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우리는 동일한 저자인 누가에 의해 기록된 두 권의 책, 즉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연결을 통해 예수님의 선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 특징 중 첫 번째는 ‘포괄적인 예수님의 선교’였다. 이번엔 두 번째 특징인 ‘경계를 허무는 선교’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그 놀라운 사례는 당시 사회적으로 마땅히 거리를 두어야 했던 나병환자들까지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이다. 예수님에게 간 열 명의 고침 받은 나병환자 가운데 단 한 사람이 주님께 나아와 감사했을 때 바로 그 사람에게 사회적인 장벽까지 무너뜨리신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나병환자일 뿐만 아니라 사마리아인, 그러니까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눅 17:16, 18).
당시 유대 사회와 사마리아인들 간엔 말할 수 없는 높은 장벽과 경계가 있었다. 그런 사람에게 예수님은 단순히 육체적인 치유만이 아니라, ‘네 믿음이 너를 온전히 만들었다’고 말씀하시면서 구원에 대한 영적인 선언까지 하셨던 것이다. 이렇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인간적으로나 영적으로나, 또한 사회적인 높은 장벽과 경계를 파격적으로 허무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경계와 장벽을 허문 사건이 바로 오늘의 본문이다. 이것은 예수님이 당시 보잘것없이 낮은 계급의 사람들과 더불어 식사를 하신 장면이다.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행위는 상대에 대한 수용과 친밀한 관계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누가는 예수님이 부유한 이웃이나 형제나 친척보다는 가난한 자나 몸이 불편한 자와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사회적으로 평판이 과히 좋지 않은 세리나 죄인들과 더불어 식사를 하심으로써 바리새인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예외적인 행위는 하나님 나라에서는 그 어떤 경계도 전혀 상관이 없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저자인 누가는 사도행전에서는 지역적인 경계를 허문다. 팔레스타인과 유대에게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땅끝까지’ 퍼져나가는 선교를 통해 그 당시로써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경계를 무너뜨리신 것이다(행 1:8). 물론 누가복음에서도 예수님은 지역적인 경계를 넘어 이방 세계에까지 나아갈 것을 예시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부터 시므온은 그 아이가 ‘이방을 비추는 빛’이 되리라는 이사야의 예언을 성취하실 분인 것을 선언한 바 있었고(눅 2:30~32), 시돈의 사렙다 과부와 수리아의 적장 나아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도 나타내셨고(눅 4:23~27), 로마 백부장 같은 이방인에게도 나타내신 바 있다(눅 7:1~10).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예수님의 사역은 이방인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셨다.
특히 누가복음 마지막 장인 24장 47절 이하에서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대위임령이야말로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고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선교가 문화적으로나 인종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지리적인 경계와 장벽을 넘어서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로부터 흘러나온다.’ 그러므로 이 시대에도 우리는 주님처럼 선교공동체들이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선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말씀묵상기도]
1.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공동 저자인 누가의 말씀처럼 ‘경계와 장벽을 넘는 예수님의 선교’를 하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2. 예수님 당시에 경계를 허무는 선교에 비추어 볼 때 오늘날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경계를 허무는 선교는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김영휘 목사/선교사
서울남교회 은퇴목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운영위원
GMS 명예(순회)선교사
GMS 이주민선교협의회 자문위원
청년인턴선교 지도위원
시니어선교한국 파송 인도네시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