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잠언 22:6
영아기는 대뇌피질의 발달에 기초공사를 이루는 시기이다. 대뇌피질에는 4개의 엽이 있는데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전두엽이다. 신생아의 촉각을 담당하는 두정엽의 시냅스는 생애 초기에 빠르게 발달하므로, 엄마가 아기를 안아주고 신체접촉을 함으로 아이의 뇌는 자연스럽게 발달하게 된다. 엄마와의 신체적 접촉은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 정서발달이나 인지발달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며, 안정적인 애착형성을 확립함으로써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신체 발달과 관련되어 있는 두정엽의 운동피질이 생후 2개월~1년 사이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신체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1세 후반기쯤 되면 미각을 담당하고 있는 두정엽의 시냅스가 잘 형성되어 입맛이 더 예민해진다. 따라서 다양한 음식 재료를 이용해 이유식을 만들어 주면 영양뿐만 아니라 뇌 발달을 촉진시켜주게 되어 아주 좋다.
청각 능력과 연결된 측두엽은 3~4개월 무렵 시냅스 성장과 수초형성이 활발해져 생후 1년까지 계속된다. 뇌에 청각 자극과 정보가 전달되면서 측두엽의 시냅스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청각은 7~10세까지 발달한다.
시각과 연결된 후두엽은 생후 3~4개월 무렵 활발히 성장하기 시작하여 생후 1년까지 계속된다. 영아들은 식구들과 집안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가족과 상호작용하는 것만으로도 후두엽이 발달하며 충분한 자극이 된다. 태어난 지 6일 정도 된 아기들이 엄마 젖을 구별하는데, 이는 엄마 냄새에 익숙해진 후각 기능 때문이다. 냄새를 통해 후각세포가 자극되면 뇌의 변연계로 전달된다. 감정의 발생 장소인 편도체에도 도달한다. 그리고 냄새와 함께 느꼈던 감정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는 전두엽이 활성화되기도 한다.
우리 뇌의 사령탑이라고 일컫는 전두엽은 대뇌피질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마엽이다. 전두엽은 인지 및 주의집중, 사고 작용 및 동작과 정서를 조절한다. 아기의 전두엽 활동의 증가는 8개월 무렵이며 이때 정감 어린 말투, 따뜻한 눈빛, 포옹 등과 같은 행동을 통해 애착을 형성하게 되면 전두엽은 더욱더 활발하게 활성화된다. 전두엽의 발달을 위해서 따뜻한 분위기가 중요하다.
영아기는 정서발달의 결정적 시기이며 성격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정서 반응은 변연계의 부위에서 일어난다. 변연계는 생후 8주 정도부터 활발하면 발달한다. 언어나 인지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은 아기가 태어난 후 천천히 발달하기 시작한다. 변연계는 생애 초기에 결정적 시기를 맞는다. 그래서 정서, 감정, 기분과 관련된 온갖 정보에 자극을 받아들이게 되어있다. 그래서 이때 좋은 경험, 자극, 정보가 필요하다. 긍정적 정서를 가지고 아기와 상호작용할 때 아기의 변연계는 건강하게 발달하고 변연계의 튼튼한 기초가 세워지게 된다.
이때 엄마가 정상적 상호관계를 하지 못하게 되면 시설증후군을 보이게 된다. 엄마의 사랑과 정서가 제공되지 않으면 변연계는 시들어 버린다. 변연계 중에서 편도체는 양육자로부터 따뜻한 보살핌과 애정을 받게 되면 편도체에서 긍정적인 정서가 발생된다. 그러나 엄마가 보이지 않거나 엄마 냄새가 나지 않으면 아기의 편도체는 두려움, 불안, 슬픔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발생한다. 이처럼 아기가 애정을 받지 못하면 편도체에서 긍정적인 정서가 발생하는 기회를 잃고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게 되며 전두엽의 기능도 약화되어 결국 정서를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뇌세포는 한번 손상을 받거나 파괴되면 다시 회복되거나 재생될 수 없다.
부모와의 정서적 교감(상호작용)은 정서 지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생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그래서 긍정적인 감정을 자극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성격은 유전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 유전은 50%이며 환경은 3세 이전에 거의 형성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너지원인 도파민 부족 시에는 주의력 결핍이 일어나고, 창조성의 아세틸콜린이 부족하면 학습장애, 기억력 감퇴, 무기력이 일어나며, 안정감을 주는 GABA가 부족 시에는 충동적이며 폭력적 성향을 지니게 된다. 즐거움을 주는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 성향을 갖고 변덕이 심한 경향을 보이게 된다.
영아기의 뇌정신건강의 문제로서는 불안이 모든 정신병리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이다. 엄마와의 분리나 아동학대, 방임이나 언어적 학대는 스트레스의 산물이 되므로 정신병리 학자들은 태어나서 3세까지는 정신병, 6세까지는 신경증의 근본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영아기 분리불안장애나 영아기우울증, 반응성 애착장애 등이 발병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특히 영아기 때는 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인 만큼 TV나 비디오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계속해서 TV 화면이나 비디오를 보게 되면 후두엽 신경 세포망이 과잉 발달되어 유아 비디오 증후군을 만들고 신경 세포망을 흐트러지게 만든다. TV 시청을 1일 1시간 시청하면 ADHD 발병확률이 10%이며, 1일 2시간 시청하면 ADHD 발병확률이 20%가 된다는 연구 결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영아기 때 스마트폰이나 TV, 비디오 시청은 뇌가 필요 없는 활동임을 꼭 인지해야 할 것이다. <계속>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