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 주의 연대는 대대로 무궁하니이다” -시 102:24
중년기는 노년기로 가는 매우 중요한 길목에 있다. 중년기를 잘못 보내면 노년기에 매우 힘든 생활을 할 수 있다. 중년기는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을 가리키며, 일반적으로 46~64세까지를 중년기라고 한다. 최근에는 50~64세를 신중년기라는 신조어로 사용한다.
중년기는 황금기이면서도 위기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중년기가 되면 신체적, 경제적,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상태에 이르면서 남성들은 전성기를 누린다고 이야기하지만,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는 시기이다. 여성들은 자녀를 출가시키고 빈 둥지 증후군을 경험하게 되며, 폐경기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뒤 갱년기가 찾아오고, 신체적인 문제로는 에스트로겐이 감소되면서 결국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는 시기이다. 따라서 중년기는 뇌 건강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중년기 때 뇌 건강과 몸의 건강을 잘 다루지 않으면 노년기에 퇴행성 뇌질환, 신경성 뇌질환 등이 기다리고 있다.
노화는 뇌의 편도체가 약간 위축되면서 진행된다. 연구에 의하면, 편도체가 2%에서 20% 가량 위축되면 노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나이 든 성인들은 젊은이들에 비해서 편도체의 크기가 평균 7% 정도는 줄어들어 있다. 벌써 성인 때부터 노화가 진행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또 60세가 되면 편도체 위축이 최고치에 이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조금 느슨해지는 것이다.
편도체가 위축되거나 줄어들면 어떤 위기 상황이 왔을 때 대처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예를 들면 길을 건너고 있는데 차가 경적을 눌렀을 때, 피할 것이냐 아니면 머물러 있을 것이냐를 판단하는 것이 느려지는 것이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편도체의 위축과 기능 약화가 모든 정신병의 기초를 이룬다고까지 이야기하는 학자들이 있다.
노화를 촉진시키는 또 하나의 원리는 이렇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50세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인체에서 성장호르몬 생산이 중단된다. 그러면서 노화 과정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세포의 생산이나 성장, 수송 과정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체 운동을 하면 이 흐름을 역전시키고 성장호르몬의 생산도 촉진시켜 근육이나 힘, 체력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신체 활동, 근육 활동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근감소증, 근육 감소증이라는 질병이 있다. 근육이 감소하면 빠진 부분은 다 지방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그러니 중년기의 운동, 특히 근력 운동, 대퇴부 근육 등이 요즘 와서 매우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또 운동을 하면 아세틸콜린이 활성화된다. 그래서 기억력에 좋은 중추적인 역할도 하게 된다. 운동을 해주면 근육도 활성화되고, 시냅스에서 잃어버린 수용체가 다시 회복되고 에너지가 증가된다. 그래서 운동은 성장호르몬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 면역체계가 약화된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면역체계 덕분이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코로나19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걸린다. 우리가 병을 이겨내려면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줘야 한다. 이것이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는 아주 바람직한 모습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그 기능을 감당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면역체계를 이루는 삼총사가 있다. 중년이 되면 그 삼총사가 노화되면서 우리 몸의 노화와 더불어서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세포의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백혈구 기능은 다양하다. 세포의 치유 기능은 백혈구가 담당하고 있다. 중요한 면역체계의 삼총사, 특히 림프구인 면역체계의 삼총사는 B세포, T세포, 미세교세포이다. 이 세 가지의 기능이 노화되는 것이다.
B세포는 영어로 골수, 뼈를 말하는 ‘본’(bone)의 B를 따와서 B세포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침입 대상이 몸에 들어오면 항체를 분비해 중화시킴으로써 작용을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B세포를 가리켜 정찰세포라고 한다. 정찰세포의 기능은 세포, 바이러스 등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식별하는 기능을 한다.
T세포는 흉선에서 유래된다. ‘타이머스 그랜드’(thymus gland)의 T를 따서 T세포라고 한다. 이것이 면역 사령관으로 제일 중요하다. 침입자가 들어오면 공격해서 사멸시켜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건강한 것이다. 이 T세포는 20세가 되면 벌써 50%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60세가 되면 대부분 지방으로 변해버린다. 그러므로 중년기가 되면 T세포의 기능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T세포가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아군과 적군을 구별 못 하면 아군끼리 싸우게 된다. 그런 병을 가리켜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이야기한다. 중년기가 되면 T세포의 능력이 약화되면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해서 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요즘 자가면역질환이 100여 가지나 있다고 말한다. 그중 흔히 이야기하는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중년기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이 오는 것이다. 이것은 T세포가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 외 자가면역질환에는 다발성 경화증이 있고, 유아 당뇨병이라고도 하는 제1형 당뇨병(제2형 당뇨병은 흔히 말하는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공급이 잘 안 되는 병이다. 그리고 마른버짐, 피부경화증 등 100여 종류가 있다.
T세포는 세포막에 있는 무수한 당사슬, 이 촉수에 의해 침입자의 정체를 끝까지 지켜주는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중년기가 되면 T세포가 줄어들어서 60세가 되면 지방으로 변하여 질병에 노출된다.
미세교세포는 가장 작은 세포이다.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면서 세포를 발견하면 꿀꺽 삼켜버리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처럼 중년기에 이르면 노화가 진행되는데, 첫 번째 뇌의 편도체가 위축되기 시작하고,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지되기 시작되며, 면역세포가 약화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특히 중년기가 되면 T세포를 분비하는 흉선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T세포가 부족하게 되고, 더불어 면역체계가 무너져 노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노화의 기본 원인은 텔로미어(염색체의 끝)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 텔로미어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고, 그때마다 세포가 노화된다. <계속>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