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하나님의 성품 닮아가는 신앙적 실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이웃과 세상에 흘려보내야

이선구 목사
▲이선구 목사
인류 문명의 역사는 나눔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홀로 존재하도록 창조되지 않았으며, 서로를 돌보고 섬기며 공동체를 이루는 존재로 살아가도록 부름받았다.

오늘날 세계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빈부격차, 고립, 전쟁, 난민, 기후 위기 등 수많은 문제 앞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적 현실 속에서 나눔은 선택적 선행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나눔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은 공동체 신뢰와 사회적 자본에 관한 연구를 통해 나눔과 자원봉사가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밝혔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나눔이 활발한 사회일수록 시민 간 신뢰가 높고 사회적 갈등이 감소하며 공동체의 회복력이 강화된다. 이는 나눔이 단순한 경제적 이전 행위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공공재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진정한 나눔은 단순한 자선이나 시혜의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눔은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세계적 윤리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자신의 저서와 논문들에서 현대인이 가진 풍요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책임을 수반한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그의 윤리적 접근에 대한 다양한 비판도 존재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가진 자원과 능력이 공동선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특히 기독교적 관점에서 나눔은 더욱 본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먼저 세상을 향해 자신을 내어주신 분이라고 증언한다. 인간의 구원 역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나눔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나눔은 단순한 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신앙적 실천이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이웃과 세상에 흘려보내는 것이 곧 신자의 사명이다.

오늘날 우리는 어느 시대보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깊은 결핍을 경험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관계는 빈곤해졌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공감은 부족해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눔은 사회적 처방을 넘어 인간성을 회복하는 영적 행위가 된다.

진정한 나눔은 거창한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따뜻한 말 한마디, 어려운 이웃을 향한 관심, 자신의 전문성을 나누는 재능기부, 공동체를 위한 작은 헌신 모두가 나눔의 실천이다. 나눔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나누려는 마음과 지속적인 실천이다.

미래 사회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소유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함께 나누며 성장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개인의 성공이 공동체의 번영으로 연결되고, 공동체의 번영이 다시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의 중심에는 나눔이 자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나눔은 선택이 아니다. 나눔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우주와 세계 속에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가장 인간다움의 표현이며 지구의 공동체를 살리는 힘이다. 더 나아가 신앙인에게 나눔은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거룩한 사명이다. 우리가 가진 것을 움켜쥘 때 세상은 더욱 메말라지지만, 나누기 시작할 때 공동체는 살아나고 희망은 확장된다.

결국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평가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이 사랑했고, 얼마나 진실하게 나누었는가가 인생의 가치를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눔은 선행이 아니라 사명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책임이다.

이선구 목사(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 이사장, 세계선교연대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