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심 이기려면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우선
그때 참된 자유 누리고 우상숭배의 위험에서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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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탐심이 우상숭배와 동일시될 수 있는가? 이는 단순한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신학적, 심리학적, 그리고 철학적 측면에서 깊이 고찰해야 할 문제이다. 우상숭배란 본래 ‘하나님이 아닌 것을 하나님처럼 섬기는 행위’(출20:3~5)로 정의된다. 그러나 단순히 조각된 형상이나 물리적인 신상(神像)을 숭배하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상숭배의 본질은 하나님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며, 인간의 마음이 그 어떤 대상(돈, 권력, 성공, 쾌락 등)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탐심이란 인간의 욕망이 절대화되어,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현상을 뜻하며, 이는 본질적으로 우상숭배와 동일한 속성을 지닌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욕망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는다. 그러나 탐심(貪心, Greed)이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지나친 욕망을 의미하며, 이는 결핍에서 비롯된다. 프로이트(S. Freud)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자리한 결핍(compensatory desire)이 충족되지 않을 때, 이를 대체할 대상을 찾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돈, 권력, 명예, 성적 욕망 등이 인간의 삶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며, 결국 이는 ‘현대적 우상’으로 자리 잡는다.
칼뱅(John Calvin)은 그의 저서 ‘기독교 강요’(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에서 “인간의 마음은 우상을 제조하는 공장이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하나님을 대체할 대상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는 의미이며, 탐심이 바로 이러한 우상을 형성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대 사회에서 우상숭배는 주로 신전에서 이루어졌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보다 세속적이고 교묘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자본주의적 물질만능주의(materialism)는 탐심을 미덕처럼 포장하며, 경제적 성공과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궁극적 목표와 맞닿아 있다. 예컨대, 소비주의(consumerism)는 탐심을 자극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 ‘더 많이 소유할수록 행복하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미국의 신학자 팀 켈러(Timothy Keller)는 그의 저서 ‘Counterfeit Gods’에서 “돈과 성공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한 우상이며, 우리는 그것들을 숭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탐심은 하나님의 존재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며,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우상숭배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탐심을 경계하는 여러 이유 중에는 인간의 영적 상태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디모데전서 6장 10절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라고 경고하며, 탐심이 단순한 개인적 욕망을 넘어 사회적 불의와 악의 근원이 됨을 지적한다. 탐심은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며, 결국 신앙의 본질을 왜곡하고 영적 타락을 초래한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6장 24절에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고 하셨는데, 이는 탐심이 신앙과 양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탐심을 잘 다루어야 한다.
탐심을 잘 다루려면 우리 안에 말씀의 경계선이 살아 있어야 한다. 십계명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경계선의 대표적인 예이다. 성도는 말씀의 경계선 안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우리에게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를 주셨다. 매일 아침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의 인도하심 가운데 사는 사람은 참 지혜로운 사람이다.
한 가지 꼭 인정해야 할 사실이 있다. 우리 모두는 탐심으로 인하여 경계선을 넘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경계선을 넘었을 때 성령님은 계속 마음의 부담으로, 양심의 가책으로, 또는 계속되는 긴장감으로, 또는 직접적인 말씀으로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 그때 빨리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야 한다.
끝으로 탐심이 곧 우상숭배인 이유는 인간이 하나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대상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탐심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존재 목적과 의미를 하나님 보다 우선하여 다른 것에서 찾으려는 태도이며, 이는 성경에서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가장 위험한 죄악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탐심을 극복할 수 있는가?
첫째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 정립이다. 마태복음 6장 33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하나님께 있어야 한다.
둘째 나눔과 섬김의 실천이다. 디모데전서 6장 18절은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에 부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돼라”고 권면한다. 탐심은 개인적인 소유욕에서 나오지만, 나눔은 이를 극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셋째 자족하는 삶의 태도이다. 빌립보서 4장 11~12절에서 바울은 “나는 어떤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고백한다. 만족을 외부 환경이 아닌 하나님 안에서 찾을 때, 탐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탐심을 이기는 것은 단순히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께로 향할 때, 비로소 우리는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우상숭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탐심이 우상숭배니라”는 성경의 말씀을 깊이 새기며,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최우선에 두는 생활을 실천하여 탐심을 이기는 것이 사명이다.
이선구 목사(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 이사장, 세계선교연대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