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목사의 영혼의 양식
제목

너희는 빛의 아들이요

본문

데살로니가전서 5장 1–11절

서론

정체성의 선언: 우리가 누구인가?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이 말씀은 단지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 전한 권면이 아닙니다.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확고한 선언입니다.

어두운 시대입니다. 세상은 더 이상 빛과 어둠, 진리와 거짓, 거룩과 타락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합니다. 정치도, 교육도, 심지어는 종교의 영역조차 혼돈 속에 빠져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에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어두움에 있지 아니하니, 그 날이 도둑같이 너희에게 임하지 못하리니." 이 말씀이 말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성도는 어둠에 속한 자가 아니라는 것, 성도는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르게 살아야 합니다. 구별된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빛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체성의 선언은 단지 개인의 경건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공동체적인 선포이며, 공적 삶의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존재 선언입니다. 빛의 자녀란 이름은, 세상의 모든 영역 속에서 하나님의 빛을 드러내야 하는 책임이 함께 따릅니다.

본론 1

때와 시기에 대해 쓸 필요가 없음 (1–3절)

“때와 시기에 대하여는 너희에게 쓸 것이 없나니.” 이 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바울은 두 가지 이유에서 이 말을 합니다.

첫째, 이미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바울에게서 주님의 재림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주의 날’이 도둑같이 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재림은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하게 임하기 때문에 그 날을 정확히 계산하거나 추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둘째, 그 시기는 인간이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24장 36절을 보면, 예수님은 직접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즉, 어떤 예언자나 신비가가 그 날을 예언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두 거짓입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인간이 침범할 수 없습니다.

셋째, 시기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삶’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때(chronos)’와 ‘시기(kairos)’는 시간의 흐름과 결정적 순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 순간을 알아내려는 노력이 아니라 항상 준비된 삶입니다. 오늘 깨어 있는 자가 그 날에 구원을 얻습니다.

바울은 3절에서 ‘평안하다, 안전하다’는 허위의식을 경고합니다. 이 말은 세상 사람들이 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 자기기만에 빠져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마치 배가 침몰하기 직전인데도 갑판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바울은 해산의 고통이라는 이미지를 사용합니다. 해산은 예고 없이, 그러나 반드시 찾아오는 고통입니다. 준비된 자에게는 생명의 기쁨이 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멸망이 됩니다. 출산의 고통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지만, 바울은 여기서 그 고통이 멸망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이 대비는 충격적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번영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심판이 잉태되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 메시지

데살로니가전서 5:9 “하나님이 우리를 세우심은 노하심에 이르게 하심이 아니요,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하심이라.”

본론 2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4–5절)

이제 바울은 성도들의 정체성을 선포합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어두움에 있지 아니하니, 그 날이 도둑같이 너희에게 임하지 못하리니.” 세상에는 도둑처럼 임할 재림의 날이, 성도에게는 기다려온 영광의 날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두움에 속한 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빛의 자녀, 낮의 자녀입니다. 이는 요한복음 12장 36절과 에베소서 5장 8절에서도 강조되는 거듭난 성도의 정체성입니다. 어두움은 죄, 무지, 타락, 심판을 의미하며, 빛은 구원, 진리, 의, 거룩함을 상징합니다. ‘속하지 아니하나니’라는 말은 단지 감정이 아닌,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선언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빛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지, 단지 빛의 정보만을 아는 자가 아니라, 빛의 성품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지, 정직과 진실로, 용기와 절제로, 하나님의 의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본론 3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로마서 13:12)

어둠의 일은 로마서 13장 13–14절에서 세 갈래로 묘사됩니다. 첫째, ‘방탕과 술 취함’은 무절제한 쾌락 추구와 중독적 생활 태도를 가리킵니다. 이는 몸과 정신의 감각을 흐리게 하여 영적 민감성을 마비시킵니다. 둘째, ‘음란과 호색’은 육체적 욕망을 제어하지 못해 나타나는 모든 형태의 성적 일탈을 포함합니다. 마음은 왜곡되고 관계는 파괴되며 결국 자기 존재마저 가치가 훼손됩니다. 셋째, ‘다툼과 시기’는 비교 의식에서 피어나는 분노와 경쟁심으로 공동체를 갈라지게 하고 평안을 앗아가는 분열의 씨앗이 됩니다. 이처럼 어둠의 일은 인간의 내면과 관계, 그리고 사회 질서를 동시에 잠식하는 파괴적 힘으로 작동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이러한 어둠의 옷을 벗어 버려야 합니다. 이는 단발성 행위가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영적 수술입니다. 빛 가운데 서기 위해서는 먼저 어둠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그 흔적을 삶에서 제거해야 합니다.

빛의 갑옷은 에베소서 6장에서 제시된 하나님의 전신갑주와 맥을 같이 합니다. 믿음은 방패가 되어 불신의 화살을 막아 내고, 사랑은 흉배가 되어 공동체와 자아를 보호합니다. 소망은 투구가 되어 절망의 칼날로부터 사고 체계를 지켜 줍니다. 의는 허리띠가 되어 삶의 중심을 견고히 묶어 주며, 평안의 복음은 신발이 되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담대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과 기도는 성령께서 주시는 검과 통신선이 되어 공격과 교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빛의 갑옷을 입는다는 것은 곧 진리 편에 서서 거룩함을 추구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소망을 선포하는 삶의 방식으로 자신을 무장하는 것입니다. 이는 내면을 단단히 다지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불의한 구조와 문화를 향하여 하나님의 빛을 투사하는 공적 사명으로 확장됩니다.

어둠의 옷을 벗는 일과 빛의 갑옷을 입는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전자가 없다면 후자는 불가능하고, 후자를 지속적으로 착용할 때 전자는 자연히 힘을 잃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날마다 회개의 행위로 옛 옷을 벗어 던지고, 믿음과 사랑, 소망으로 직조된 새 옷을 입어야 합니다.

본론 4

우리는 낮에 속하였으니 (6–8절)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 깨어 있다는 것은 미디어, 돈, 성공, 세상의 유혹에 취하지 않고 영적으로 민감한 상태를 말합니다.

믿음과 사랑의 흉배, 구원의 소망의 투구는 영적 전쟁을 위한 무기입니다. 이 갑옷은 감정이나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나를 지켜주는 영적 방어구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드는 힘이고, 사랑은 공동체를 섬기는 실천입니다. 소망은 세상의 위협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닻입니다.

본론 5

하나님이 우리를 세우심은 구원을 위함 (9–11절)

“하나님이 우리를 세우심은 진노에 이르게 하심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하심이라.” ‘세우셨다’는 말은 단지 창조하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목적을 가지고 지정하셨다는 뜻입니다. 그 목적은 멸망이 아니라 구원입니다.

그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분의 대속적 죽음을 통해 완성됩니다. 10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사, 우리로 하여금 깨어 있던지 자던지 자기와 함께 살게 하려 하셨느니라.” 이것이 복음의 중심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단지 죄 사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사는 생명의 삶을 위한 것입니다.

결론

이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나는 지금 빛의 자녀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주의 날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는가? 나는 진리 앞에 서서 침묵하지 않고 용기 있게 살고 있는가? 나는 공동체를 세우며, 가정을 지키며, 영적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가?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이 말씀은 명령입니다. 지금 이 시간, 우리는 어둠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어야 합니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
마무리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정체성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를 어둠에서 건지시고, 빛의 자녀로 불러주신 은혜를 기억합니다. 이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진리와 거룩함으로 무장하여 빛의 갑옷을 입게 하소서. 믿음과 사랑의 흉배를 붙이고,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써서 가정을 지키고, 공동체를 세우며, 이 시대의 혼돈 속에서도 깨어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설교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D7RCvy-lv-A)

최원호 목사 (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