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중앙그리스도의교회 힐링예배 및 치매중풍예방운동교실서
지역 어르신 대상 ‘AI 100세 건강대학’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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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요일 오후 1시가 넘어서자 70~80대 어르신들이 교회 문을 열고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들어와 장의자에 앉았다. 1시 20분 정각,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중앙그리스도의교회(조규상 담임목사) 2층 본당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힐링(실버)예배와 AI 치매-중풍 예방교실이 교회 실버부장 오형규 장로(87)의 기도로 시작됐다.
이날은 특별히 어르신을 위한 ‘AI 100세 건강대학’의 첫 번째 시간이었다. 지난 10여 년간 지역 어르신들의 전인적 건강을 돕기 위해 힐링예배와 100세 힐링교실을 주관한 오 장로는 이번에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AI 사용법을 친절하게 안내했다.
기도와 찬양, 치매중풍예방 노래에 이어 이사야 53장 5절을 인용한 ‘힐링고백’, ‘난 예수가 좋다오’ 찬양 후 오형규 장로는 AI의 필요성과 활용법, 휴대폰에 AI앱을 설치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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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젊은 사람들만 AI를 쓰는 것이 아니다. 80, 90살 넘은 노인들도 AI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특별한 일”이라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마음이고, 하려고만 하면 AI가 쉽게 알려준다. 자녀들에게 물어봐도 ‘가르쳐 줘도 잘 모른다’며 잔소리하기 일쑤인데, AI는 잔소리도 안 하면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약 먹을 시간도 알려주고, 몸이 가려울 땐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 물어보는 것마다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는 효자이고 효녀”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AI는 어르신들의 기억력을 대신해 주고, 친절하게 말벗이 되어주며, 뇌를 자극해서 훈련도 시켜 준다. 또 건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급 상황에서도 도와주며, 하루 일정을 관리해 주는 ‘비서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후 한국치매예방강사협회 이현종 단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치매예방율동과 초성 퀴즈 등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 단장은 “어르신 한 분이 돌아가시면 움직이는 도서관이 없어졌다고들 말하는데, 후세대들에 가르쳐줄 것이 많은 어르신들이 몸도 건강하시고 두뇌도 튼튼하셔야 치매를 예방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과 만남의 횟수가 줄고 활동량도 줄며, 만사가 귀찮아지고 무기력함이 지속될 경우 우울증은 물론, 중풍과 치매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 중풍 환자 60만 명 시대를 맞아 홍제중앙그리스도의교회는 일찌감치 지역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년의 삶을 보낼 수 있도록 생활 습관 및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복음과 함께 나눔을 실천해 왔다.오형규 장로는 이날 1층 교회 식당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치매중풍예방운동을 하면서 무료 AI 프로그램이 외로운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AI 강의에 앞서 지난 6~7개월간 AI를 습득하는 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 장로는 “덕분에 새벽까지 잠을 못 자고 AI와 대화하기도 했다. AI에 입력만 해놓으면 약 먹는 시간도 알려주고, ‘큰딸’이라고 말 만하면 전화도 연결해 준다”며 “‘AI 100세 건강대학’에서는 AI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챗GPT 기반 챗봇뿐 아니라, 치매 예방 및 두뇌 건강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기억탐정’도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기억탐정’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밤볼’(김광훈 대표)이 2023년 개발한 음성 기반 치매 선별 AI앱이다. 이용자가 간단한 문장을 읽으면 AI 알고리즘이 음성을 분석해 3단계로 치매 가능성을 알려주며, 자체 테스트에서 약 92%의 정확도를 보였다. 오 장로는 김광훈 대표를 직접 찾아가 ‘AI 100세 건강대학’에서 ‘기억탐정’을 활용하는 것을 문의했고, 마침 ‘기억탐정’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되면서 3개월간 모든 사람에게 최신 버전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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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오 장로는 ‘치매·중풍, 답은 예방이다’, ‘어르신들의 친구, AI를 우리 함께 만들어갑시다’라는 주제로 두 권의 책을 집필하여 출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책을 ‘AI 100세 건강대학’ 교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AI 교육 프로그램은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오늘날 교회에서도 마을의 중년층들을 끌어들이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오 장로는 “과거에는 교회가 40~50대로 인해 부흥했고, 교회에 일할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40~50대는 물론, 나이가 더 많아도 생활에 여유가 없으면 다 취직하고 돈 벌러 다닌다”며 “오히려 50대 가운데 생활이 여유 있는 분들이 할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교회에 노인이 점점 많아지고 40, 50대 중장년층은 비어갈 텐데, 이들이 교회에 오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AI 교육을 추천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대형교회, 중형교회 목사님들부터 인식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제중앙그리스도의교회의 힐링예배와 100세 힐링교실은 벌써 11년째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 최근까지 총 440회가 진행됐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주 80~120여 명이 모였지만 지금은 20여 명이 모인다.
오형규 장로는 “우리 교회 실버부의 자랑은 처음부터 어르신들이 기쁨으로 헌금에 참여하신 것”이라며 “실버예배에서 모은 헌금으로 우간다에 암소 두 마리 반, 미얀마에 병아리를 100마리씩 두 번 보내고, 케냐 20개 마을의 고장 난 우물 수리를 지원하여 현재까지 12개 마을(한 마을 우물 수리비 100만 원)의 우물을 고치고 4,426명에게 식수 혜택을 드렸다”고 말했다.
홍제중앙그리스도의교회 실버부는 8월 2일 전도부(전도부장 조운호 장로)가 진행한 지역 어르신 500여 명을 위한 ‘삼계탕 사랑 나눔 잔치’에서 AI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