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적 소통이 단절되면 불행이 야기될 수 있고, 반면에 인격적 소통이 잘되면 성공적인 인간관계의 지름길이 된다.
▲인격적 소통이 단절되면 불행이 야기될 수 있고, 반면에 인격적 소통이 잘되면 성공적인 인간관계의 지름길이 된다. ⓒpexels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신경과학센터 이자벨 만수이 교수팀은 후천적으로 생긴 정신적 외상(트라우마, Trauma)이 정자를 통해 후대로 유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지(2014년 4월 13일 자)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쥐는 어렸을 때 어미와 강제로 떨어지는 생이별(분리)을 겪으면 정신적 외상이 생겨 본능과 다른 행동을 하였다. 예를 들면 생쥐는 생존을 위해 탁 트인 공간과 밝은 곳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데, 이런 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쥐들의 피와 뇌, 정자 속에서 정신적 외상을 겪지 않는 쥐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특정 ‘마이크로 RNA가 검출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마이크로 RNA란 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작은 RNA로, 체내에 필요한 단백질을 얼마나 만들지를 결정하는 등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정신적 외상을 직접 겪은 적이 없음에도 정신적 외상 증세를 보이는 새끼 쥐가 정신적 외상을 직접 겪은 어미 쥐와 마찬가지로 체내에서 특정 마이크로 RNA가 평균 이상 발견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또 정신적 외상 때문에 인슐린과 혈당 수치가 정상 쥐보다 낮은 것도 알아냈다. 정신적 외상의 이런 악영향은 자손이 낳은 3대까지 전해 진다고 보고되었다. 연구팀은 앞으로 마이크로 RNA가 사람에게도 정신적 외상이 유전을 일으키는지를 밝혀낼 계획이다.

정신적 외상이 3대까지 유전될 수 있다는 연구는 처음으로 발표된 것으로, 학대당한 아동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인격적 소통이 단절되면 큰 불행이 야기되고, 반면에 인격적 소통이 잘되면 성공적인 인간관계의 지름길이 된다. 감정은 분명히 전이된다. 희로애락을 담당하는 감정의 뇌 부위가 있는데 그곳은 변연계이다. 감정에는 행복이나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있는데 이는 좌뇌의 기능이기도 하다. 한편 공포나 불안,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있는데 이는 우뇌의 기능에서 보인다.

뇌에는 거울신경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한 모습을 하면 다른 사람도 본떠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또 우리가 웃는 모습을 하면 다른 사람도 따라 웃게 된다.
▲뇌에는 거울신경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한 모습을 하면 다른 사람도 본떠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또 우리가 웃는 모습을 하면 다른 사람도 따라 웃게 된다. ⓒflickr
또 우리 뇌에는 거울신경(Mirror Neuron)이 있다. 우리가 거울 앞에 서면 거울에 내 모습이 그대로 보이듯이 그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거울신경이다. 1990년대 중반 지아코모 리졸라티와 그의 연구진이 원숭이들이 포도를 먹을 때 그를 보고 있던 다른 원숭이들도 포도를 먹는 모습을 볼 때와 똑같은 신경이 점화된다는 이론인데, 이것이 바로 거울신경이고 공감신경이라 한다.

거울반사 시스템은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을 나누는 틈 안쪽에 있는 뇌 부분인 뇌섬엽에 존재하는데, 여기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내장운동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다. 이 거울 반사조직은 무의식적이고 내적으로 행동과 감정을 모방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느낌이나 행위를 파악하게 한다.

인간은 신체의 모든 부위의 움직임에 거울신경이 반응한다. 목표가 없는 행동에도 점화하는데, 하물며 어떤 행동을 상상만 하여도 거울신경은 활성화된다. 우리가 친구와 통화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고 할 때, 나는 친구의 표정을 거울 반사하여 똑같은 미소를 짓고 똑같은 운동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전화로 말을 다 듣지 못해도 친구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 경우이다. 부모가 행복한 모습으로 대화할 때 아이들도 함께 행복을 느낀다. 즐거워할 때 즐거워하고 기뻐할 때 기뻐하고 슬퍼할 때 슬퍼하는 것이 감정적 소통이다. 상담에서는 이것을 공감이라고 한다. 공감은 치유의 시작이고 과정이다,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뇌에는 거울신경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한 모습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도 본떠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웃는 모습을 하면 다른 사람도 웃는 모습을 느끼고 따라 웃게 된다. 소통의 부재는 정신적, 정서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불행을 야기시킨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 문화에서 보여준 소통의 부재는 비상계엄의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통은 경청의 길이고 공감의 지름길이며 행복과 축복을 가져다주는 원동력이다. 결국 소통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 교회, 사회, 국가가 사는 모든 공동체의 생명줄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