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은 청소년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함께할수록 자녀들은 더 긍정적인 가치를 갖고 학업 성취도도 높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은 청소년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함께할수록 자녀들은 더 긍정적인 가치를 갖고 학업 성취도도 높다고 한다. ⓒflickr
많은 사람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출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함께하는 경우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미네소타대학교의 연구자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이 청소년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06년에 미국 25개 주의 10대 1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함께할수록 자녀들이 더 긍정적인 가치를 가졌고 학업 성취도도 높았다는 것이다. 반면에 가족 식사를 할 기회가 적은 가정의 청소년들은 약물 남용, 섹스, 자살 시도, 폭력과 같은 위험한 행동을 보였고 학업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가족 식사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사람과의 접촉과 관련된 신경회로인 뇌의 뇌섬엽과 전두엽을 강화한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도 도움을 줌으로써 감정과 기억을 통제하는 중뇌 측두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

오늘날 우리나라 가정을 보면, 미국의 가정들보다 직장에서 퇴근해서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한 시간 더 느리고, 가족과 함께 대화하는 것도 한 시간 더 적다고 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가정은 자녀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아빠, 엄마가 출근했다가 귀가하면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가 먼저 와서 텅 빈 가정을 지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자녀가 가면 우울증에 걸려 고통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아빠가 늦게 오는 경우도 있고 엄마가 늦게 귀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가정의 풍경이다.

특히 아침 식사는 정신 건강에도 대단히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 몸의 체온은 낮은 편이다. 뇌의 온도가 우리의 체온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함으로써 체온을 0.5도가량 높여주어 우리 몸을 조절하게 된다. 체온은 우리가 일어나서 활동하게 되면 자연히 올라가지만, 아침 식사를 함으로써 더 빨리 뇌를 활동하게 하는 것이다.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뇌에는 포도당을 저장할 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수시로 이를 공급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포도당은 간에 글리코겐으로 비축되어 있다가 뇌에서 배가 고프다는 신호가 오면 재빨리 포도당으로 변하여 뇌에 공급함으로써 뇌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간에 비축해 놓는 시간은 고작 12시간 정도이다. 12시간이 지나면 예비 포도당은 사라져 버린다. 저녁 7시에 식사했다면 아침 7시에는 다 고갈되고 없다는 뜻이다. 이때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면 뇌에 포도당이 결핍되어 힘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지적인 활동이 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뇌의 기능은 식사한 후 2시간 정도 지나면 더욱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좀 휴식을 취한 다음 2시간 뒤부터 공부를 하면 평소보다 능률이 두 배 이상 상승한다.
▲뇌의 기능은 식사한 후 2시간 정도 지나면 더욱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좀 휴식을 취한 다음 2시간 뒤부터 공부를 하면 평소보다 능률이 두 배 이상 상승한다. ⓒrawpixel
아침을 거르고 심한 공복 후에 과식을 하게 되면 혈중 포도당의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고, 인슐린의 분비가 촉진되어 섭취 열량이 대부분 체지방으로 축적돼 다이어트의 효과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 끼만 먹을 생각이면 아침보다는 저녁을 거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식사를 한 후 위장의 음식물이 소화되고 영양분이 흡수되어 혈액 중의 포도당이 증가되거나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데, 영양분이 가득한 혈액이 뇌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침 식사를 할 때의 뇌의 기능을 살펴보자. 뇌는 식사한 후 2시간 정도가 지나면 더욱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혈액 속의 포도당이 늘어나면 신경영양인자인 FGF(fibroblast growth factor, 섬유아세포성장인자)가 증가해서 뇌세포, 특히 해마가 활성화된다. 식사 후 2시간 정도가 지나면 절정을 이뤄서 이때 FGF는 평소의 7배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FGF가 해마의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며 고유의 기능인 ‘기억의 고정화’가 활발히 진행되어 기억력이 좋아지고 수리력과 창의력이 샘솟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식사를 마치고 좀 휴식을 취한 다음 2시간 뒤부터 공부를 하면 평소보다 능률이 두 배 이상 상승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침 식사 후 오전 10~11시경 업무가 가장 효율적인 셈이다. 이처럼 뇌의 원리와 기능을 알면 모든 것이 쉬워진다는 사실이다. 식사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었다면, 시험에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선 시험 2시간 전에 식사를 끝내야 한다. 또 머릿속에 지식을 채워 넣는 것만큼이나 뇌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아침 식사를 살펴보자. 포도당은 탄수화물의 분비에 따라 생성되므로 밥이나 빵, 콘플레이크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하면 좋을 것이다. 식사를 하면 혈당이 올라가는데, 식사 때는 최대한 많은 혈액을 뇌로 보내야 한다. 그러려면 과식하지 말고 식사를 꼬박꼬박하는 습관이 최고 좋은 방법이다.

식사할 때에는 음식물을 천천히 씹는 게 최상이다. 씹을 때마다 대뇌신경세포가 활발히 움직이며 대뇌의 뇌간망상체가 각성되는 것이다. 특히 오징어나 쥐포 등을 잘근잘근 씹는 것은 뇌의 혈류량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며, 씹으면 씹을수록 뇌의 혈류량은 증가한다. 그래서 식사를 급히 해치우기보다는 식사 시간을 15분 이상으로 하고, 음식물을 천천히 씹으며 음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뇌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오늘부터라도 우리는 식사할 때마다 음식물을 이전보다 3~4배 더 많이 씹고 또 반복해서 씹으므로 뇌도 깨우고 혈류량도 증가시키길 바란다.

손매남 박사
▲손매남 박사
행복한 하루는 아침 식사부터 시작됨을 명심하자. 가족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일은 결국 뇌 발달은 물론, 정신 건강과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