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초 힌두교도들인 메이테이족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쿠키족 교회 ⓒ현지인 사역자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초 힌두교도들인 메이테이족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된 쿠키족 마을 ⓒ현지인 사역자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지난달 말부터 격화된 부족 갈등이 기독교 박해로 확산하면서 현지시각으로 5월 3일부터 6일까지 단 4일 만에 최소 121개 교회와 1,800여 채 교인의 집이 전소되거나 파괴되고, 최소 80여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다.

마니푸르주에서 전통적으로 지배층인 메이테이(Meitei)족은 대다수가 힌두교를 믿는 부족으로, 이 기간 산악 지역에 거주하는 기독교 부족인 쿠키(Kuki)족의 교회와 가옥, 심지어 우체국과 같은 공공시설을 파괴하고 불태웠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초 힌두교도들인 메이테이족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된 쿠키족 마을. 이번 공격으로 우체국도 파괴됐다. ⓒ현지인 사역자
‘마니푸리’로도 알려져 있는 메이테이족은 약 250만 마니푸르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부족으로, 주로 주도 임팔(Imphal)에 거주하고 있다. 메이테이족은 이번에 임팔에 있는 쿠키족 교회와 교인들의 집은 물론, 쿠키족이 주로 거주하는 해발 1,000m에 있는 마니푸르주의 두 번째 도시 추라챈드퍼(Churachandpur)로 가는 도로 주변의 쿠키족 마을까지 초토화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80여 명, 많게는 200여 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2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게는 9,000명, 많게는 35,000명의 쿠키족 이재민이 인근 미조람주, 나갈랜드주, 아쌈주, 트리푸라주, 메갈라야주를 비롯해 인도의 여러 도시로 뿔뿔이 흩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와 교인 가옥 파괴돼 평화 시위 연 후 박해 시작”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지난 3월 마니푸르주 주지사의 명령으로 파괴된 쿠키족 교회 내부 모습 ⓒ현지인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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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마니푸르주 주지사의 명령으로 파괴된 쿠키족 교회 외부 모습 ⓒ현지인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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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마니푸르주 주지사의 명령으로 파괴된 쿠키족 마을 ⓒ현지인 사역자
이번 사건은 메이테이족인 마니푸르주 주지사 바렌 싱(Biren Singh)이 지난 3월 산악 지대의 쿠키족 교회와 마을을 불도저로 밀어 파괴한 것이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당시 주지사는 쿠키족 산악 마을의 집 허가증을 요구했고, 허가증을 찾지 못하자 집과 교회를 밀어버렸다.

이후 주지사가 20만 인구 대부분이 쿠키족인 추라챈드퍼에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쿠키족은 4월 25일 첫 평화 시위를 벌였고, 이틀 뒤인 4월 27일에는 쿠키족 한 가정당 두 명씩 소집하여 대형집회가 열렸다. 집회에서 폭력적인 시위는 없었다. 그런데도 메이테이족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총과 칼을 들고 쿠키족 마을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해, 건물을 파괴하고 사람을 죽이거나 인질로 납치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지난 4월 27일 진행된 쿠키족들의 평화 시위 모습 ⓒ현지인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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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진행된 쿠키족들의 평화 시위 모습 ⓒ현지인 사역자
특히 메이테이족은 현 주지사가 속한 부족으로, 경제력과 정치력을 가지고 주정부 및 경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정부는 현재 극단적인 폭력에 대해 현장에서 즉각 사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한동안 지역 인터넷이 차단돼, 현지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인근 주에 피신한 쿠키족 목회자는 “힌두민족인 메이테이족 인구는 인구 40만인 쿠키족보다 2배 이상 많다. 땅이 부족한 그들이 쿠키족의 비옥한 땅을 빼앗기 위해 지난 3월 불도저로 마을을 밀어버리고, 5월 초에는 쿠키족 교회와 집, 학교 등을 불태웠다”고 말했다.

현지 교단 지도자는 “임팔에서는 1,000여 채, 추라챈드퍼에서는 500여 채, 인근의 틴캉파이(Thingkangphai)에서는 300여 채의 쿠키 성도들의 집이 불탔다”고 말했다. 또 “성도들이 불에 타죽고, 마니푸르국립대학교의 힌두 학생들이 기독교 쿠키인 학생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초 힌두교도들인 메이테이족의 공격을 받아 불탄 교회 모습 ⓒ현지인 사역자
다른 소식통은 “쿠키족도, 메이테이족도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얼굴과 피부색이 동일하다. 인도의 큰 도시에서 중국과 분쟁이 생기면, 메이테이족을 중국인으로 착각하여 공격하기도 한다”고 말하고 “그런데 힌두 종교를 가진 메이테이족이 얼굴과 피부색이 동일한 기독교 소수민족인 쿠키족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테이족은 첫째 쿠키족 교회를 불태우고, 둘째 쿠키족 교인들의 집을 불태웠으며, 셋째 쿠키족 학교에 가서 모든 책상과 의자를 불태웠다”며 “마니푸르국립대학에서는 제자들이 자신들의 스승인 쿠키족 교수를 추적하여 찾지 못하자, 교수의 집과 가구들을 전부 불태우는 행패를 부렸다”고 알렸다.

그는 “쿠키족이 주지사의 추라챈드퍼 방문을 거부한 이후 발생한 이번 공격에 대해 쿠키족들은 ‘주지사가 자기 민족인 메이테이 젊은이들을 선동하여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쿠키족 외에 땅을 살 수 없는 법을 고쳐 현재 마니푸르주 임팔과 추라챈드퍼에 기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공사 중이다. 메이테이 힌두 자본이 들어오면 힌두 종교와 문화가 들어와 쿠키족의 기독교 신앙과 문화를 파괴할 것으로 보고, 쿠키족들은 가정과 교회, 민족과 도시를 지키기 위해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 몸부림치고 있다”고 말했다.

◇“힌두민족, 기독교 소수민족 지역에서 영향력 강화하려 해”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초 힌두교도들인 메이테이족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쿠키족 마을 ⓒ현지인 사역자
원래 인도 정부는 외부인들이 추라챈드퍼에 땅을 사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놓았다. 그러나 최근 마니푸르 주정부 법원은 외부인도 땅을 살 수 있다고 판결했다. 또 마니푸르 고등법원은 4월 말 쿠키족과 같은 소수 부족에 주어지는 지정부족으로서의 혜택과 권한을 메이테이족에게도 부여했다. 이에 반발한 쿠키족이 시위를 벌이자, 메이테이족이 무력을 행사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전문가는 “추라챈드퍼 지역은 주일은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교회는 자동차 휠로 만든 종을 치는 기독교 마을”이라며 “외지인들이 이곳의 땅을 사서 들어오기 시작하면 쿠키족들의 기독교 문화가 사라지고 힌두교 문화가 점령할 수 있다. 또 약 4km 떨어져 있는 무슬림들도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쿠키족은 추라챈드퍼의 기독교와 교회, 땅을 지키고, 가정과 자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주지사는 모든 것을 감추기 위해 외부인이 땅을 사는 판결에 불만을 품은 쿠키족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초 힌두교도들인 메이테이족의 공격을 받아 불탄 교회 모습 ⓒ현지인 사역자
현지 복음주의교회연합과 침례교, 하나님의성회, 루터교, 장로교, 독립교회 등이 연합한 추라챈드퍼 지역 크리스천 친선 위원회(Churachandpur District Christians Goodwill Council)는 최근 전소되거나, 일부 불타거나 파괴된 교회 121곳의 이름과 지역, 피해 상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22일 또다시 임팔에서 쿠키족 교회와 마을이 공격당해 불타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 5월 6일 현지 오픈도어는 “3일간 마니푸르를 뒤흔든 민족 폭력으로 주민들은 모두 피난을 떠났고 실향민이 되었다. 또 최소 15,000명이 구조 캠프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다”고 보고했다. 오픈도어 파트너는 “집과 재산이 불타고 있다.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회의적”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불의와 잔학 행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5월 22일 또다시 임팔에서 쿠키족 교회와 마을이 공격당해 불타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편, 마니푸르주 주지사는 5월 9일 SNS에 “2만 명 이상의 사람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고, 야간 통행금지가 부분적으로 완화됐으며, 대중 사이에 신뢰가 구축되었다. 우리가 평화를 얻고 곧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5월 22일 또다시 임팔에서 힌두교인들의 공격으로 쿠키족 교회가 불탔다. 이에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육군과 준군사 조직이 조직됐지만 이들 역시 같은 힌두교도로, 적극적인 제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임팔은 다시 통금시간이 도입됐다.

◇마니푸르 기독교인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쿠키족 이재민들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피난처 모습 ⓒ유튜브 캡처
현지 전문가는 “마니푸르주가 힌두 강성 지도자를 선택하면서 엄청난 재산 피해가 났으며, 귀한 생명들이 억울하게 죽게 되었다”라며 “또 난민들의 아픔과 고통이 너무 크고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정부에서 강력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UN이 제재하거나 국제 사회에서 인도 정부에 항의하여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쿠키족 이재민들이 교회에서 구호품을 지원받고 있다. ⓒ현지인 사역자
그는 한국교회와 교인들을 향해 핍박 받는 마니푸르주 기독교 쿠키 소수민족을 위한 중보기도와 사랑의 헌금을 요청했다. 먼저 “힌두교인들의 공격으로 무너진 기독교 쿠키족의 교회와 집, 가족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불탄 교회와 집, 삶의 터전이 회복되고, 가족들이 슬픔을 치유 받으며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또 “난민들을 위해 음식과 식수, 옷, 나무와 갈대로 만들어진 집, 자립을 위한 닭, 염소, 돼지, 소 등 가축이 필요하다”며 난민들을 위한 후원을 요청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쿠키족 이재민들이 교회에서 구호품을 지원받고 있다. ⓒ현지인 사역자
그는 “현지 교단들과 성도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회복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라며 “기독교 쿠키 소수민족이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도록 위로와 힘, 용기를 주어, 이들을 통해 인도 전역과 주변 나라에까지 선교사를 파송하는 민족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쿠키족 이재민들이 배식을 받고 있다. ⓒ현지인 사역자
현지 침례교 교단 리더도 최근 쿠키족을 위한 기도제목을 보내왔다. 이 리더는 “①불타버린 모든 교회를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언젠가 다시 재건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도록 ②각처에 흩어져 있는 모든 교인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그들의 일상적인 필요를 채워주실 수 있도록 ③다른 나라로 피신한 성도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④집과 재산을 잃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로하시고 보호해 주실 수 있도록 ⑤교단(Vaiphei Baptist Churches Association)을 하나님께서 다시 개혁하고 재건하도록 ⑥저와 동역자들(목사, 선교사, 전도사, 장로·집사)이 굳게 서도록 ⑦일꾼들과 성도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하나님의 섭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인도 마니푸르주 쿠키족 박해
▲이번 공격으로 불에 타 사망한 남편의 아내와 자녀들 ⓒ현지인 사역자
인도 마니푸르주에서 고통 받고 있는 기독교 쿠키 소수부족에 대한 지원은 국제사랑의봉사단과 한국위기관리재단이 현지 교단 연합체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현지의 요청에 따라 모든 구호와 피해 복구 지원을 진행할 예정이다.(문의 한국위기관리재단 02-855-2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