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창 2:23
양이온이나 음이온, 동물의 암수처럼 서로 상대하여 질서를 이루고 있는 예는 자연계에 무수히 많다. 인간 세계에도 남성과 여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이 세상을 꾸려나가고 자손을 이어 나간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몸매나 체격, 근육의 힘, 공격성 등이 차이가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사춘기 이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사춘기 이후 충분한 활성을 나타내는 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 여자아이는 조용한 소꿉놀이를 즐기나 남자아이는 근육을 사용하는 전쟁놀이 같은 것을 즐긴다. 이 같은 차이는 사춘기 이후의 차이와는 달라서 반드시 성호르몬에 의한 것은 아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뇌의 활동이 유아 때부터 다를 것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시각(보는 것), 청각(듣는 것), 그리고 촉각(느끼는 것) 등 외부세계를 이해하는 능력(공간인지능력)은 시상하부의 신경핵에서 이뤄지는데, 이는 남성 쪽이 더 크고 우세하다고 한다. 그러나 좌우 측두엽을 연결하는 전측 교련의 크기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12% 더 커서 언어기능에 탁월하다. 또 계획·판단·사고 기능에 중요한 전전두엽의 뉴런 수도 여자가 더 많다. 이 같은 경향은 유아 시기에도 나타나서 말을 시작하는 것이 여자아이가 수개월 빠른 것이 보통이다.
남녀의 성을 결정하는 것은 성염색체로써 X염색체가 두 개 있으면(XX) 여성이 되고, X염색체와 Y염색체가 있으면(XY) 남성이 된다. 난자와 정자는 감수분열로 증식하므로 염색체 수가 보통 세포의 반이 된다. 그리고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때는 아버지 쪽에서 X 또는 Y염색체를 받고, 어머니 쪽에서 X염색체를 받게 되는 것이다.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의 종양이나 당뇨병 치료제 때문에 임신한 어머니가 임신 초기에 남성호르몬의 혈중농도가 보통 이상으로 높으면 여성 태아의 뇌는 남성의 뇌로 발달한다. 태어난 여아는 말괄량이가 되고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인형놀이를 즐기지 않게 된다. 분명한 여성으로 아이를 생산할 능력도 있지만, 남자 아이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즉 사람의 성을 결정하는 것은 염색체이지만 뇌의 활동은 태아 시기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다. XX염색체인 여성의 뇌가 태아 시기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처럼 활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XY염색체인 남성의 뇌가 태아시기에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못하면 여성처럼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보통의 남성보다 Y염색체가 하나 더 많은 XYY의 남성이 있다. 보통의 남성보다 키가 크고, 행동은 공격적이어서 폭력사건을 일으키기 쉽다. 신체는 마른 편이고 공간인지능력은 보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공간인지능력에는 Y염색체가 필요하고, X염색체는 두 개가 있어야 보통 여성의 공간인지능력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Y염색체는 남성의 우뇌 활동과 관계가 있으나 그 활동에 Y염색체가 두 개씩이나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같이 성염색체와 좌우 뇌기능의 분업을 관계 지어 생각하고 있으나, 성염색체의 어느 염기서열이 신경세포의 발생과 분화, 그리고 기능에 관계하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하였으며 이제부터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한편 앞서 언급한 뇌량이 크다는 것은 보통 2억 개에 달하는 신경섬유로 이루어진 뇌량의 신경섬유가 많거나 신경섬유가 보통보다 굵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경섬유가 많으면 좌우 대뇌반구의 정보교환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고, 신경섬유가 더 굵으면 정보수송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즉 여성의 뇌량이 크다는 것은 여성의 뇌는 좌우의 조화가 더 잘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이것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태아기에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