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목사의 영혼의 양식
제목

너희 기쁨이 충만하려 함이라

본문

요한복음 15장 1–11절

서론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갈망합니다. 돈이 있으면, 건강하면, 일이 잘되면 기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언제나 조건적이고, 오래가지 못합니다. 일이 어긋나고 관계가 깨어지고 몸이 아프면 금세 사라지는 것이 세상이 주는 기쁨입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십자가라는 극한의 고난을 앞두시고 제자들에게 놀라운 말씀을 주셨습니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요 15:11). 십자가 앞에서조차 기쁨을 말하신 예수님. 그것은 세상의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연합 속에서 솟아나는 흔들리지 않는 영적 기쁨이었습니다. 그 기쁨을 제자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주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본론1

첫째 – 기쁨이 충만해지는 세 가지 길

① 예수님 안에 거할 때 기쁨이 충만합니다 (1–5절)

예수님은 자신을 참 포도나무, 아버지를 농부, 우리를 가지에 비유하셨습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4절).

가지가 줄기에 붙어 있어야만 생명이 흐르듯, 우리가 예수님께 붙어 있을 때만 영적 생명이 흐릅니다. 떨어진 가지는 반드시 메마릅니다. 신앙생활에서 ‘내 안에 거하라’는 것은 단순히 종교적 습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연합, 곧 매일의 삶 속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그분께 붙어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 주님 안에 거할 때 생명이 솟고, 그 안에서 참된 기쁨이 흐르는 것입니다.

② 말씀에 순종할 때 기쁨이 충만합니다 (7–10절)

예수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7절).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말씀이 내 안에 거하는가입니다. 성경을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이 삶의 기준이 되고, 선택의 나침반이 되고, 실제 순종으로 이어질 때 그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하게 됩니다.

시편 기자는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라고 고백했습니다. 또 “주의 법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큰 평안이 있으니 그들에게 장애물이 없으리이다”(시 119:165)라고 말했습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평안과 기쁨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말씀대로 순종할 때 기도가 응답되고,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내 삶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도 요한도 이렇게 증언합니다.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그에게 받나니 이는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고 그 앞에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함이라”(요일 3:22). 순종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의 통로입니다.

③ 사랑 안에 거할 때 기쁨이 충만합니다 (9–11절)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9절).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사랑 안에 거하지 않는 신앙은 껍데기일 뿐입니다. 하나님께 사랑받는다는 확신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적 힘을 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이웃에게 흘려보낼 때 기쁨은 배가됩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요일 4:16)라고 선포했습니다. 바울은 “사랑은 율법의 완성”(롬 13:10)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 안에 거하는 삶이 곧 기쁨 충만의 비밀입니다.

본론2

둘째, 열매 맺는 삶과 열매 맺지 못하는 삶의 차이

예수님은 가지와 포도나무 비유를 통해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4절). 여기서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예수님 안에 거하느냐, 거하지 않느냐.”

① 열매 맺지 못하는 사람

주님과 연결이 끊긴 사람은 신앙의 형식은 있어도 본질이 없습니다. “무릇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하시고”(2절).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 말라지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6절). 겉으로는 종교 생활을 하지만, 실제로는 영적 생명이 흐르지 않으니 결국 메마르고, 더 무섭게는 심판에 이르게 됩니다. 오늘날도 교회 안에 ‘형식적 신앙인’은 있을 수 있습니다. 교회는 다니지만, 말씀과 기도와 사랑의 열매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결국 메마른 가지와 같아집니다.

② 열매 맺는 사람

주님 안에 거하며 말씀과 기도로 붙들려 있는 사람은 반드시 열매를 맺습니다. 그러나 열매는 한 번에 맺히는 것이 아니라, 농부이신 하나님이 계속 다듬으십니다.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2절). 가지치기는 아프지만, 그것은 사랑의 손길입니다. 불필요한 욕망과 습관을 제거하시고, 때로는 고난과 연단으로 우리를 정금같이 다듬으십니다(욥 23:10, 벧전 1:7). 목적은 단 하나, 많은 열매를 맺게 하려는 것입니다. 열매 없는 삶은 스스로 살려는 삶이고, 열매 맺는 삶은 주님께 붙어 사는 삶입니다.

본론3

셋째, 어떤 열매를 맺는가?

예수님은 단순히 “열매를 맺으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그 열매의 성격과 방향을 말씀하십니다. 성경을 통해 네 가지 열매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① 성품의 열매 – 성령의 열매 (갈 5:22–23)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열매는 외적인 성취가 아니라 내적인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과 연합한 사람은 성품이 달라집니다. 미워하던 자가 사랑하게 되고, 불평하던 자가 감사하게 되며, 분노하던 자가 화평을 이루는 사람으로 변합니다.

② 의의 열매 – 거룩한 삶과 의로운 행실 (롬 6:22, 빌 1:11)

“너희가 죄로부터 해방되어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얻었으니”(롬 6:22). 참된 신앙은 예배당 안에서만이 아니라, 가정과 직장과 세상 속에서 드러납니다. 정직, 성결, 의로운 행실, 깨끗한 양심이 바로 의의 열매입니다. 열매 맺는 신앙은 일요일만 믿는 신앙이 아니라, 삶 전체가 예배가 되는 신앙입니다.

③ 입술의 열매 – 찬양과 감사, 간증 (히 13:15)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언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주님과 연합한 사람의 입술에서는 원망과 불평이 아니라 감사와 찬송이 흘러나옵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하며 예수의 이름을 증언합니다. 입술의 열매는 단순히 말이 아니라, 신앙의 고백이고 복음의 증거입니다.

④ 사역의 열매 – 영혼 구원과 섬김 (고전 15:58, 골 1:10)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고전 15:58). 주님과 연합한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지 않고, 반드시 이웃과 공동체를 세우는 열매를 맺습니다. 영혼을 구원하고, 교회를 섬기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실천합니다. 이것이 사역의 열매이며, 제자 됨의 증거입니다(요 15:8).

결론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삶

예수님은 우리에게 단순한 성공이나 세상적 행복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이 주시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기쁨, 충만한 기쁨입니다. 열매 맺는 삶과 메마른 삶의 갈림길은 단순합니다.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느냐.” 열매는 능력이나 재능, 환경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직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결정됩니다. 주님께 붙어 있으면 성품의 열매, 의의 열매, 입술의 열매, 사역의 열매가 자연스럽게 맺히고,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의 기쁨은 충만해집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은 분명합니다. “내 안에 거하라. 그러면 너희의 기쁨이 충만하리라.” 이 말씀을 붙잡고, 세상이 줄 수 없고 빼앗을 수도 없는 기쁨을 누리며, 열매 맺는 삶으로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
마무리 기도

사랑의 주님,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을 약속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안에 거하고, 말씀에 순종하며, 사랑 안에 머물러 흔들리지 않는 가지가 되게 하소서. 메마른 가지처럼 껍데기 신앙으로 살지 않게 하시고, 삶의 모든 자리에서 성품의 열매, 의의 열매, 입술의 열매, 사역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가지치기의 아픔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더 풍성한 열매로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열매가 하나님의 영광이 되게 하시고, 그 영광을 누리며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원호 목사 (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