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도 축제의 세 가지 장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도 문화의 특징들 중 하나는 다중적이고 입체적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간단하지 않고 복잡하기 때문에 섣부르게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시간의 개념을 보더라도 전통적인 인도의 시간의 개념은 스프링과도 같습니다. 스프링을 옆에서 보면 흐름이 있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앞면에서 보면 원과 같아서 시작도 끝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전체적으로 보면 입체적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인도인들의 생각 자체가 깊고 다중적이라서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장르를 가지고 지난번 살펴본 홀리 축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페스티벌은 ‘즐거운 분위기’ 또는 ‘특정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축하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홀리 축제에서도 보면 사람들끼리 물을 뿌리고 색깔을 칠하는데요. 모든 동네 사람들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즐겁게 노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청년들은 온 동네가 떠나갈 듯한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면서 놀기도 합니다.
두 번째 요소는 의식인데요. 주로 종교의식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의식은 ‘특정한 집단에 의해서 수행되는 정해진 말과 동작’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종교의식의 유용성은 의식을 통해서 ‘초월적인 종교적 경험’을 갖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의식은 세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요. 단계적인 움직임, 방향성, 그리고 장소설정입니다. 홀리 축제를 통해서 이 세 가지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홀리는 사실 이틀 동안 행해지는 축제인데요. 첫째 날 홀리카 다한과 둘째 날 물을 뿌리고 색깔을 칠하면서 어울리는 ‘둘렌디’가 있습니다. 종교의식은 첫째 날 밤 ‘홀리카 다한’ 때 행해집니다.
홀리카 다한은 ‘홀리카를 불태운다’는 뜻인데요. 이것은 인도의 신화 속에 나오는 홀리카라는 악한 여자가 불에 타죽는 이야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큰 공터에 장작을 쌓아 올리고 불을 피우면서 소위 ‘불의 제사’라고 알려진 아라띠 뿌자 의식을 행합니다. 여기서 모든 사람들이 불을 향하고 불 주위를 도는 방향성이 나오면서 이 불의 제사가 갖는 중요성이 나타납니다. 아라띠 뿌자가 행해지는 공터뿐만 아니라 타다 남은 숯불을 집으로 가져다가 제사를 지내면서 공터와 집안의 장소가 특정한 의식을 위해서 설정되는 것이죠.
세 번째 요소인 구경거리는 스펙터클인데요. 페스티벌과 스펙터클의 차이는 계획된 프로그램이냐 우발적으로 형성되는 분위기이냐의 차이입니다. 구경거리는 그 당시의 순간적인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분위기에 좌우되는 것입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에 있어서도 구별이 되는데요. 페스티벌은 참여자와 행위자로 구성되지만, 구경거리에서는 구경꾼이 있어야만 됩니다. 홀리 축제의 경우, 둘째 날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어울리면서 웅장한 규모를 갖추면 구경꾼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됩니다.
인도 축제가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말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서두에서도 말씀드린 대로 인도인들의 사고가 다중적이고 입체적인 데가 있어서 축제 하나도 매우 복잡한 요소로 이뤄진다는 것을 유의해야 합니다. 여기에다가 경제적인 요소, 정치적인 요소가 곁들여지니 더욱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도소식을 계속 보다 보면 마침내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날이 올 것입니다.(yoonsik.lee2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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