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인프라·자원 없는 공동체엔 인도주의 위기
박해 지역 신자들, 폭력 피해 복구 힘든 ‘이중고’ 직면
![]() |
국제기독교연대(ICC) 연구원 리사 나바레테(Lisa Navarrete)는 최근 ICC에 게재한 ‘창조가 신음할 때’ 시리즈에서 기후 변화와 기독교 박해의 관계를 조명했다.
기후 변화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은 국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안정적이고 사회기반시설이 견고하며,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고, 비상 자원을 갖춘 지역사회는 환경 재해에서 놀라운 속도로 회복한다. 하지만 이미 빈곤, 부패, 무력 충돌, 취약한 제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는 가뭄, 홍수, 흉작이 단순한 환경 재해를 넘어 인도주의적 위기의 시작이 된다.
나바레테는 기후 변화 자체가 기독교인을 박해하는 원인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기독교인을 박해하는 주체는 극단주의 단체, 권위주의 정부, 범죄 조직, 적대적인 공동체 등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적 압력은 박해를 자행하기 쉽게 만들고, 피해자들의 회복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드는 인도주의적,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악화시킨다.
나바레테는 “기후 변화가 박해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 박해가 기독교인들이 이미 폭력, 차별, 강제 이주에 직면하고 있는 국가에서 기존의 불안정을 어떻게 심화시키는지 살펴보려 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인프라 격차에 따라 회복력도 달라
나바레테의 보고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환경 재해를 맞닥뜨렸을 때 나타나는 격차에 주목했다. 한 예로, 미국 멕시코만 연안의 한 기독교 가정은 허리케인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1층이 침수되고 나무들이 진입로를 막았다. 그러나 해가 지기 전 전력복구팀이 전력 공급을 재개하고, 보험사 담당자들이 피해 조사를 예약하고, 교회들이 자원봉사팀을 조직한다. 지방, 주, 연방 정부 기관들은 피해 가정의 재건을 돕기 위해 긴급 자원을 동원한다.
약 1만 2,360km 떨어진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의 농촌 마을의 경우, 우기가 늦어지면서 밭의 수확량이 줄고 기독교 가정은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교회에서 결혼식, 세례식, 추수감사절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면, 이제는 식량 가격 상승, 흉작,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의 기독교인은 기후보고서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며, 대대로 삶의 터전이었던 이 땅에서 다음 계절에도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나바레테는 “두 가정 모두 기후 관련 재난을 겪었지만, 한 가정은 복구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그 차이는 단순히 지리적인 차이만이 아니라 회복력과 취약성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북미와 유럽의 많은 사람에게는 기후 변화 논의가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되기 쉽다. 언론의 헤드라인은 주로 탄소 배출, 재생 에너지, 국제 협약에 초점을 맞춘다. 나바레테는 “이러한 논쟁도 중요하지만, 의도치 않게 수백만 명의 사람이 일상에서 겪는 현실을 가릴 수 있다”며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기후 정책이 아닌, 생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은 강수 패턴 변화, 더욱 빈번하고 강렬해지는 폭염, 장기적인 가뭄, 집중호우, 해수면 상승을 초래한다. 이러한 변화는 모든 대륙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결과는 대비 및 복구에 필요한 자원이 가장 부족한 국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관개 시설, 작물 보험, 정부 지원을 받는 상업 농부는 우기가 늦어지면 재정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북부, 남수단, 케냐 시골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농부에게는 이 여파가 다음 수확기까지 온 가족이 생존할 식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
현재 자연재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와 그리스에서 발생한 산불, 독일과 파키스탄, 중국을 강타한 홍수, 카리브해와 미국 남동부를 주기적으로 덮치는 허리케인 등이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재해 자체보다 복구 능력의 차이가 결과를 가른다는 점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취약한 지역사회에서 재해에 대비하고, 견뎌내고, 복구 능력이 부족할 때 재해가 대재앙으로 변한다고 경고했다.
복구 능력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한 번의 가뭄이 수확량 감소→식량 가격 상승→가축 죽음→가족 이주 등의 연쇄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공동체들은 줄어드는 천연자원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안보 분석가들도 기후 변화를 갈등과 불안정을 키우는 위협 증폭 요인으로 더 많이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불안정, 폭력적 극단주의에 이미 노출된 사회의 기존 취약점에 추가적인 부담을 가중한다.
◇기후 스트레스와 기존의 박해의 교차점에 사는 기독교인들… 생계 재건 지원해야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의 기독교 농촌 공동체에 대한 수많은 공격 사례를 보면, 소득과 생존을 농업에 의존하는 많은 기독교 가정이 무장 괴한의 공격으로 집, 교회, 농지를 잃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강우 패턴의 변화, 토지 황폐화, 생산적인 농지에 대한 압력 증가로 인해 많은 농촌 공동체가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폭력으로 농장을 잃은 가족들은 새로운 땅을 구하려 해도, 남아 있는 농지는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가격이 높거나, 이미 인구 증가와 환경 변화로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나바레테는 “그 결과 기후 과학만으로, 종교적 박해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두 가지가 교차하는 지점에 많은 기독교 공동체가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에서는 흔히 교회 방화 사건, 목사 납치 사건, 공격 후 피난 가족 등 단일 사건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 뒤에는 이미 식량 부족, 제한된 경제 기회, 반복되는 환경적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한다. 나바레테는 “폭력으로 피난했던 가족이 돌아와 보니 몇 달간의 가뭄으로 농작물이 망가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또 다른 가족은 공격을 피해 도망쳐 나왔지만, 식량과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난민촌에 갇힐 수도 있다”며 “이러한 어려움은 가족들의 회복과 삶의 재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ICC는 박해 그리스도인을 지원하는 것이 단순한 폭력 대응의 의미를 넘어, 지역 교회들의 긴급 식량 지원, 임시 거처 제공, 트라우마 치료, 공격 이후 주택과 생계 재건을 위한 지원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는 폭력이 멈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제적 어려움과 환경적 압박에 직면한 공동체가 회복되는 데 수개월, 심지어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더 넓은 관점에서 박해를 바라보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는 신자들이 직면하는 모든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많은 박해 지역에서 기후 변화는 이미 압박 속에 살아가는 기독교 공동체에 또 다른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대체로 보장되는 나라의 그리스도인들 이러한 차이점을 이해하여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더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더 효과적으로 옹호 활동을 벌이며, 박해의 즉각적인 영향과 장기적인 회복 과정을 지원하는 사역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바레테는 “박해는 경제, 통치, 분쟁, 인도주의적 문제 등 더 넓은 맥락 속에서 전개된다”며 “기후 변화는 이러한 큰 그림의 한 부분이나, 박해받는 기독교 공동체가 생존하고 재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개별적인 공격의 피해자가 아니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회중을 섬기는 목회자, 밭을 경작하는 농부, 역경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려 애쓰는 공동체의 이야기로서 온전히 이해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묵상]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https://missionews.co.kr/data/images/full/14265/5-17.jpg?w=196&h=128&l=50&t=40)
![[이미지 묵상]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히 9:27)](https://missionews.co.kr/data/images/full/14264/9-27.jpg?w=196&h=12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