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 90:10
60세 이후 노년기에 신경 써야 하는 퇴행성 뇌질환 가운데 뇌졸중과 파킨슨병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먼저 뇌졸중의 위험신호, 뇌졸중의 전조증상에 대해 세 가지를 소개하면, 첫째 갑작스럽게 아주 심한 두통과 함께 ‘구·급·차·타·자’ 증상이 나타난다. ‘구’는 두통이 일어나면서 구토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다. 또 심한 두통이 일어났는데 ‘급’하게 옆에서 손을 뻗어도 내가 알지 못한다. ‘차’는 두통이 일어나면서 차렷 자세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는 것이다. ‘타’는 타타타 발음이 잘 안 나오거나, ‘자’는 자기도 모르게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는 미소를 띤다면 뇌졸중의 위험신호이다. 둘째는 어지럼증, 셋째는 손 전체가 저림 증상이 오는 것이다. 이 세 개가 같이 온다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졸중은 3시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수술할 수 있고, 이후에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FAST’(패스트)를 언급하기도 한다. ‘FAST’의 ‘F’는 얼굴(Face), ‘A’는 팔(Arm), ‘S’는 스피치(Speech)이고, ‘T’는 병원에 갈 시간(Time)이다. 뇌졸중을 빨리 발견하려면 ‘한번 웃어보라’고 말한다. 웃을 때 양쪽 입꼬리가 비슷한 높이로 올라가지 않고 어느 한쪽 입꼬리가 처져 있고 균형이 안 맞는다. 또 한쪽 팔의 힘이 빠지거나 펴지지 않는다. 말할 때 단어나 문장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말하거나 어눌하다면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다. 한 가지라도 이런 증상이 있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3시간 이내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우리가 뇌졸중을 진단하는 간단한 방식도 있다. 바로 시야장애이다. 뇌졸중에 걸리면 한쪽 눈을 가리고 다른 쪽 눈으로 볼 때 시커멓게 보인다. 반대쪽 눈을 가리면 또 시커멓게 보인다. 이는 뇌졸중 위험신호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방향감각, 균형감각이 상실되거나 안면근육, 팔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나고, 언어장애, 이해능력이 떨어지거나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일어난다.
실제 뇌졸중 발작이 일어났는데, 이런 증상이 금방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한다. 왜냐하면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일어난 사람은 시기의 문제일 뿐 83%가 뇌졸중이 오기 때문이다. 5분 후에 증상이 가셨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뇌졸중의 초기증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 경험자의 구체적인 뇌졸중 발생률을 살펴보면, 한 달 내에 발생할 확률은 5%, 1년 내에 발생할 확률은 12%, 2년 내에 발생할 확률은 20%, 3년 내에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은 30%이다. 그러므로 일과성 뇌허혈 발작 역시 가벼운 뇌졸중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 의심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전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한쪽 방향의 얼굴, 팔, 다리가 저림 증상이 오거나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린다. 또 한쪽 방향의 팔, 다리에 마비 증상이 오거나 피부 감각이 둔해진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반복해서 들은 말인데도 자꾸 잊어버린다. 치매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잘 구분해서 기억해야 한다. 뇌졸중의 경우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걸음걸이가 불편해서 중심을 잘 못 잡거나, 하나의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복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쪽 눈을 가리고 다른 쪽 눈으로 보이면 깜깜하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갑작스럽게 시력이 저하되고, 원인 없이 발생하는 심한 두통과 현기증, 구토, 구역질이 날 수 있다. 이때 3시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하여 혈전 제거술을 하거나 혈전용해제(TAP)를 쓰면 이후 병이 없었던 것처럼 정상적으로 생활할 확률이 높다.
뇌졸중 수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옛날에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25%였고, 몇 년 전만 해도 65세 이상 단일 질병으로 사망률이 제일 높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사망률이 2위로 낮아졌다. 각종 암을 제외하고 사망률은 심장질환이 1위, 뇌졸중이 2위로, 일본과 우리나라가 뇌졸중 수술을 가장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보험도 우리나라처럼 잘 되어 있는 나라가 잘 없다.
요즘 와서 뇌출혈 환자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관리를 하기 때문인데, 최근에 와서는 뇌경색이 훨씬 많아져 80%를 차지한다. 뇌경색인 경우 막힌 혈전을 빨리 제거해 줘야 하는데, 혈전용해제를 먼저 쓰고 큰 것은 혈전 제거술을 하면 금방 치료될 수 있다.
그다음 노년기에 신경 써야 하는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살펴보자. 파킨슨병의 전조증상은 5년, 10년 전부터 변비 증상이 오거나 소변 장애, 후각 소실이 온다. 또 하나의 중요한 증상은 렘수면행동장애이다. 잠을 자면서 꿈을 꾸면, 꿈속에서 하는 행동을 실질적으로 파킨슨 뇌가 행동에 옮긴다. 만일 내가 꿈에서 배우자를 쳤다면, 실제로 배우자를 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립성 저혈압으로,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는 증상이 보이기도 한다. 낮에 졸림 현상이 있거나, 흔히 우울증 증상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눈여겨봐야 한다.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이 있다. 운동 증상은 네 가지가 있는데, 진전증, 경직증, 서동증, 자세불안증이다. 진전증은 가만히 있는데 손이 떨리거나 팔이 떨리는 증상으로, 수전증과는 다르다. 경직증은 근육이나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이다. 서동증은 동작이나 행동이 느려진다. 자세불안증은 허리가 구부정하거나 걸음걸이가 평형을 잡기가 어려워지는 증상이다. 비운동 증상은 우울증이나 환각, 연하곤란(삼킴장애), 혹은 저작곤란(씹기장애)이 생긴다. 수면장애, 후각 기능 상실, 만성 부전 증상도 온다. 파킨슨병은 비운동 증상과 운동 증상이 같이 오게 된다.
파킨슨병의 초기증상은 가만히 쉬고 있거나 가만히 앉아 있을 때 한쪽 손이나 한쪽 발, 혹은 턱이 떨린다. 걸을 때 한쪽 팔이 흔들리지 않거나 한쪽 다리가 끌리는 느낌이 있는 경우, 또 자꾸 몸이 앞으로 숙어지면서 구부정해져서 종종걸음이 된다. 옷을 입고 단추를 채우는 데 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미세 운동이 잘 안되거나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웅얼거리는 듯 들리기도 한다. 걸음걸이나 행동이 전보다 느려지고, 소파에 깊숙이 앉으면 일어나기가 힘들어진다. 단순히 어깨나 허리에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고, 우울감이나 불면, 환각 등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도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이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5단계로 진행된다. 제1단계는 한쪽 팔이나 다리에 떨림 증상이 오거나 강직 증상, 곧 뻣뻣해지는 것이다. 제2단계가 되면 양쪽 팔이나 다리에 떨림이나 강직이 온다. 제3단계는 넘어질 듯이 비틀거리면서 혼자 몸을 지탱하지 못한다. 이때 병원에 가서 약물치료를 하면 3단계에서 1단계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증세가 심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병원에 가선 안 된다. 떨림 증상이나 강직 증상이 온다면 빨리 병원에 가서 종합 진찰을 받는 것을 권한다. 제4단계는 혼자 일어나기 힘들며 보조기구가 필요하고, 제5단계가 되면 일어날 수 없어서 누워서 지내는 상태가 된다.
파킨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 노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어떤 의사 선생님은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운동선수나 가수가 되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계속>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