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요한이 가르쳐 주는 선교의 신학체계는
선교는 하나님으로부터 오고,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도구는 하나님의 말씀, 대상은 모든 피조물임을 알려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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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요한복음 1장 1~13절 제목: ‘요한이 가르치는 선교(1)’

이번에는 요한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교에 대해 말씀을 나누려 한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보다 대단히 깊고 오묘한 내용이 담겨있어 앞으로 3차례에 걸쳐서 살펴볼 예정이다. 요한복음에는 마태복음이나 다른 복음서에서 가르치는 바와 같이 예수님의 대위임령과 같은 직접적인 선교명령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복음에는 선교에 대한 가장 체계적이고 신학적인 뼈대를 제공해 주는 깊은 내용이 담겨있어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서 또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는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요한은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근거를 ‘만물의 태초’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1장 1절에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고 시작한다. 그러니까 요한은 우리가 흔히 선교를 문화권을 넘어 세상이나 타 종족을 향해 나아가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선교의 시작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선포하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접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마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한 창세기의 최초의 선포와도 같은 것이다. 이처럼 요한은 선교의 원천적인 출발과 근거를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은 애초부터 선교의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은 선교의 주체가 되신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모든 피조물이라는 점이다. 그렇다! 모든 선교의 출발점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선교의 시작은 말씀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실 것을 공언하고 있다. 그래서 요한은 계속해서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고 하면서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바로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3절과 4절에서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고 매듭을 짓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주이신 성부 하나님의 대행자이시고, 모든 사람을 위한 생명과 빛의 근원이 되신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증거해야 할 분은 오로지 빛이시고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의 요체가 되는 복음만을 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요한은 선교의 핵심과 본질인 그리스도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정리한다면 선교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그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그 도구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리고 그 대상은 모든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요한은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것이 요한이 가르쳐 주는 선교의 신학 체계인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요한은 예수님의 선교는 그분이 전하는 말씀과 가르침을 통해서 나타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요한복음 3장 33절에서 ‘하나님이 보내신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니 이는 하나님이 성령을 한량없이 주심이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요한복음에는 이처럼 예수님이 하신 많은 말씀과 가르침을 담고 있어서 예수님 스스로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선교사역도 마땅히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사역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의 용도는 단순히 우리의 신앙과 양육을 위한 것으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메시지가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요한복음에서는 ‘보내다’라는 개념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요한복음 3장 17절에서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했다. 이와 같이 ‘보내다’라는 말이 요한복음에 모두 60번 이상 나오고, 그 가운데서 3분의 2가 ‘보내심’ 받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3:17, 3:34, 4:34, 5:23~24, 30, 36~38 등). 이처럼 선교는 성부 하나님의 보내심에 의한 일이며, 보내신 분인 하나님께 궁극적으로 영광을 돌리는 것이 곧 선교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교는 보내시는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분의 망극하신 사랑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고 고난을 기꺼이 감수하시고, 마침내 십자가에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보냄 받음을 선교의 가장 절대적인 모범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이 하나님으로부터 보냄 받으신 것과 같이, 그의 제자들과 또한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는 것이 선교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요한복음 20장 21절에서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를 세상에 보내노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의 선교와 선교사역, 그리고 모든 선교사역자 역시 하나님으로부터 이 세상에 ‘보냄 받았다’는 의식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사도적 영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사도적’이라는 말은 오늘날로 말하면 마치 외국에 나가 있는 한 나라의 대사의 역할과 같은 것이다. 대사는 자기를 파견한 국가를 대표해서 다른 나라에서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하나님 나라에서 파송한 예수님의 대사처럼 일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대사처럼 우리는 이 땅에 죽어가고 있는 영혼들을 건지기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자라는 소명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사도적 영성’을 항상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말씀을 다시 정리한다면, 요한복음은 선교에 대하여 매우 중요한 신학적 체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첫째는 선교의 주체와 출발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선교의 주체는 교회나 선교단체나 선교사가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이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도 자랑하거나 내세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둘째는 선교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그 도구는 그리스도의 복음이며, 그 대상과 범위는 단순히 타문화권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 피조물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진리는 오늘날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라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모든 선교사나 선교단체나 교회는 당연히 사도적 영성을 언제나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보냄 받은 자’라는 의식을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보낸 자가 있으면 그분이 누구이며, 또한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이 바로 요한복음에서 가르치는 선교의 개념이다. 오늘날에도 우리의 모든 선교사역이 요한복음에서 가르치고 있는 선교의 본질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

[말씀묵상기도]

1. 요한복음에서 가르쳐 주고 있는 선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깨닫는 은혜를 주소서.

2. 요한복음에서 가르치고 있는 선교의 본질에서 우리가 만약 벗어나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시고, 그런 우리의 선교사역에 대해서 회개하는 마음을 주소서.

김영휘 목사
▲김영휘 목사
김영휘 목사/선교사
서울남교회 은퇴목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운영위원
GMS 명예(순회)선교사
GMS 이주민선교협의회 자문위원
청년인턴선교 지도위원
시니어선교한국 파송 인도네시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