 한 반에 60명씩 총 600명의 학생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건물은 옛 배재학당 건물들을 통틀어 유일하게 원래의 자리에 남아 있으며, 지난 2001년 3월 15일 자로 서울시 기념물 제16호 ‘구(舊) 배재학당 동관’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 상태이다.
3. 배재학당 기숙사(寄宿舍)
기숙사는 후에 재건되었다. 배재학당 동관에 남쪽으로 인접하여 세워진 기숙사는 1917년 9월에 준공되었다. 140명의 기숙생을 수용할 수 있었으며, 원래의 자리에 있던 옛 기숙사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2층으로 신축한 것이다. 이 건물이 정확하게 언제 헐린 것인지는 잘 알 수 없다. <계속>
[미주]
1) 김세한, 『배재 80년사』 p. 122.
김낙환 박사(아펜젤러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