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사회적 연접을 통해 다른 사람의 뇌와 연결되어 있는 사회적 기관으로서 발달된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의 사회적 경험은 수십 년 이후의 성인으로서 신경 생물학적 환경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뇌는 사회적 연접을 통해 다른 사람의 뇌와 연결되어 있는 사회적 기관으로서 발달된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의 사회적 경험은 수십 년 이후의 성인으로서 신경 생물학적 환경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flickr
신경과학의 발달로 인해 1970년대를 지나면서 뇌가 하나의 사회적 기관으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신경세포는 상호 의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자극이 없다든가 상호 관계가 없으면 신경세포는 죽게 된다. 그래서 인간이 태어나서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 하는 것은 신경세포 자체가 서로 공동체 속에서 상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려는 아주 자연적인 현상이다.

태어나서 상호 의존이 없으면 세포자멸사가 이루어지고 사람은 의존성 우울증을 겪게 된다. 그래서 뇌는 사회적 연접을 통해 다른 사람의 뇌와 연결되어 있는 사회적 기관으로서 발달되어 가는 것이다. 시각을 통해 사회적 연접을 이루고 얼굴 표정을 통해 사회적 정보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사회적 경험은 수십 년 이후의 성인으로서 신경 생물학적 환경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뇌의 형성은 신경세포 간의 상호 자극에 의해 기초를 이룬다. 신경세포가 보통 1초에 40번 혹은 50번 신호를 발사하여 신경세포 자극이 일어난다. 아주 강한 자극의 경우에는 1초에 500번 정도 신호를 발사할 수 있다. 그러면 정보가 순식간에 공처럼 뭉쳐진 정보꾸러미 형태로 도착한다.

사회적 뇌의 형성에 있어 뇌의 여러 구조물과 체계가 상호작용하고 있다. 안와내측 전전두피질은 행동 조절과 정서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서로의 얼굴 표정과 몸짓 그리고 시선 접촉과 같은 복잡한 사회적 정보가 우리의 감정과 연관시켜 애착 도식을 형성한다. 또한 안와내측 전전두피질은 감정적 반응을 중재하며,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분지의 활성화를 조절하고 둘 사이에 균형을 맞추어 준다.

사회적 뇌는 사회적 연접으로 신경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감각기관, 즉 피부 접촉이나 냄새, 시각 및 소리를 통해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하며 생존하는 것이다. 미소를 짓거나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할 때도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여져서 뇌 속에서 전기 화학적 자극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신호는 새로운 행동을 자극하며 새로운 행동은 사회적 연접으로 다시 메시지를 되돌려 준다. 이와 같은 사회적 연접을 통해 신경 활성화가 일어나 아이는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양육자에게 가까이 머무르게 된다.

사회적 뇌는 감정적 조율을 통해 형성된다. 엄마와 신생아 간의 감정적인 조율은 신경망을 형성하게 하고 통합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 아이의 자기조절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생아의 감정적 조율은 아이를 쓰다듬어 준다든가, 껴안아 주는 것을 통해 이루어진다. 생후부터 2년 동안 사회적 뇌의 형성은 부모와 아이의 오른쪽 대뇌 반구 사이의 조율에 의해 이루어진다. 사회적 뇌의 오른쪽 대뇌 반구에 편향된 회로는 태어날 때부터 작동되며, 생후 첫 2년 동안이 민감한 시기이다.

사회적 뇌의 형성은 모성적 관심과 양육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어린 시절의 모성적 관심과 양육은 사회적 뇌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에 대인관계가 무섭고 학대적일 때 사회적 뇌나 감정적 회로의 형성에 크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모성적 관심 행동이 낮을 때 아이는 더 두려워하고 더 부정적이며 우측에 치우친 전두엽 활성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각성과 연관되어 있다. 또 모성과 접촉이 차단된 아이의 뇌에서는 세로토닌의 수용체가 감소된다.

어린 시절 엄마의 관심을 더 많이 받으면 건강하고, 병의 회복도 빠르며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는 뇌를 가진다. 또한 학습 능력이 더 양호하고, 코르티솔의 손상 효과에 영향을 덜 받는다.
▲어린 시절 엄마의 관심을 더 많이 받으면 건강하고, 병의 회복도 빠르며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는 뇌를 가진다. 또한 학습 능력이 더 양호하고, 코르티솔의 손상 효과에 영향을 덜 받는다. ⓒstocksnap
모성적 관심과 어린 시절의 모성박탈이 HPA 축의 활성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모성적 행동은 부정적 상황을 만들어 자식에게 스트레스를 증가하도록 프로그래밍한다. 나중에 신체적 병리와 감정적 병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역시 상승하게 된다. 자살한 사람의 뇌에서는 뇌신경 건강 가소성에 관여하는 신경영양인자 수준이 떨어졌으며, 이런 결과는 어린 시절에 학대가 있었던 환경에서 자란 이들로 하여금 우울증이나 자살에 민감하도록 만든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프로그래밍화 되어, 성장하면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받았던 상처는 감정이나 인지, 행동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론적으로 엄마의 관심을 더 많이 받으면 건강하고, 병의 회복도 빠르며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는 뇌를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빨리 배우고, 기억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더 적게 반응하기 때문에 각성이 많이 되어 있는 상태나 어려운 상태에서도 학습 능력이 더 양호하다. 이들은 코르티솔의 손상 효과에 영향을 덜 받는다. 그래서 더 많이 관심을 받은 여성이 긍정적 모습을 자신의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모성 분리(박탈)는 뇌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에 엄마와 오랫동안 떨어져 사는 경우(분리의 경험)나 엄마의 우울증으로 모성 박탈을 경험한 사람들, 즉 모성 분리를 경험한 사람들은 신경 성장과 뇌의 가소성에 영향을 받는데, 신경세포와 아교세포가 많이 사망하고 배 측 해마에서 아교세포의 밀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또한 모성 분리는 HPA 활성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청색반점에 있는 GABA 수용체가 감소하고 불안 두려움 및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증가한다. 그리고 중독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하며 탐색 활동의 감소, 새로운 것에 대한 회피가 증가한다. 중요한 것은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고 약한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더 많은 코르티솔을 분비하며, 놀람반응과 놀람에 의해 유발된 소리가 증가한다.

모성적 관심은 후생적 유전자를 발현한다. 특히 모성행동의 양에 따라 900개 이상의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되었으며 후생적 발현에 대한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흥미롭게도 40세 이후에 출산한 여성은 100세까지 살 확률이 거의 4배 정도 더 높다. 이것은 대개 출산과 관련된 호르몬의 보호적 성향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런 수명 연장은 부분적으로는 양육에 연관된 광범위한 생물학적 과정과 심리적 과정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건강을 증진시키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후생적 과정과 생화학적 과정을 통해 뇌와 신체에 자극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모성의 관심이 아이에게 후생적 요소를 촉발시키는데, 아이를 돌보는 것도 역시 양육자의 유전자를 발현시켜 변화를 준다. 어린 시절의 양육은 사회적 뇌와 감정적 뇌의 회로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대인관계가 무섭고 학대받을 때 뇌는 그러한 불행한 상황에 적응하도록 한다.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사회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세포의 증식이나 신경 가소성이 억제되고, 사회적 지지와 연민, 친절함은 긍정적인 신경 성장을 하도록 도와준다. 경험 의존 가소성은 전전두피질과 해마를 포함한 뇌의 많은 영역에서 발견된다.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이러한 구조물들은 애착 도식을 형성하는데도 역시 중요하다. 엄마가 아이에 대한 관심이나 돌봄, 양육의 경험은 우리의 뇌 구조물과 성숙에 영향을 미친다. 엄마가 아이를 양육하는 모성의 관심과 돌봄은 엄마의 축복이요, 아이가 받은 사회적 뇌 기능 형성의 축복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