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도의 축제와 시장과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유튜브 채널들이 많이 활성화되고 있는데요. 최근에 유명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유튜버로 생활을 유지하는 분들은 시청률이 올라가서 광고가 들어와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유튜브의 내용이 중요한 것일까요? 유튜브 광고가 중요한 것일까요? 이러한 미묘한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공식적으로는 유튜브의 내용이 중요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광고가 중요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힌두교의 축제를 공간적으로 살펴보면 공식적인 공간으로서 종교 공간이 존재하지만 비공식적인 공간으로서 경제 공간, 즉 시장이 항상 존재합니다. 지난번 살펴본 홀리 축제를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홀리 축제 때 시장은 축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건을 공급해야 하고 이것은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첫째 날 홀리카 다한 때 행해지는 제사를 위해서는 나무 장작과 소똥, 화환, 통밀이나 차나와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둘째 날 둘렌디를 위해서는 색가루와 물총 등의 물품이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물품들을 파는 사람들은 소상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홀리라는 대목이 있기 때문에 소똥을 만들어서 파는 사람들도 그나마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특별히 통밀이나 차나는 인도에서 행해지는 2모작 중에 하나인 라비추수의 수확물로써 홀리 축제가 원시시대 때부터 내려온 추수감사제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10가지 가축시장의 하나인 뿌쉬까르 멜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 소개된 연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뿌쉬까르 멜라는 뿌쉬까르 연못에서 행해지는 종교의식이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힌두교의 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창조의 신 브라흐마를 모시는 신전이 있어서 종교적 공간을 만드는 또 다른 주축이 됩니다. 매년 10월과 11월 사이에 약 5일간의 기간 등에 이 연못에 와서 목욕재계를 하면 죄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신앙이 있기에 이 기간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몰립니다. 그러나 이 축제는 종교의식 외에 또 다른 행사로 한 달 가까이 지속이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종교적 공간을 공식적인 공간으로, 시장을 비공식적인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축시장에 와서 가축을 사고파는 사람들에게는 가축시장이 공식적인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가족들의 생계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가축시장은 사막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데요.
그런데 이 공간 안에는 가축시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에서도 몰려온 장사꾼들을 위한 대형시장이 있고, 시골에서 올라온 개인사업자들의 조그만 가게들뿐만 아니라 길거리에는 노점상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옆에는 임시 놀이동산이 만들어지고, 줄타기 묘기가 공연되는데요. 특별히 서커스 공연은 시골 사람들에게는 1년에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인기 공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1년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이 열기구들을 올림으로써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재미를 선사했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뿌쉬까르 축제가 지나치게 상업화되었다는 비난을 쏟아붓기도 하였습니다.
뿌쉬까르 축제로 얻어지는 경제적인 효과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낙타를 비롯한 말과 소와 염소 등의 가축의 거래 뿐만 아니라 한 달 가까이 몰려드는 사람들로 시장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나아가서 호텔 가격이 3배 이상 상승하는 관광산업의 부흥이 이뤄집니다. 또한 낙타를 타고 낙타시장을 둘러보는 관광상품은 이 공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즈니스 품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종교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종교의식만큼이나 경제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경제적 활동과 산업의 발전을 단지 종교 공간 옆에서 이뤄지는 부수적인 활동이라고 평가절하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힌두교의 축제는 종교 공간과 또 다른 공식적인 공간으로서 경제 공간을 형성함으로써 종교와 시장의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격은 힌두교를 이해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나아가서 이러한 이해가 힌두교를 더 깊이 알아나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