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똥과 관계된 인도의 제사의식을 살펴보면서 인도에서 사람들이 소똥으로 샤워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소를 가지고 낙농업을 발전시키고 미국 사람들은 스테이크를 만들었는데 인도 사람들은 소를 숭배한다는 유머가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소는 인도에서 매우 신성한 동물입니다. 전통적으로 소는 우유를 선사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화신이요, 쉬바신이 타고 다니는 신성한 동물로 생각합니다.

전통적으로 소에게서 나오는 다섯 가지 용품을 빤치가뱌(Panchgavya)라고 부르는데요. 우유와 버터, 요거트와 오줌과 똥입니다. 우유와 버터와 요거트는 인도의 식생활에서 빼려야 뺄 수 없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오줌과 소똥도 식품의 단계를 넘어서 치유의 능력이 있는 신성한 약품으로 여겨지는데요. 이 다섯 가지 것들을 먹으면 암과 당뇨를 비롯한 많은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치유법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을까요? 그것은 과학자들의 몫입니다. 오늘은 소똥이 어떻게 인도에서 이해되고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도에서 소똥을 말리는 모습.
▲인도에서 소똥을 말리는 모습. ⓒ위키미디어
소똥은 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매우 긴요하게 쓰입니다. 시골 지역으로 다니다 보면 길가나 벽에 소똥을 케이크 형태로 만들어서 말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똥 케이크는 돈을 받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시골 지역의 가난한 농부들에게는 큰 부업이 됩니다. 이것은 중요한 화력 자원이 되는데요. 가스불에 굽는 짜빠띠보다 소똥으로 굽는 짜빠티가 훨씬 맛이 좋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부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짜빠띠 서너 장을 먹고 배가 부르던 사람도 소똥에 구운 짜빠띠는 대여섯 장을 먹어도 여전히 입맛을 다시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소똥은 곰팡이나 바이러스를 격퇴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골 지역에서는 벽과 바닥에 소똥을 푼 물로 칠을 하는데요. 그러면 벌레들을 쫓는 기능이 있습니다. 모기매트를 켜기 힘든 시골에서는 친환경적인 모기 퇴치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똥이 소오줌과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던 2020년부터 엄청난 판매 증가를 보였습니다. 아마존에서도 소오줌과 소똥에서 나온 제품이 엄청나게 판매가 늘었는데요. 소똥으로 만든 비누는 습진을 비롯한 피부병에 좋다는 이유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도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소똥으로 온몸을 칠하거나 소똥 사워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힌두교의 제사에서는 불을 피울 때 반드시 소똥으로 불을 피웁니다. 소똥으로 불을 피울 때는 냄새가 나지 않고 오히려 향기가 나기 때문에 제사 물품으로 적당할 수 있습니다. 홀리 축제의 첫째 날인 홀리카 다한에도 장작을 쌓아놓고 불의 제사를 지낼 때 소똥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놓거나 쌓아놓은 뒤 함께 제사를 지내고 나서 나무와 함께 불을 피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배설물인 소똥이 신에게 드려지는 불의 제사의 제물로 쓰이는 것을 물체의 변환(transformation of objects)라고 합니다. 힌두교의 제사에서는 시간의 전환, 공간의 초월, 물품의 변환이 이뤄지는 3대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똥이 인도인들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영역에서 신성한 것으로 쓰임을 받는 것은 고대사회로부터 발전한 목축업이 하나의 문화로 발전한 측면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비과학적인 측면이 있지만, 인도인들이 수천 년 동안 발전시켜온 나름대로의 종교적인 신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