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명상 수련은 마치 근력 운동이 근육 섬유를 재구성하듯, 뇌의 특정 영역을 기능적,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복적인 명상 수련은 마치 근력 운동이 근육 섬유를 재구성하듯, 뇌의 특정 영역을 기능적,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pexels
명상(Meditation)은 흔히 정적인 활동으로 인식되며 마음의 평온을 추구하는 정신 수련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최근 뇌과학, 심리학, 의학 분야의 연구 결과들은 명상을 단순한 정신적 수련을 넘어 신체적, 생리적 변화를 유도하는 일종의 정신 운동(Mental Exercise), 또는 뇌 훈련(Brain Training)으로 접근한다. 이 관점에서 명상은 근력 운동이 근육을 단련시키듯, 인지 기능, 감정 조절 능력, 그리고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단련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명상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기반 뇌 운동 효과

명상이 운동으로 간주되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있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경험, 학습,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반복적인 명상 수련은 마치 근력 운동이 근육 섬유를 재구성하듯, 뇌의 특정 영역을 기능적,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1)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 PFC)의 활성화 및 구조적 변화: 집중 명상(Focused Attention Meditation)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주의 집중, 인지 조절, 감정 조절과 같은 고차원적인 집행 기능을 담당하는 PFC의 두께 및 회백질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명상을 통해 이 영역이 단련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의를 집중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정신 근육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2) 편도체(Amygdala) 반응성의 감소: 명상 수련은 스트레스와 공포 반응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편도체의 활성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명상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성을 둔화시키고 정서적 회복력(Resilience)을 높이는, 마치 스트레스 내성을 키우는 운동과 같음을 시사한다.

명상은 정신과 뇌를 체계적으로 단련하여 인지적 유연성, 정서적 회복력, 그리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정신적 체력 단련 프로그램이다.
▲명상은 정신과 뇌를 체계적으로 단련하여 인지적 유연성, 정서적 회복력, 그리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정신적 체력 단련 프로그램이다. ⓒpexels
◇신체 생리적 시스템의 조절 및 단련

운동으로서의 명상은 뇌 기능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 ANS)와 내분비계(Endocrine System) 등 신체 전반의 생리적 조절 시스템을 단련하는 효과를 가진다.

1) 심박 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 향상: 호흡 명상과 같은 명상 기법이 미주신경(Vagus Nerve)을 활성화하여 부교감 신경계를 강화하며,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의 미세한 변화를 나타내는 HRV가 증가한다. 높은 HRV는 심혈관 건강 및 스트레스에 대한 유연한 대처 능력과 연관되는데, 이는 명상이 스트레스 대처 시스템의 지구력을 단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완화: 명상 수련자들은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더 낮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결과는 명상이 스트레스 환경에서 생리적 과부하를 줄여주는 회복 운동(Recovery Exercise)의 역할을 수행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능적 운동으로서의 명상: 주의력 및 자기 조절 훈련

운동의 정의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특정 능력을 향상시키는 활동으로 본다면, 명상은 주의력(Attention)과 자기 조절(Self-regulation) 능력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가장 직접적인 운동이라 볼 수 있다.

집중 명상(FA)은 특정 대상(호흡, 만트라 등)에 주의를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주의가 분산될 때마다 다시 대상으로 되돌리는 반복적인 주의력 단련 훈련 과정이다. 이는 역기를 드는 행위가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 이완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며, 이러한 반복은 주의력의 지속성과 선택적 주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은 판단 없이 현재의 경험을 알아차리는 훈련이다. 이 과정은 감정이나 충동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인지적 재평가(Cognitive Reappraisal)를 통해 반응의 선택지를 확보하게 한다. 이는 무의식적인 습관적 반응을 의식적인 선택으로 전환시키는 행동 근육을 훈련하는 효과를 갖는데, 이를 정서 및 행동 조절 훈련이라 볼 수 있다.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명상, 뇌를 단련하는 정신 운동

운동으로서의 명상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뇌의 구조적 변화(신경가소성), 자율신경계의 조절, 그리고 인지적 통제 능력의 향상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될 수 있다. 명상은 우리가 신체를 단련하여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키듯, 정신과 뇌를 체계적으로 단련하여 인지적 유연성, 정서적 회복력, 그리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정신적 체력 단련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관점은 명상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효과적인 생활 속 운동 습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