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발생되는 정신건강의 가장 큰 문제는 뇌질환이다. 뇌질환에는 발달성 뇌질환과 퇴행성 뇌질환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발달성 뇌질환은 태아기의 뇌 발달에 문제가 생겨 나중에 조현병, 뇌전증, 지적장애 등이 발생하는데, 이를 흔히 신경성 발달장애라고 부른다. 중년기를 지나고 노년기에 들어서면 퇴행성 뇌질환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이다. 우리나라의 노년기 인구(65세 이상)가 2022년 914만 명인데, 치매 환자는 10%, 뇌졸중 환자는 5% 정도이다.
노년기가 되면 제일 문제 되는 것이 기억력장애인데, 노인성건망증, 가성치매, 그리고 치매가 있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70%)과 혈관성치매(20%)가 있고, 그 외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치매가 4%이며, 6%는 여러 종으로 나뉜다. 이토록 치매의 종류는 원인만큼 많아서 100여 종류가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해마 부분의 세포가 노화 되어 죽게 되며, 당연히 기억장애가 생기게 된다. 건망증은 누구나 생기는 증상이지만 치매에 걸리면 어떤 힌트를 주어도 사실 전체를 기억 못 하는 것이다. 치매의 전조증상은 50~60대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이 좀 떨어진다. 그 후에 후각 기능이 저하되는데, 왼쪽 코에서 후각 상실이 나타나는 것은 좌측 해마가 퇴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8시간 이상 수면을 길게 하거나 혀의 미세한 떨림 증상 등이 동반된다.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는 2024년이 되면 100만 명에 이른다. 이는 노년기(65세) 인구의 10%에 해당되는데, 85세가 되면 50%가 치매 환자가 된다. 치매의 발병률을 높이는 성인병이 큰 문제이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정상인의 치매 발병률의 400%이고, 고지혈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의 200% 이상 치매 발병 위험이 높으며, 고혈압에 걸린 사람은 생존 기간 내 치매 발병이 확실하다. 거기에 ‘가족력’이 있다면 발병 가능성은 더 높게 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의 성인병은 치매 발병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치매 예방 관리는 규칙적인 운동이 우선이다.
노년기에 흔한 퇴행성 질환의 두 번째는 혈관장애인데, 그 대표적 질환이 뇌졸중(뇌출혈, 뇌경색)이다. 이는 노년기 인구의 5%로 발생되는데, 우리나라의 현재 환자는 60만 명이다. 뇌졸중 증상은 심한 두통, 어지럼증, 손 전체 떨림 등이 오며, 이런 증상이 한꺼번에 왔으면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졸중을 진단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대표적으로 시야장애인데 뇌졸중에 걸리면 한쪽 눈을 가리고 다른 한쪽 눈으로 보면 앞이 시커멓게 보인다. 그리고 방향감각, 균형감각이 상실되거나, 안면근육, 팔다리 저림 증상, 언어장애, 이해 능력이 떨어지거나 일과성 뇌허혈 발작 등이 함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뇌졸중 위험신호로 알고 서둘러 병원으로 가야 한다.
실제 뇌졸중 발작이 일어났는데, 이런 증상이 있었다가 금방 사라지므로 병원에 안 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일과성 뇌허혈발작이 일어난 사람은 83%가 뇌졸중이 오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증상이 5분 있다가 사라지더라도 이미 뇌졸중의 초기증상이라고 생각해야 된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패스트(FAST)로 표기하는데, FAST의 F는 얼굴(Face), A는 팔(Arm), S는 스피치(Speech)이고, T는 병원에 갈 시간(Time)이다. 빨리 증상을 체크하려면 한번 웃어보면 안다. 웃는데 입꼬리가 비슷한 높이로 올라가지 않고 어느 한쪽 입꼬리는 처지는 등 입꼬리 균형이 잘 안 맞는다. 또 팔을 들어 보는데 한쪽 팔의 힘이 빠지거나 펴지지 않는다. 또 단어나 문장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말했을 때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어눌하다면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다. 그리고 이런 증상이 한 가지라도 있을 때는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3시간 이내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그래야 골든타임 내에 수술을 받을 수가 있다.
예전에 뇌졸중의 사망률이 25%로서 65세 이상 단일질환으로는 사망률이 제일 높았으나, 최근에 와서는 2위로 낮아졌다. 뇌졸중은 55세가 넘으면 10년 주기로 그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한다. “피는 생명이다.”(레 17:14) 혈관의 내피 세포에서 NO(산화질소)가 생성되어야 혈관 건강이 이루어지는 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그래서 뇌졸중 예방도 역시 규칙적인 운동이다.
노년기 뇌질환의 세 번째는 운동장애로서, 파킨슨병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11만 명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파킨슨병은 5년, 10년 전부터 변비 증상이 오고 소변 장애도 온다. 그리고 후각 소실의 증상이 있어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이 잘 안 된다. 또 렘수면 행동장애 증상이 오는데, 잠을 자면서 꿈을 꿀 때 실제 꿈속에서 한 일을 행동으로 옮긴다. 예를 들면 꿈속에서 아내를 때렸다면 실제 아내를 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있는데, 일어날 때 혈압이 뚝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보이고 주간(낮)에 졸림증상이 자주 온다.
파킨슨병에는 운동증상과 비운동증상이 있는데 그 운동증상은 4가지이다. 곧, 진전증(떨림 증상), 경직증(근육·관절이 뻣뻣함), 서동증(동작이나 행동이 느림), 그리고 자세의 불균형(허리가 구부정하고 걸음걸이가 평형을 잡기 어려움)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운동증상으로는 우울증, 환각, 연하곤란(씹는 것이 어려움), 수면장애, 후각 기능 상실 등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을 예방하려면 무조건 운동이 최고이다.
노년기의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은 먼저 혈관 건강, 세포 건강, 수면 건강이기 때문에 뇌 건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도 또한 운동이다. 뇌 운동에는 유산소 운동을 비롯하여 호흡운동, 근육 이완, 명상,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탁구, 미소 짓는 일, 지적 활동, 다른 사람과의 대화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소홀히 여기기 쉬운 하품과 믿음은 뇌 활동의 최적운동이다.
뇌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하품운동이다. 하품운동을 하면 두정엽의 설정부가 활성화되는데, 하품은 뇌의 신진대사와 체온을 조절해주고, 수행불안과 고혈압을 감소시킨다. 하품은 기억회상과 자발적 제어, 그리고 운동 조절의 필수기관인 시상하부와 해마에서 옥시토신을 활성화시키는 도파민을 포함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아세틸콜린, GABA, 세로토닌, 글루탐산 등을 분비한다. 또 하품은 경각심과 집중력 자극, 스트레스를 낮추고 즐거움과 육체적 쾌락을 향상시키고, 공감과 사회적 인식을 증대시킨다. 전반적인 근육을 조절하고 개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품을 하는 것은 뇌 기능 향상에 효과적이고 중요한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하품을 주관하는 두정엽의 설정부 부위는 거울신경계(타인의 느낌과 행동에 공명을 받을 수 있는 곳)와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때문에 하품을 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 동정심, 그리고 타인과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설정부를 활성화시키는 것 외에도 각성과 수면 조절에도 관여하여 시차 영향을 막아주고, 심한 불면증도 완화시킬 수 있다. 하품은 명상이나 기도를 하는 동안에도 하게 되는데, 영적 체험도 강화시킨다.
하품은 아침에 일어날 때, 어려운 일에 직면했을 때도 좋다. 또 잠자리에 들어갈 때, 분노나 불안, 그리고 스트레스를 느낄 때도 효과적이다. 또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시험을 보기 전에 하품을 행하면 뇌 운동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하품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시간이나 장소를 구애받지 않으므로 하품을 거짓이라도 5~6회 하면 그 이후에 진짜 하품이 나온다. 그래서 계속 10번, 또는 12번까지 하품을 해보면 눈에서 눈물이 나오고 코에서 콧물이 시작될 수도 있다. 이런 순환은 아주 좋은 현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노년기의 뇌 건강(퇴행성 뇌질환)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모든 형태의 운동은 뇌 기능을 향상시켜 뇌 손상과 뇌졸중으로 인한 손상된 뇌신경 회로를 재건시킨다. 운동은 인지 및 학업성적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손상을 회복시키고 보호한다. 또 뇌가소성을 향상시키고 면역 기능을 증진시켜 준다. 불안을 감소시키고 임상 우울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항우울제 못지않게 효과가 있다. 운동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늘어나는 뇌 조직의 손실을 늦춰주며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만성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줄여주기도 한다. 운동은 심장병을 호전시키고 여러 가지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고, BDNF(뇌유래 성장영양인자)를 분비시키며 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를 연장해주어 우리의 수명까지 연장시킨다.
또한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믿음(Faith)이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나치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은 “수감자들을 생존할 수 있게 해준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수감자들이 미래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다면 삶에 대한 불행한 결말을 맞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낙관적인 미래에 대한 믿음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위약효과)에서 볼 수 있듯이, 가짜 약을 진짜로 알고 약을 먹으면 대부분 신체 및 정서적 질병 중 평균 30%를 치료할 수 있다. 또 낙관적인 사람의 경우 전대상회가 크게 활성화되는데 이는 불안, 우울, 분노를 조절하고 사회적 인식과 온정심을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앤드류 뉴버그 박사는 뇌를 움직이는 가장 좋은 방법의 1위는 믿음(신앙, Faith)을 갖는 일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벤슨 교수는 신앙(믿음)이 몸의 병을 치료하는데 75%를 차지한다고 하였으며, 그 나머지 25%는 의사나 약이 치료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마이애미대학의 심리학과 정신병리의 교수인 아이언슨 박사는 HIV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을 믿는 환자를 4년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는 사람은 면역체계가 훨씬 강력하고 면역세포인 T세포가 밀집돼 높아졌고, 감염률 역시 3배나 더 낮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않는 환자의 경우 체내 T세포의 손실 속도가 3배나 더 빠르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또 감염률 역시 3배나 더 빨리 증가하고 스트레스 수치도 높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는다면 그 믿음은 놀라운 치유의 보호벽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모데전서 5장 8절에서 ‘육체의 연습(Exercise, 운동)은 약간의 유익이 있어도 경건(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믿음)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고 하였다.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의 온 영과 혼(뇌)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때에 흠 없이 보존되기를 원하노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23절) 뇌 건강을 위해 운동 없는 믿음은 생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움직이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이 내용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관악대교구가 2023년 10월 23일 경기 가평 좋은아침연수원에서 개최한 ‘2023년도 관악대교구 총무권사·지역장 세미나’ 가운데 손매남 박사 초청 강의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