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 ‘어라이즈 아프리카’ 캠페인(上)
2일 한국오픈도어사무실에서 기자회견 열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SA, Sub-Saharan Africa)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살해되는 10개국 중 8개국이 몰려 있을 정도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과 박해가 심각한 지역이다. 오픈도어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인 월드와치리스트(WWL) 2025에 따르면, 1년 간 이 지역에서만 4,300여 명이 순교하고, 3,400여 명이 납치됐으며, 2,600여 명이 성폭력 또는 강제결혼을 당했다.
정부의 만성적인 불안정과 치안 공백 가운데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은 이 지역 기독교인들을 표적 삼아 갈수록 심각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종족 및 종교 경계지에서는 기후 문제 및 자원 경쟁으로 기독교인들이 집중 표적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남성과 여성에게 다른 방식으로 폭력이 이뤄지는데, 남성에게는 살해, 납치, 영업장 파괴 등 생계 수단을 빼앗아 가족 부양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여성에게는 납치, 강간, 강제결혼 등 성 착취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모두 기독교 공동체의 붕괴를 노린 ‘전략적 폭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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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주의자들, 남성은 생계 수단 파괴·여성은 성폭력 해 신앙 포기하게 하려 해”
아프리카 대륙에는 전 세계 기독교 인구 26억 4천만 명 중 약 28.5%가 거주하여, 세계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은 기독교인이 살고 있다. 고든콘웰신학대학원의 세계기독교연구센터는 아프리카 인구 14억 6천 중 기독교 인구는 절반 이상인 약 7억 5,422만 명이며, 퓨리서치센터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 약 11억 명 중 기독교 인구가 62%인 6억 9,700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기독교인을 향한 박해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심각해진 상황이다.
WWL 2025 조사 기간(2023년 10월 1일~2024년 9월 30일)에 최소 1,7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성폭력을 당했고, 그중 80% 이상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 수치는 극히 보수적인 추정치이며, 대부분은 사회적 낙인을 우려하여 보고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최소 7,100개 이상의 기독교인 소유 사업체가 공격받거나 폐쇄되어, 많은 남성이 가정을 부양하는 생계 수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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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도어 사무총장 김경복 선교사는 이날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폭력 가운데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가장 심하다. 교회가 불타고 마을이 완전히 파괴되며, 기독교인들이 실향민이 되어 피난캠프에 살고 있다”며 “어라이즈 아프리카 캠페인이 시작된 지 3년이 되었으나, 여전히 박해는 심각하고 그 방식은 더욱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성별에 따라 다른 유형의 박해가 일어나 남성에게는 생계 수단을 빼앗고, 여성에게는 성폭력 형태의 폭력이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이슬람에 공포심을 느껴 신앙을 포기하게 만들고, 아프리카 교회 공동체를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박해전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라이즈 아프리카 캠페인 3년 차 “위기에 처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교회들과 손잡다”
어라이즈 아프리카 캠페인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자비한 폭력을 전 세계가 인지하여 이에 맞서 행동하도록 하고, 박해 속에서도 교회가 무너지지 않고 회복하여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래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진행하려고 했으나, 박해 상황이 악화하며 기간이 연장됐다.
이 캠페인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심각한 박해를 겪은 400만 명의 기독교인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4년에는 약 545,098명을 직접 지원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2년간 누적 인원은 약 890,000명을 넘었다. 한국오픈도어는 “직접 도움을 받은 사람과 교회는 가족과 성도, 지역사회에 그 도움을 나누기 때문에 숫자가 전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라며 “트라우마 케어 훈련을 받은 목회자는 자신의 교회에서 20명 이상의 성도에게 치유 사역을 제공할 수 있고, 식량 키트를 받은 부모는 평균적으로 7명의 가족 구성원을 부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추산하면, 2023년에 약 1,700,000명, 2024년에 약 2,720,000명이 오픈도어를 통해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은 셈이 된다. 또한 2024년 한 해 동안 어라이즈 아프리카 캠페인을 위해 기도한 이들은 494,90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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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100만 청원 운동을 소개한 한국오픈도어 민찬양 간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박해에 대해 과소 보도 되거나 알려지지 않는 것은 ‘무관심’ 때문”이라며 “아프리카 현지교회들과 시작한 이 청원 운동을 통해 ‘△무장 세력의 무분별한 폭력으로부터 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할 것 △폭력을 자행한 이들을 반드시 기소하고, 정의를 실현할 것 △고통받는 피해자들과 공동체를 위로하고 그들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내용을 국제사회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간사는 “청원 현황은 22만 4천 명으로, 2026년 말까지 100만 청원을 완료해서 아프리카연합(the African Union)과 유엔, 기타 국제기구 및 세계 각국 정부에 이 행동 촉구문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복 사무총장은 “한 사람이 서명했을 때 그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100만 명이 모이면 다르다”라며 “내년까지 한국교회에서는 적어도 2만 명 이상이 청원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청원 운동의 참여 방법은 한국오픈도어 홈페이지(www.opendoors.or.kr) 방문, 카카오톡 주간 소식지, QR 링크, 청원서 작성 후 이메일, 카카오톡, 우편 발송 등이 있다.
◇“아프리카 교회의 선교적 쓰임에 관심 갖고, 박해 지역에 복음 전해야 교회 안 무너져”
김경복 사무총장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교회와 같이 극심한 상황에 닥치면 누구나 마찬가지로, 하나님에 대한 회의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그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복음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 한국교회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년 전 수단의 한 자매가 꿈속에서 예수님을 만난 뒤 북한선교를 하기 위해 북한선교훈련학교에서 훈련받는 것을 보았다. 성령께서 하시는 역사”라며 “아프리카 교회가 처한 어려운 상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아프리가 교회가 선교적으로 어떻게 쓰임 받을지에도 관심을 두면서 이 캠페인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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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 앤드류는 1968년 8월, 소련이 체코를 공격하여 소련의 장갑차가 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점령하는 뉴스를 접하고, 전쟁 한 가운데 있는 프라하를 방문했다. 브라더 앤드류는 프라하의 교회들을 만나 “만약 우리가 복음을 들고 이방인을 찾아가지 않는다면, 그들이 혁명전사와 점령군이 되어 우리를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를 얻은 체코 교회가 복음을 들고 소련에 찾아가지 않으니, 그들이 혁명전사와 점령군이 되어 찾아온 것이라고 도전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브라더 앤드류는 소련 군인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준비해 간 소련 성경과 기독교 자료들을 나눠주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이후 소련군은 예상보다 일찍 체코에서 철수했다. 브라더 앤드류는 후에 자신들이 한 일이 소련군을 직접적으로 철수하게 한 것은 아니지만, 소련군을 만나 사랑과 복음을 전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1997년 9월 4일 예루살렘에서 한 무슬림 청년이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한 사건을 보며, 브라더 앤드류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한 사람이 있기는커녕 싸울 각오로 찾아간 사람도 없음을 깨달았다. 무슬림 청년들이 복음을 듣지 못하고 평화의 왕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오픈도어 사역이 이슬람권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김경복 사무총장은 “브라더 앤드류는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베트남 전쟁에 파병됐고, WEC 선교훈련학교에서 2년간 훈련받았을 뿐”이라며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음성을 따라 순종하면서 오픈도어가 국제선교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한국오픈도어는 박해받는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영어뿐 아니라 줄루어, 하우사어, 오로모어, 풀풀데어 등 각 부족어로 노래하는 뮤직 비디오 ‘굳게 서라, 아프리카(https://www.youtube.com/watch?v=FQtC4Beu-Ac&list=RDFQtC4Beu-Ac&start_radio=1)를 소개했다.
또한 나이지리아 풀라니 무장세력에 납치돼 3일간 극심한 폭력과 성적 학대를 당한 리프카투 사모와 사건 후 마을 주민과 교회 성도들의 편견에 고통받는 남편 자마이 목사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 ‘세상은 버렸어도, 주님은 버리지 않으셨다: 리프카투의 간증과 고백’(https://www.youtube.com/watch?v=jBvWloErWg4)을 상영했고,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박해가 가장 심한 나이지리아, 니제르, 에티오피아의 기도제목들도 나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