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통합의 리더십’
‘통합’은 한민족이 전진하는 길이며, 가장 가치 있는 유산

이선구 목사
▲이선구 목사
대한민국은 지금 거대한 변혁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다가온 초고령사회와 저출산의 사회적 구조 속에서 정치적 이념의 대립, 세대 간의 갈등, 경제적 양극화는 국민의 마음을 둘로 나누며,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집단 간의 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는 역사적으로 분단과 갈등의 경험을 지속해 왔다. 남북 분단은 물론이고, 산업화 과정에서의 빈부격차, 민주화 과정에서의 이념 갈등, 글로벌화 속에서의 문화적 차이 등은 사회적 균열을 심화시켜 왔다. 이에 따라 우리는 ‘통합’을 단순한 화합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은 “사회적 연대(solidarité)가 없는 국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는 일이다.

통합(Integration)이란 단순한 조화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본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은 “이해란 서로의 관점을 인정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에서는 이해보다는 반목이, 소통보다는 단절이 우세한 상황이다.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실천적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소통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열린 자세로 서로의 의견을 듣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회적 갈등을 해결한 국가들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능력을 길러왔다.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통일 이후 사회적 합의를 위해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둘째, 교육을 통해 차이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경험적 조사와 사회학 이론을 결합하여 야심적인 방법론을 발전시켰던 사회학자 뒤르켐은 교육이 사회 통합의 핵심 요소라고 보았으며, 이를 통해 공동체적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셋째, 정치적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의 리더는 구성원들의 거울이기에 지도자들은 분열을 조장하기보다 통합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는 “공정한 사회란 모든 사람이 동등한 자유를 가지면서도, 사회적·경제적 차이를 최소화하는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으로도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분명한 방향성이 필요하다.

넷째, 종교적·윤리적 가치의 회복이 중요하다. 성경에서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우리는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도기적 시대에는 신앙인들의 자세와 사회적 책무는 막중하다. 혹여라도 이념과 성향으로 행동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성경의 말씀과 기도로 중심을 지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는 통합의 리더십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개인과 집단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조율하며, 궁극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더욱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사명이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5천만, 북한의 2천만, 해외동포 1천만 등 8천만 한민족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이며,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 줄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이 될 것이다.

이선구 목사(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 이사장, 세계선교연대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