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시편 1장 2절
묵상을 할 때 발생되는 뇌파는 세타파이다.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떤 한 천재가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을 보면서, 저 천재의 뇌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막연하게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는 고도로 복잡한 시냅스 구조물과 가지돌기, 그리고 축삭돌기 등으로 얽혀있어서 이 구조물들을 통해 어떤 메시지가 이쪽저쪽으로 다니다가 궁극적으로 의미 있는 생각이나 통찰이 일어날 것으로 추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당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다. 만약 창의적인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기 시작하면 이때 나타나는 뇌 속의 사건들이 낱낱이 기록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창의적 생각뿐만 아니라 묵상과 같은 뇌의 휴식이나 이완 상태 동안 뇌 속에 일어나는 사건들도 낱낱이 알아볼 수 있는 뇌 영상 기록기법이 발달된 것이다.
뇌는 전기적 충격에 의해 작동된다. 매 순간 뇌 속에 있는 신경원들은 전기적 충격을 낸다. 이러한 개별적 충격은 규칙적인 형태로 조직되는데, 이를 뇌파라 부른다. 뇌파도 다른 물리적 파형과 같이 속도, 주기, 세기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종류의 뇌파 유형이 있다.
첫 번째, 베타파(β파, 초당 13~24주기)는 빠른 주파수를 가지며, 대체로 눈을 뜨고 생각하고 활동하는 동안 나타나는 뇌파이다. 정상적 인지 기능이나 불안과 관련 있는 정서 상태의 뇌파이다.
두 번째, 알파파(α파, 초당 8~12주기)는 느린 주파수를 가지며, 이완 상태에서 나타나는 뇌파이다. 일반적으로 알파파가 나타나지 않으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세 번째, 세타파(θ파, 초당 5~7주기)는 막 잠들기 전 상태에서 발생하는 느린 뇌파이다. 백일몽 상태이거나 이완 중일 때 발생하는 뇌파이다. 베타파보다 2~4배 정도 느리며, 각성과 수면 사이에 있는 묵상 상태를 말한다.
네 번째, 델타파(δ파, 초당 1~4주기)는 수면에 들었을 때 나타나는 매우 느리고 불규칙적인 뇌파이다. 델타파가 과도할 경우에 자기 자신의 욕구를 망각한다. 대개 높은 수준의 세로토닌과 관련되어 있다.
세타파는 기억력을 촉진시킨다. 일반인들도 통찰이 일어난다거나 창의적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세타파를 경험할 수 있다. 실험에 의하면 사람들이 어떤 어려운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가 갑자기 해결책이 발견되는 난관 돌파가 이루어질 때 세타파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골치 아프게 오랫동안 끌어오던 문제가 해결되어 긴장이 이완됨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세타파 발생 현상은 난관 돌파, 통찰력의 순간 또는 깨우침과 같은 직관이 나타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세타파의 출현은 뇌 속의 산화질소 발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가 어떤 문제로 좌절하고 있거나 허덕이고 있을 때 베타파가 발생한다. 이러한 베타파가 나타날 때는 정서적으로 우울하거나 불안감을 느낄 때이다.
한 뇌파 연구에 의하면 연구자가 피험자에게 창의성을 요구하는 복잡한 문제를 제시했더니 피험자가 온갖 노력 끝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접근법을 찾았는데, 그 순간 뇌파는 세타파로 바뀌었다고 한다.
어떤 연구자는 피험자의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피험자의 뇌 속에 세타파 발생을 자극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또 다른 연구자는 세타파를 야기할 수 있는 교수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러한 세타파 발생을 촉진시켰더니 하루에 새로운 외국어 단어를 500개나 가르칠 수 있었고, 이렇게 학습한 단어를 6개월 후까지 평균 88%나 기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학습능력이 증가하는 이유는 세타파가 기억응고 과정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매번 정보에 노출될 때마다 기억이 산술적으로 덧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숫자적으로 덧붙여진다. 이것은 기억통로가 트여서 세타파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같은 정보를 다섯 번 보았다면 그 정보를 다섯 배 더 잘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스무 배 정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묵상은 세타파를 발생시켜 인지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것 외에도 신체적 운동 능력도 탁월하게 높여준다. 스포츠 경기에서 대기록을 수립한 사람들은 운동 경기 도중 묵상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운동 도중 세타파가 발생하게 되면 고통, 피로감, 실패에 따른 공포감 등은 사라지고 최상의 쾌감이 동반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묵상 상태에서는 강력한 정신적, 신체적 힘을 얻게 된다. 이 힘은 스트레스를 무력화시키면서 정신적, 신체적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묵상은 심신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켜 주며, 삶의 적응과 건강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뇌파는 인간의 특정한 정신 상태를 반영하며, 정신 상태의 변화를 뇌파의 변화로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오피드백의 원리를 적용시키면 인간의 마음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뉴로피드백의 원리이다. 현재 뉴로피드백의 훈련을 통해 학습 부진, ADHD, 우울증, 중독치유 등의 상담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