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요셉이 십칠 세의 소년으로서 그의 형들과 함께 양을 칠 때에 그의 아버지의 아내들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과 더불어 함께 있었더니 그가 그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말하더라” -창 37:2
청소년기는 14~24세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는 시기이다. 청소년 후기는 청년기라고 부르고 있다. 사춘기는 여자 10~12세, 남자 12~14세에서 시작된다.
청소년기는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의 발달이 활발히 일어난다. 시각기능의 발달은 12세 이후에 활발히 진행되며,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면서 자신과 타인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다.
특히 시각적 요소들, 즉 외모나 유행 등에 지나치게 민감해지게 된다. 화려하고 멋진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에게 빠져서 열광하는 것도 후두엽의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은 주의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주의를 집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망상체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도 성인이 되고 나서야 겨우 시냅스가 완성된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어른에 비해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것은 전두엽이 아직 제대로 형성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는 전두엽의 미엘린이 완성되는 시기이다. 18~20세(또는 25세)에 이르러 미엘린 수초형성이 완료됨에 따라 앞쪽 전두피질의 성숙이 끝을 맺는다. 뇌에서 좌측 전전두피질은 지혜의 창고이고 뇌 전체의 기능과 인간 행위의 전체를 총괄하는 사령관이다. 사람의 모든 지혜가 여기서 우러나오며 성격과 도덕센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두엽의 시냅스는 우리 생활에서 얻어지는 경험의 자극을 받아 형성된다. 그래서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한 경험과 자극에 따라 생각과 표현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
청소년기는 가지치기 작업이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대뇌 피질의 시냅스 접속이 꾸준히 제거되어 시냅스의 밀도가 성인의 뇌 수준으로 된다. 시냅스의 정리 작업이 청소년기에 이르러 33%가 잘려 나가지만 엄청나게 많은 시냅스는 대뇌피질 안에 여전히 존재한다. 시냅스의 접속이나 수상돌기 가지치기는 청소년기에 뇌 안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의 일환이다. 청소년기에 시냅스도 형성보다 가지치기가 훨씬 더 많아지며 뇌 안의 수십억 개에 달하는 신경세포가 잘려 나가게 된다. 이러한 제거 작업이 진행되어도 신경세포인 수상돌기는 계속해서 뻗어나가며 새로운 경험과 학습을 하며 성장을 계속하게 된다. 청소년기가 진행되는 동안 뇌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세 번의 급성장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청소년기는 학습기억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뇌의 신경회로망이 10세 전후로 급격히 성장하여 완성되면서 학습기억이 10세 전후로 급격히 증가하고, 25세에 절정에 이르다가 35세에는 안정적이고 60세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들어 신념기억이 크게 우세해진다. 학습을 하게 되면 기억 시스템이 바뀐다. 새로운 학문을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우리 뇌는 학습기억이 우세한 형태로 기능하며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되고 창의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뇌 구조상의 차이가 청소년기의 남, 여 행동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측두엽의 일부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신경세포가 11% 더 많다. 그래서 여성의 언어가 톤이나 멜로디에 탁월한 능력을 갖게 된다. 뇌의 좌우 대뇌피질을 연결하는 신경다발인 뇌량이 여자가 20% 정도 더 크다. 특히 후두엽 부분에서 더 두드러진다. 뇌량은 시각이나 주변의 공간인식, 그리고 언어이해와 관계되는 영역들을 연결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좌우 반구를 이어주는 전교련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다. 그래서 여성들이 정서와 관련된 감각과 말솜씨가 더 뛰어난 것이다. 남자들은 좌반구보다는 우반구에 있는 대뇌피질이 더 두껍다. 반면 여자들은 양쪽 반구의 대뇌피질 두께가 같다. 단어를 짝짓기할 때 남자들은 좌반구의 움직임이 활발하며 여자들은 좌·우반구가 모두 활발하게 움직인다.
감정의 뇌인 변연계도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크다. 그래서 여성이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소인이 된다. 남성은 정서, 성, 공격성을 지닌 변연계 시스템의 여러 구조에서 뇌가 활성화되어있으며, 여성은 감각, 몸단장, 즐거움, 정서 등과 관련된 부분의 뇌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대뇌피질의 활동에서도 남녀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시각(보는 것), 청각(듣는 것), 촉각(느끼는 것) 등 외부 세계를 이해하는 능력(공간인지)은 남성 쪽이 더 우세하다고 한다.
청소년기에는 정서적 기복이 심하다. 만 15세까지의 10대들은 자신들이 만 10세였을 때보다 감정조절이 훨씬 어렵게 느낀다. 10대들의 부정적인 정서 중의 가장 큰 원인은 학업성적이고, 그다음으로는 친구 및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다. 그래서 인생에 대한 자연스럽고도 격렬한 감정들을 친구들이 이해하고 지지해 주어야 하는 때인 것이다.
또 한편 청소년기에 왕성하게 분비되는 성호르몬으로 인해 편도체가 과잉 활성화되기 때문에 청소년기 특유의 정서적인 기복이 생긴다. 정서의 뇌라고 불리는 측두엽에 속한 변연계는 10~12세 무렵에 거의 성숙된다. 이는 충동적이고 모험적인 사춘기 행동의 원인이 된다. 감정을 통제하는 이성의 뇌인 전두엽의 성숙이 변연계에 비해 약 8년 이상 늦어지는데(18~20세), 이로 인해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변연계와 전두엽의 성숙 속도의 차이로 인해 충동적이고 모험적인 행동을 청소년기 초기에 더욱 심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기의 뇌 발달에 따른 정신건강의 문제를 살펴보자. 10대의 여학생들은 4명 중 1명이 식욕부진이나 폭식증, 극심한 다이어트 등의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대 청소년의 1/3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흡연은 뇌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니코틴은 조기에 뇌를 노화시키며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류를 방해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90%가 술은 마시는데, 알코올은 사람의 생각, 언어, 근육 신경 간의 협응 체제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온다. 알코올은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에 영향을 줌으로써 사실을 기억해 내는 능력, 단어를 떠올리고 반응하는 능력, 어떤 행동을 취하려고 계획하는 능력, 걷기 및 손가락, 팔, 손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방해한다. 음주운전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알코올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뇌 기능을 감소시키며 소뇌의 활동을 저하시킨다. 알코올이나 니코틴과 같은 중독성 물질은 측좌핵을 혼란시킨다.
청소년 후기 또는 청년기가 되면 모든 불안장애(공황장애, 공포장애, 강박장애 등)와 정신장애가 나타나며, 특히 성격장애나 조현병의 정신장애가 뚜렷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청소년기에는 인터넷 및 게임 중독의 발병률이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중학생의 학교폭력이 75%, 인터넷 중독의 58%가 청소년 초기에 나타나므로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 측두엽이 10~11세에 완성되고 좌측 측두엽의 문제는 타인을 공격하거나 자신을 공격하여 62%가 자살을 하게 된다.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 탄산음료는 측두엽의 해마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특히 피해야 한다.
청소년 사망의 1위가 자살이며 동전의 양면인 우울증이나 조울증, 그리고 수면장애나 약물 남용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기의 우울장애는 중년기의 우울장애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에 세심한 사랑과 배려가 필요하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