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에서 낸 것을 그대로 실행하기를 주의하라”(신 23:23)
뇌 속의 뇌요, 뇌의 사령탑이 바로 실행하는 뇌이다. 이 뇌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집행통제센터요, 마음의 CEO이다. 이 사령탑의 기능을 하는 곳이 바로 전두엽에서 가장 발달이 잘 된 전전두피질이다. 이 사령탑의 기능이 부실하거나 결정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문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뇌의 실행기능이란 한 가지 목적을 향해 현재의 상황을 잘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순차적으로 세우고 의사결정을 내려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말한다. 실행기능은 사무처리, 정리 정돈, 계산과 같은 행동능력을 수행할 때 나타난다. 어떤 일을 처리하는 수행능력이 실행기능이다. 실력이나 능력이 있어도 끈기가 부족해 장기프로젝트를 쉽게 포기한다든가, 지식은 풍부한데 문제해결 능력이나 결단력이 부족하다면 이는 실행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실행기능의 기본은 주의력과 집중력이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내 입에서 낸 것을 그대로 실행하기를 주의하라’(신 23:23)고 말씀하고 있다. 주의력과 실행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작업기억이다. 작업기억이 저하되면 직전에 읽은 문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전전두피질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어디에 주의를 집중할지를 결정한다. 또 무슨 행동을 취할지, 어떻게 하면 긍정적 생각을 유지할지, 무엇을 보고 판단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전전두피질은 인지적, 정서적 기능이 하나로 어우러져 어떤 목적을 갖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해마와 협력하여 우리의 기억이 형성되도록 도움을 준다. 전전두피질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활동하며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거나 기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전전두피질은 현재 일어난 일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를 논리적으로 추론한다. 실행하는 뇌인 전전두피질은 이성과 감정을 조절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며 사회적인 품위를 가지고 목표를 위한 행동을 결정한다.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전대상피질이 작용하여 뇌의 정보처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감시하며, 지금 어떤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할지를 판단하고 필요한 전환을 행하는 동시에 주의를 필요로 할 때는 전환을 억제하는 행동을 취한다.
2. 등가쪽전전두피질은 인지적 통제와 논리적 사고의 기능으로 감정과 인지의 통합에 관여하고 작업기억에도 관여한다.
등가쪽전전두피질은 장기적으로 분명하게 저장하는 해마의 기능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이 두 부분이 협력하여 우리의 기억이 형성되도록 도움을 주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도 관여한다.
등가쪽전전두피질은 뇌에서 가장 늦게 완전히 발달하는 부위이지만, 노년기가 되면 제일 먼저 기능이 쇠퇴한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여성은 25세, 남성은 30세까지도 이 부분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발달속도가 조금 늦다.
등가쪽전전두피질은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는 생각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므로 복잡한 사고와 집중력, 그리고 작업기억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 우리가 나이 들면 방에 무엇을 찾으러 들어갔는데 막상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등가쪽전전두피질이 흐름을 놓쳤기 때문이다. 등가쪽전전두피질은 편도체와 독립되어 있지만, 작업기억 역시 감정이나 기분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등가쪽전전두피질이 손상을 입으면 실행기능이 상실되며 주의산만하고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작업능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미래를 위한 기억력이 감소하고 예상이나 계획하는 능력이 감소된다. 또한 추상적인 태도가 상실되어 고집증이나 경직된 사고 등 앞뒤가 꽉 막힌 벽창호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뇌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안와전전두피질은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므로 뇌의 다른 부위와 협력하면서 우리의 사회적 기술을 익히도록 한다. 안와전전두피질이 사회적 뇌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에 크게 손상을 받으면 사회적 기술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1848년 철도공사장의 폭파용 뇌관을 설치하다가 철제봉이 바로 이 부위를 통과한 게이지 사건은 신경학 역사에 유명하다. 그는 사고 후 12년을 더 생존했으며, 사고 후 불안정하고 극도로 변덕이 심하고 무례한 사람으로 돌변하였다. 그의 인지적 기능은 별문제가 없었으나 충동과 욕구를 정서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이 소실되어 처음 만난 여성의 손을 잡는다든가 자신의 감점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즉흥적인 행동을 하고, 무책임하고 함부로 말하는 등 한마디로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 되었다.
안와전전두피질은 감정, 본능, 감각 정보를 세부적으로 처리하는 집합 지점인 동시에 편도체의 폭넓은 연결을 형성하여 특정의 경험을 정서적인 중요성으로 해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갈등이 빚어지면 행동을 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또 감정을 조절하여 적절한 타협점에 이르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
해마가 등가쪽전전두피질로부터 지시를 받아 정보를 작업기억의 형태로 저장하면 안와전전두피질은 편도체와의 연결을 동원하여 그에 대한 정서적 해석을 제공하고 과거의 경험과 연결 짓는다. 이 정보는 모두 해마로 보내지고 해마가 받은 정보를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이것을 붙잡고, 위험한 상황이면 피한다. 안와전전두피질은 현재뿐만 아니라 장래의 보상예측에도 관여한다. 또한 일반적인 쾌감뿐만 아니라 예측하는 쾌감에도 반응한다.
안와전전두피질은 경제학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 현상에도 작용한다. 초콜릿을 질릴 때까지 먹이고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실험한 결과 처음에는 안와전전두피질이 활발히 작용하다가 차츰 그 영역의 활동이 둔해졌다. 싫증이 나면 같은 자극에도 별로 반응이 없었다. 이처럼 음식이나 이성 또는 금전적 보상이든 이미 그 대상에 만족했다면 어떤 유혹도 효과가 없었다. 안와전전두피질은 보상 자체의 절대적 가치보다 그 시점에서 인간이 느끼는 상대적 가치를 헤아린 것이다.
그러나 안와전전두피질에 이상이 생기면 조절이 잘되지 않아 통제하기 힘들다. 먹는 행위뿐만 아니라 이성이나 여러 욕망들도 해당된다. 배가 불러도 계속 음식을 먹는다거나(식이장애) 손해를 봐도(돈을 잃어도) 계속 도박을 한다. 내측전전두피질은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이익에 관여한다. 때문에 이 기능이 문제가 생기면 눈앞의 보상에 눈이 멀어 장기적 이익을 보지 못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도박중독이 그러한 사례이다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는 복측피개영역(VTA)이라는 뇌의 깊은 곳에 있다. 여기에서 뻗어 나온 신경섬유는 선조체의 중격의지핵, 전전두피질, 해마, 편도체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중격의지핵에서 분비된 도파민은 특히 쾌감과 관련이 있다. 안와전전두피질의 기능이 저하되면 실패하는 횟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안와전전두피질이 손상을 입으면 사회적 관심이 감소하고 갑자기 화를 낸다든가 안절부절하고, 성적 노출이나 음란한 대화를 한다. 과도한 사고를 하거나 바보 같은 태도를 보인다. 또한 집중력이 저하되고 무관심, 우울감을 나타낸다.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통해 외측전전두피질을 단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감정적 영향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분석력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와전전두피질의 뉴런은 신경가소성이 매우 풍부해 보상 여부에 따라 신속한 변화가 가능하다. 뇌의 전전두피질은 어릴수록 뇌의 가소성이 높고 다른 중추에 비해 어른이라도 충분히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
안와(내측)전전두피질이 흥분하면 감정적인 영향을 받아 집중력이 떨어진다. 외측전전두피질 역시 의욕과 기분을 담당하는 영역과 네트워크가 있어 의욕이 떨어지거나 기분이 축 처지며 이 영역의 움직임이 저하된다. 이성과 감정의 구분이 곧 이 시스템의 특성인 것이다.
전전두피질 중에 외측전전두피질은 안와(내측)전전두피질과 구조적으로 다르다. 내측전전두피질이 정동의 중추인 편도체와 직접네트워크로 연결된 반면에 외측전전두피질은 이 네트워크가 없다. 편도체는 공포의 중추이며 위험에서 몸을 지킨다.
4. 작업기억은 외측전전두피질의 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렸을 때 받아쓰기 연습은 작업기억훈련에 좋은 방법이다. 사고력과 청취력을 향상시킨다. 논술, 계산하는 일, 이야기를 듣고 쓰는 일 등은 작업기억 훈련의 좋은 방법이며 사고력과 창의력도 향상시킨다. 어릴 때 가정교육, 교회학교교육, 학교에서의 계산, 공부하는 것은 단순한 기억을 얻기보다는 실행기능을 향상시킨다. 규칙을 준수하거나 작업을 하고 단결력을 발휘하는 일 모두 실행기능을 키우는 중요한 훈련이다.
실행기능은 관리능력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사회적 성공의 기준이 된다. 실행기능의 장애가 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잘 안 되는 일에 자주 집착하고 신중할 필요가 없는 일에 끝까지 주의 깊게 열 번씩 확인하고 지나치게 조심을 하는 고집증, 강박증상을 보인다. 고집증은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떨어지면 발생하기 쉽다. 실행기능 저하가 오면 약물, 알코올, 도박, 게임중독이 온다.
특히 전두엽의 등외측내 손상이 오면 실행기능이 상실하게 된다. 주의산만하고, 미래의 예상, 계획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작업능력이 저하되고 자주 깜박 잊어버리게 된다. 뇌의 신경가소성의 원리를 적용하면 실행하는 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정신장애는 편도체 기능 이상에서 비롯되는데, 그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우울증, 불안장애, 공포증, 강박장애,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