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 복음화율 6~10%, 경제력과 학력 갖추고 젊은 층 많아
화인과 대등한 입장에서 균형 있는 선교 파트너십 가능할 것

김영휘 목사
▲김영휘 목사
아침에 산책하거나 외출하다 보면 나보고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중국인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나는 ‘노우, 꼬레아’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만큼 이곳에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분명 세계 도처에 중국인들이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 특히 그들은 각국에서 상인이나 기업 등 경제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중국계 디아스포라 인을 둘로 나누는 데 하나는 화교(華僑, Huaqiao), 또 하나는 화인(華人, Huaren)이라 부른다.

이 둘은 서로 차이가 있다. 화교는 중국 국적을 유지한 해외 거주자를 의미하고, 언젠가는 귀국할 의사가 있는 이민자들이다. 화인은 중국 혈통을 지니나 해외에 정착해 현지 국적을 취득하며 사는 자들이고, 화교의 후손으로서 현지 시민권을 가진 자들이다. 이들은 중국 문화나 언어 등 정체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지만 귀국 의사는 거의 없다.

특히 화인들은 현지에 오랫동안 정착을 하면서 이미 2~4세까지 확장되어 현지에 상당히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

그들은 각국의 경제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해외유학파 등 고학력 수준 층이 꽤 많은 편이다. 중산층 이상 화인 가정의 10~30%는 유학 경험이나 유학 계획을 갖고 있고, 특히 상류층이나 엘리트층에서는 유학생 비율이 50%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거기다 경제권까지 갖고 있으니 사실상 세상적인 면에서 볼 때, 현지에서의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화인 가운데서 기독교 인구 비율을 보면, 전체 화인 약 5천만 명 가운데 기독교인은 약 6~10%(어느 지역은 30%까지) 정도이다. 그들 중 거주하는 현지 국가별로 보면, 제1순위로 필리핀에 약 50% 이상 거주하고, 제2순위인 말레이시아에 약 30%, 제3순위인 싱가포르에 약 20%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이와 같은 화인들의 통계에 관심을 표명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이들과의 선교 동반자가 되어야 함을 역설하고자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니까 막연하게 비서구권 중심의 선교를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비서구권 선교 중심의 창의적인 전략과 방향성을 바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즉, 화인들과의 선교 연대와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비서구권 시대의 선교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그들은 우리와 같은 아시아권의 사람으로서 문화, 환경, 정서적인 면에서 비슷하다.

2. 그들은 위에서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경제력과 학력을 기본으로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엘리트 계층이다. 물론 세상적으로 반드시 돈이나 학력으로 선교하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이런 기본 능력이 있으면 그만큼 쓰임새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3. 비교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나, 우리가 비서구권 선교를 위해 아프리카나 남미계 지도자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보다 우리의 경제력이 더 강하므로 어쩔 수 없이 서구권이 하던 대로 돈 선교를 펼칠 수밖에 없게 된다. 돈이 들어가는 곳에 자연히 우리가 영향력을 장악하게 되므로 서구권 선교를 비판하면서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가 있기 때문에, 진정한 선교 파트너십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4.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화인들과 선교 협력을 하게 되면, 그들은 어쩌면 우리들보다 경제력이나 학력이 월등한 수준에 있는 경우도 있고, 또한 우리도 이에 못지 않기 때문에 대등한 입장에서 균형 있는 선교 파트너십이 가능할 수 있다.

5. 화인들 가운데는 젊은 층이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다음세대들에게 영향과 도전을 얻게 되고, 미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이유로 비서구권 선교 시대를 위한 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김영휘 목사/선교사
서울남교회 은퇴목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운영위원
GMS 명예선교사
청년인턴선교사 지도위원
시니어선교한국 파송 인도네시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