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말씀의 핵심어(key Word)인 평안(peace)은 헬라어로 ‘είρηνη(에이레네)’이며, 히브리어로는 ‘שלום(샬롬)’이다. 한글 성경에는 ‘평화’(눅2:14, 19~42, 롬10:15), ‘화평’(마10:34, 눅12:51, 행10:36), ‘평안’(마10:13, 요14:27), ‘평강’(눅1:79, 요20:19, 롬1:7), ‘안전’(눅11:21)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이 외에도 안녕, 축복(εύλογία, 율로기아: 롬15:29, μακάριος, 마카리오스: 마5:3), 건강(ίσχύω, 이스퀴오: 요21:6, ὑγιαίνω, 휘기아이노: 딛1:9) 등과 밀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평안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최고의 축복이다. 유전자는 평안에도 기여한다. 기존의 유전학에서는 유전자가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했다. 그러나 신과학이라고 일컬어지는 후성유전학의 등장은 경험(환경)이 유전자를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유전적 발현의 변화가 다음세대로 이어지게 유도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첫째, 평안유전자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평안에는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세상이 주는 평안이 있다. 성경 본문에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고 했다. 주님의 평안은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주어지는 평안이다. 이 평안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주어지는 후성유전의 평안이다(출3:6). 그래서 이 평안은 하나님의 평안유전자, 곧 주님의 평안유전자이다.
평안유전자는 해마에서 발현된다. 해마는 변연계에 속한 뇌의 중앙구조물인데, 정서를 조절하고 기억내용을 저장하는 곳이다. 우리가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한다든가 주민등록증, 군번, 전화번호, 수학 공식 등 기억하는 모든 것은 해마에서 기능하는 것이다.
해마는 사랑하거나 운동을 할 때 BDNF(뇌유래영양인자)를 생산하여 시상하부의 CRH(부신피질자극H, 분비H)의 분비를 억제시킴으로 결국 스트레스 호르몬을 억제시키고 평안을 유지하며 우울증 등도 예방할 수 있다.
사랑을 충분히 받은 양육환경에서 자란 해마의 유전자에는 아세틸후성유전표지(Acetyl Epigenetic Markers)가 증가한다. 아세틸표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마에 평안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되고, 이로써 스트레스 완화 작용도 활발해진다. 아세틸표지는 유전자 발현의 스위치를 올리고, 반면에 메틸표지는 유전자 발현의 스위치를 내리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평안유전자는 평안을 유지하는 데 경향성을 지녔다는 말이지, 평안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
둘째, 평안유전자는 부정적 정서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된다. 우리 마음에 근심, 걱정, 두려움,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면 해마의 유전자에 메틸유전자표지(Metyl Epigenetic Markers)가 증가하여 평안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갖게 된다.
‘근심이 사람의 마음에 있으면’ 해마의 유전자에 메틸표지유전자가 증가하여 평안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 ‘그것으로 번뇌(우울)케’ 된다. 그러나 선한 말은 아세틸표지유전자가 증가하여 평안을 유지하게 되어 ‘그것을 즐겁게 하느니라’라고 말한다(잠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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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정적 정서는 유전자 발현(후성유전표지)을 방해한다. 부정적 정서는 메틸표지를 증가케 하여 해마의 유전자에 영향을 끼쳐 평안을 누릴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사랑은 아세틸표지가 해마에서 증가하게 해 평안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되고 마침내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
유전자 안에는 후성유전 특질이 내재하여 있다. 어떤 사람은 알코올을 섭취할 경향성을 지니고, 어떤 사람은 흡연할 경향성을 지니며, 어떤 사람은 잘못된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할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부정적 태도(생각)로 일관하는 경향성을,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는 경향성을, 어떤 사람은 비만 유전자가 있어 비만의 경향성을 갖는다.
안젤리나 졸리는 BRCA1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보유하여 유방암 발병 위험이 약 87%로 매우 높은 것이 확인되자 2013년 예방적 차원에서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졸리의 경우 자신의 어머니가 유방암, 난소암으로 56세에 사망한 가족력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유전자의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수명이 단축하게 되어 삶의 질이 떨어지며, 삶 가운데 평안(내면의 조화)과 행복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의 잘못된 선택은 장차 우리의 후손이 겪게 될 부정적인 경향으로 전환된다. 평안유전자는 평안할 수 있는 경향성을 지닌 것이다. 이 평안은 해마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발현(Expression)이라고 한다. 유전자 발현에 문제가 생기면 각종 병이나 기형, 사망까지 할 수 있다.
마음속에 분노, 공포, 좌절의 감정이 차오르면 DNA의 첨단이 짧아지고 다양한 DNA 코드가 비활성화 되며, 유전 정보 발현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우리 몸에서는 양질의 단백질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근심하거나 걱정하게 되면 뇌의 시상하부는 평상시보다 더 많은 화학물질을 분비하고 대응한다. 이때 뇌하수체 역시 과도하게 많은 화학물질을 내뿜게 된다. 쉽게 말해서 뇌 신경화학물질의 대 혼돈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뇌에는 명쾌한 생각 대신 무질서하고 흐리멍덩한 생각만을 떠올리게 된다. 시상하부는 뇌의 다른 부분을 경각시켜 세로토닌과 글루타메이트 같은 화학물질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곳이다.
불안, 근심,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에 연관된 유해한 감정을 사로잡지 못하면 끝내는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고, 무질서의 마음은 나쁜 신경신호를 생성하여 DNA까지 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부정적 감정을 사로잡아야 한다.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는 위험한 노출에서부터 좋은 교육까지, 지속적인 많은 스트레스에서 따뜻하고 애정이 넘치는 환경까지, 굶주림에서 포식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그뿐 아니라 환경은 음식, 질병, 상담, 생각이나 선택 등 우리 삶(일상생활) 전체이다. 뇌치유상담이 존재하는 것도 뇌의 신경가소성과 거울신경, 신경발생 및 후성유전학의 발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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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