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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의 영적 피싱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본문
에스겔 13장 17–23절
서론
‘피싱(Phishing)’의 영적 그림자
우리는 ‘피싱(Phishing)’이라는 말을 뉴스나 지인들의 피해담을 통해 익숙하게 듣습니다. 이 단어는 원래 영어 ‘낚시질(Fishing)’에서 나온 말로, 사람의 마음과 욕망을 미끼 삼아 사기범들이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계좌 정보와 재산을 순식간에 빼앗아 갑니다. 처음에는 의심하다가도 “혹시 내 계좌에 문제가 있나?” 하는 순간 두려움에 문이 열리고 속임수가 작동합니다.
보이스 피싱이 돈을 노린다면, 오늘 본문은 경고합니다. ‘영적 피싱’은 영혼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에스겔 13장은 그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거짓 교사와 왜곡된 종교, 사이비들이 사람들의 불안을 미끼 삼아 영혼을 사냥하고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은 내 돈을 노리지만, 영적 피싱은 내 영혼과 가정, 그리고 다음 세대까지 노립니다.
본론1
왜 에스겔인가 – 무너진 성전에도 영혼은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
에스겔은 바벨론 포로기 시대에 활동한 제사장이자 선지자였습니다. 남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멸망했고 성전은 불타 사라졌으며 백성은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그발 강가라는 낯선 땅에서 사람들은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무너진 성벽과 성전은 있을지라도, 내 백성의 영혼만큼은 버려두지 않겠다.” 그래서 하나님은 에스겔을 부르셨습니다.
첫째, 하늘을 열고 영광을 보이심
“서른째 해 넷째 달 다섯째 날에… 여호와의 권능이 내 위에 있으니라.” (겔 1:1–3) 에스겔은 서른 살이 되었지만 이미 성전은 파괴된 상태였습니다. 성전 봉사를 시작해야 할 나이에 성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성전 대신 포로지에서 하늘을 여시고 그에게 영광의 보좌와 그룹(네 생물)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는 “성전은 무너져도 말씀 사역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상징입니다. ‘서른째 해’는 에스겔의 나이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입니다. 제사장은 서른 살이 되어야 성전 봉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민수기 4:3, 4:30). 포로지에서도 하나님은 임마누엘로 함께하시며 말씀 사역자를 세우셨습니다.
둘째, ‘인자야’라 부르시며 말씀을 맡기심
“인자야… 패역한 족속에게 말하라.” (겔 2:1–5) 에스겔서는 이스라엘을 반복해서 ‘패역한 족속’이라 부릅니다. 이는 하나님을 알면서도 언약을 버리고 고의로 배반했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와 신명기에서도 이스라엘은 수없이 불순종하여 “목이 곧은 백성”(출 32:9), “패역한 백성”(신 9:6)으로 불립니다. 오늘 우리 안에도 말씀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영역이 있지 않습니까? 말씀을 가장 자주 듣는 자들이 때로는 가장 무감각해집니다. “인자야 일어서라 내가 네게 말하리라…” (겔 2:1) 하나님은 엎드린 자를 일으켜 세우십니다. 그러나 에스겔이 스스로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그가 내게 말씀하실 때에 그 영이 내게 임하시니…” (겔 2:2) 성령의 역사로 일어선 것입니다. 말씀은 듣든지 아니 듣든지 심판의 증거가 됩니다.
셋째, 두루마리를 먹여 입을 말씀으로 채우심
“인자야, 내가 네게 주는 이 두루마리를 먹고 가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말하라.” (겔 3:1–3) 두루마리에는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겔 2:10)이 가득했습니다. 참된 예언자는 사람의 환호보다 먼저 말씀으로 속을 채워야 합니다. 애가와 재앙의 말씀이라도 입에는 꿀같이 달았습니다. 말씀은 쓰지만 사람을 살립니다. 말씀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닙니다. 내 마음과 삶을 통과해 내 뼈가 되고 피가 되어야 진짜 선포할 수 있습니다.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꿀보다 내 입에 더 다니이다.” (시 119:103)
넷째, 이스라엘의 파수꾼으로 세우심
“인자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겔 3:17) 파수꾼은 무너진 담 위에 올라 적의 접근을 가장 먼저 봅니다. 경고하지 않으면 백성이 죽고 그 핏값은 파수꾼에게 돌아갑니다. 그러나 경고했는데도 돌이키지 않으면 파수꾼은 무죄합니다. 오늘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물으십니다. “너는 너의 가정, 교회, 이 시대의 파수꾼이냐?”
본론2
영혼을 사냥하는 거짓 피싱꾼의 실상입니다. 에스겔 13장 17–23절은 당시 거짓 지도자들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특히 무당과 같은 여자 예언자들은 머리에 쓰는 수건과 팔에 차는 완장을 부적으로 만들어 팔았습니다. “사람의 영혼을 사냥하려…”(18절) 이는 물리적 포획이 아니라, 두려움과 문제 해결 욕구를 파고드는 영적 포획입니다. ‘부적’, ‘점술’, ‘신비 체험’을 미끼 삼아 영혼을 붙잡습니다. 7가지 실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1. 자기 마음대로 말한다
“자기 마음대로 예언하는 자에게…” (2절) 하나님이 말씀하지 않으셨는데도 자신의 생각과 욕망을 마치 하나님의 뜻인 양 전합니다. 4절은 이런 자들을 ‘황무지의 여우’라 합니다. 여우는 틈새를 파고드는 교활함의 상징입니다. 무너진 담(공동체의 약점)을 이용해 숨어들어 더 허물어지게 만듭니다. 참된 영적 지도자는 무너진 담을 보수하고 백성을 보호하지만, 거짓 선지자는 틈을 더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자기 욕망을 채웁니다.
2. 허탄한 것을 본다
에스겔 13장 6절은 “허탄한 이상과 거짓 점…”이라고 경고합니다. 여기서 ‘허탄하다’는 것은 공허하고 실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으면서도 본 것처럼 사람들을 미혹합니다. 우리는 신비한 체험이나 환상에만 기대지 않고, 늘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3. 공동체를 지키지 않는다
“성 무너진 곳에 올라가지도 아니하며…” (5절) 남유다는 이미 무너졌고 백성은 포로로 끌려갔지만, 거짓 선지자들은 이를 회개로 다루지 않고 “평안하다, 안전하다”는 거짓 예언으로 백성을 잠재웠습니다. 문제의 뿌리는 놔둔 채 담은 무너지고 적은 들어오는데 방치한 것입니다. 참된 파수꾼은 무너진 담을 수축하고 죄의 틈을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거짓 선지자는 ‘거짓 평안’으로 공동체를 더 무너뜨립니다.
4. 하나님이 말씀하지 않으셨는데 예언한다
에스겔 13장 6-7절은 “여호와가 보내지 아니하였어도…”라고 선언합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사칭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욕망과 생각을 하나님의 뜻으로 둔갑시켜서 많은 이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허탄한 이상은 실제로는 아무런 실체가 없는 공허한 상상에 불과합니다. 거짓 점은 점쟁이처럼 주술과 미신으로 사람들의 불안을 조장합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여호와의 말씀이라”고 외치며 하나님이 보내셨다는 듯이 말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바람일 뿐입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모습은 교회 안에서 얼마든지 반복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지도 않으신 것을 자신의 뜻으로 포장하고, 근거 없는 환상이나 신비 체험을 성경 말씀보다 앞세우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결국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으며 현실의 회개는 막고, 거짓된 위안만 제공하는 것입니다.
5. 담을 허술히 쌓고 회칠로 덮는다
에스겔 13장 10절은 “평강이 없으나 평강이 있다 하여…”라고 말합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담을 견고히 세우지 않고 허술하게 쌓은 뒤 겉에만 흰 칠을 하여 멀쩡한 척 위장했습니다. 겉은 번지르르해 보여도 속은 이미 무너져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바리새인들을 향해 “너희는 회칠한 무덤 같다”(마 23:27)고 책망하셨습니다. 이는 겉으로는 경건해 보여도 그 속은 죄와 썩은 것들로 가득한 외식 신앙을 뜻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신앙의 담은 속부터 단단한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죄와 불순종은 그대로 둔 채 껍데기만 덧칠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6. 영혼을 사냥한다
‘영혼을 사냥한다’는 것은 덫을 놓아 사람의 영혼을 붙잡아 가둔다는 의미입니다. 에스겔 13장 18절에는 “모든 키 큰 사람의 머리를 덮어 사람의 영혼을 사냥하려…”라고 기록되어 있고, 20절에서는 “너희가 사냥하여 잡은 영혼들을 내가 너희 팔에서 떼어버리며…”라고 말씀하십니다. 영혼의 주인은 사람도 물건도 아닌 오직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날에도 거짓된 지도자들은 사람들의 불안과 문제 해결 욕구를 교묘히 파고들어 신비 체험이나 부적 같은 물건을 팔고, 그 대가로 돈과 의존성을 빼앗아 영혼을 자기 권위 아래 묶어둡니다. 결국 영혼을 살려야 할 자들이 오히려 덫을 놓아 영혼을 잡아먹는 것입니다.
7. 의인은 낙심시키고 악인은 살린다
“너희가 거짓말로 의인의 마음을 근심케 하고… 악인의 손을 강하게 하여 그로 돌이켜서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살지 못하게 하였음이라”고 말씀합니다. 거짓된 지도자는 의인을 오히려 정죄하여 마음에 상처를 주고 낙심하게 만들면서, 정작 죄를 짓는 자는 방치해 돌이키지 못하게 만듭니다. 영적 기준이 이렇게 뒤바뀌면 공동체는 점점 병들어갑니다. 진리는 의인을 살리고 악인을 책망해야 하는데, 거짓된 위로는 죄를 멈추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깊게 묶어두는 결과를 낳습니다.
결론
거짓 피싱꾼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오늘도 거짓 피싱꾼들은 달콤한 말, 공허한 환상, 근거 없는 신비 체험으로 덫을 놓습니다. 그러나 참된 평강은 회칠한 담 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위에 있습니다. 에스겔처럼 말씀을 먹고 가정과 공동체의 파수꾼으로 서십시오. 우리가 깨어 있으면, 거짓 덫에 사로잡힌 영혼도 하나님께서 다시 건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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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무너진 담을 겉만 덧칠하지 않고 말씀으로 다시 쌓게 하소서. 내 영혼이 거짓 피싱에 사냥당하지 않게 하시고, 가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세워주소서.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진리를 선포하며, 낙심한 자를 살리는 자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원호 목사 (서울 상봉동 은혜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