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호 선교사 “한국 대승불교와 동남아 상좌부불교의 차이 알아야,
정통 불교도 이해하지만 그들이 실제 믿는 민속불교를 더 깊이 파악해야”
한국교회의 불교권 선교가 1913년 중국 산둥성에서 시작된 지 100여 년이 흘렀으나, 한국교회 불교권 선교 자료와 열매는 세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국내 다른 종교권 기독교 도서는 이슬람권이 200종류 이상, 힌두권이 40종류 이상인 반면, 불교권 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태국 선교사 출신인 불교권 전문가 손승호 선교사(KPM, OMF 소속)가 ‘붓다를 넘어 복음으로’를 최근 펴냈다.
손 선교사는 1990년 KPM, 1991년 OMF 선교사로 허입돼 1992년 태국에 도착해 언어 훈련을 마치고 1994년 방콕 반쑥까셈교회를 개척했다. 태국 영혼들을 전도하며 ‘불교에 찌든’ 이들이 왜 예수를 믿기 힘든지,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 첫 번째 안식년 후 OMF가 태국 북부에서 시작한 파야오신학교에서 사역하다 2007년 고신선교훈련원장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귀국해 교회 목회도 병행했다. 손 선교사는 고신선교훈련원에서 불교 관련 특강을 하고, 고려신학대학원 객원교수로 ‘불교권 선교전략’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조금씩 불교 연구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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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선교사는 “‘불교권 선교 가이드’ 출판 후 해외 선교사, 이주민 선교사들과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 지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다”며 “600쪽에 달하는 책 분량이 많아 독자가 읽기 쉽지 않고, 일반 성도들도 불교의 영향을 받은 영혼들을 대상으로 전도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시 쓰는 것이 필요하다는 독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참고 문헌을 생략하고 ‘붓다를 넘어 복음으로’ 책을 다시 출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오엠에프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패밀리멤버들에게 배부하는 책으로 선택하여 전문가들이 동원,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전반부 1장부터 6장까지는 불교의 탄생(창시자 생애 중심), 불교의 역사, 불교의 핵심 교리, 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의 차이, 선교지 민속불교, 불교와 기독교의 비교 등 불교 관련 부분을 다뤘다. 후반부에서는 불교권 선교의 장애물, 전략 이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복음 전파자의 태도, 불교권 전도, 불교권 교회 개척 등 불교권 선교 전략을 다뤘다. 마지막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달라진 선교 환경을 참고하여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이주민 선교, BAM(비즈니스선교)을 다루었다.
손 선교사는 “선교적 교회는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어떠한 교회를 세울 것인지 방향을 제시한 것이고, 이주민 선교는 땅끝에서 우리 곁으로 찾아온 나그네를 환대하고 복음화하여 선교지와 세계 복음화를 함께 감당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BAM은 선교사가 한국교회의 자원을 동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16세기 종교개혁가들이 만인제사장직을 강조한 것처럼 선교지 교인들에게도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을 고취하고 직업이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한 도구라는 확신을 심어주어 교인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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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불교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누면 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가 있는데, 두 불교의 차이점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승불교 배경에서 자란 한국 선교사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상좌부불교권의 선교사로 갈 경우 더욱 그러하다. 넷째, 한국불교와 같이 선교지의 불교는 민간신앙과 화학적 결합을 한 결과 원래 불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손 선교사는 “불교의 원어를 통달한 높은 수준의 승려들은 붓다가 가르쳤던 원래 불교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일반 서민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동남아시아 상좌부불교권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은 평소 불경을 읽지 않고 집안 조상들이 어릴 때부터 상투적으로 가르쳐주는 몇 가지 가르침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익히는 정도이다. 또 불교 의식들을 행할 때 동네 사람들이 행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손 선교사는 “그러므로 선교사가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할 때 정통 불교도 이해해야 하지만, 더 깊이 파악해야 할 분야는 실지로 그들이 믿고 있는 정통 불교와 동떨어진 민속불교”라고 말했다.
손 선교사는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조직되어 1913년 가을 김영훈, 사병순, 박태로 목사를 산둥성에 파송하여 불교권 선교를 시작한 것을 시초로 치면, 한국교회의 불교권 선교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는다. 6·25 이후 1956년 6월 최찬영 선교사가 태국으로 파송된 것으로 계산해도 70년이 다 되어 간다”며 “하지만 한국교회가 불교권 선교를 위해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쏟아부었음에도 선교의 열매는 미미하다. 이 책이 해외 불교권 선교지의 선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성도들이 불교 배경의 영혼들을 전도하는 데도 요긴하게 사용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승호 선교사=1956년 불교와 유교의 영향력이 강한 경주에서 태어났으며, 군 제대 후 주님을 영접하고 대학 졸업 후 전임사역자가 되기 위해 고려신학대학원을 마쳤다. 선교사가 된 후에는 좀 더 준비된 사역자가 되기 위해 스텔렌보쉬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마쳤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자 OMF DRM(Diaspora Returnee Ministries) 필드 코워커로 사역 현장에 섰다. 현재 울산경남세계선교협의회(UGWMA, 이사장 박정곤 목사) 사무총장, KWMA 정책위원으로도 섬기고 있다.
울산, 경남 지역 이주민 사역자 지원, 국내외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하며, 저서로 박사학위 논문을 번역한 ‘태국 선교: 성령의 역사, 부흥으로’, 불교권 선교사들의 교과서인 ‘불교권 선교 가이드’를 집필했다. 2023년, 2024년 불교권 선교사들이 함께 연구하고 발표한 불교권선교아카데미 편저 ‘난공불락 불교권, 어떻게 선교할까?’, ‘불교권 선교의 다리 놓기’를 책임 편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