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 메이테이 폭도들의 폭력 행위 추가로 드러나
주요 교회들 불탄 현지 선교부, 재정난으로 철수 위기

인도 마니푸르주 폭력 사태
▲지난 27일 미조람주 룽네이에서 쿠키족들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동영상 캡처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힌두 메이테이족 폭도들의 기독교 쿠키족에 대한 방화, 약탈, 강간, 살해 등 폭력 행위에 의한 피해 상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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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팔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메이테이족 폭도들에게 강간 후 살해된 23세 올리비아 쫑로이(왼쪽), 25세 플로렌스 엥피총 항싱(오른쪽) ⓒ현지인 사역자
지난 5월 초부터 메이테이족 폭도들의 공격으로 최소 100명 이상의 쿠키족 성도가 목숨을 잃고, 1만 채의 가옥이 불탔으며, 7만 5천여 명이 난민이 되었다. 폭도들에 살해당한 쿠키족 중 상당수는 불태워졌고, 강간당한 후 살해된 여성들의 시신도 여럿 발견됐다. 특히 지난 5월 4일, 임팔 근처 레잉 캉폭피 지역에서 두 명의 쿠키족 여성이 강제로 옷이 벗겨져 거리를 행진하고 성폭력당하는 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인도 전역과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여성과 여성의 작은 어머니(또는 고모)로 밝혀진 두 여성은 후에 집단 강간당했으며, 구사일생으로 목숨은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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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 사진) 정신 장애가 있는 60세 레토이 하오킵은 총에 맞아 사망한 후 불태워졌다. (가운데 사진) 교회에서 기도하던 70세 여성 돔호이는 육군 제복을 입은 메이테이 무장대원들에게 사살됐다. (맨 오른쪽 사진) 메이테이족 남성과 결혼한 50대 쿠키족 여성 햇벰 킵겐도 강간당한 후 살해됐다. ⓒ현지인 사역자
메이테이족이 주로 거주하는 임팔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23세 올리비아 쫑로이(Olivia Chongloi)는 지난 5월 3일 저녁, 집집이 다니며 쿠키족을 찾던 힌두 메이테이 폭도들에게 신원이 들킨 후 방 안에 끌려 들어가 굴욕을 받고 고문, 강간당한 후 살해됐다. 역시 임팔에서 일하던 25세 플로렌스 엥피총 항싱(Florence Nengpichong Hangshing)은 5월 3일 메이테이족 폭도들에 발각돼 고문, 강간당한 후 살해됐다. 이처럼 최소 7명이 넘는 쿠키족 여성이 강간당하고 일부는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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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임팔에서 메이테이 폭도들에게 노모는 침대에서 목 졸려 죽고, 두 딸은 마당에서 총살당했다. (오른쪽 사진) 임팔 서부 안드로에서 메이테이족 폭도들에 고문당하고 구타당해 사망한 과부와 어머니가 불에 탄 시신 일부로 발견됐다. ⓒ현지인 사역자
임팔에서 거주하던 쿠키족 가족 3명은 몰살당했다. 어릴 때부터 메이테이족 이웃들과 살아온 이들조차 지난 5월 4일 80대 노모는 침대에서 목이 졸려 숨졌고, 두 딸은 마당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채 발견됐다.

5월 5일 저녁 뉴 람카에서는 메이테이족 군이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하는 현장에서 33세 니안호이칭(Nianhoihching)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또 5월 6일 임팔 서부 안드로에서는 메이테이족 폭도들에 고문당하고 구타당해 사망한 과부와 어머니가 이튿날인 7일 불에 탄 시신 일부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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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테이 폭도들에게 한 공간에서 살해된 쿠키족 주민들 ⓒ현지인 사역자
5월 28일 임팔에서는 메이테이족 경찰 특공대가 쏜 총에 맞아 억울하게 사망한 여성도 있다. 정신 장애가 있는 60세 레토이 하오킵(Lethoi Haokip)은 총에 맞아 사망한 후 불태워졌고, 경찰들은 그녀가 저격수였다고 뒤집어씌웠다. 임팔 경찰서의 쿠키족 고급 간부가 공격하지 말 것을 명령했는데도 공격한 메이테이족 경찰은 결국 보직 해임됐다.

6월 9일에는 코켄 마을의 교회에서 기도하던 70세 여성 돔호이(Domkhohoi)가 육군 제복을 입은 메이테이 무장대원들에게 사살됐으며, 그녀 역시 저격수로 어이없게 기소됐다. 사건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그누에서는 메이테이족 남성과 결혼한 50대 쿠키족 여성 햇벰 킵겐(Hatbem Kipgen)도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고문과 강간을 당한 후 살해됐다. 이 외에도 메이테이족들이 쿠키족 주민의 옷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히고, 심한 폭행을 하여 큰 수술을 받은 피해자들의 사진과 영상 등이 다수 공개되고 있다.

◇‘마니푸르주 폭력 사태’ 항의 시위 이어져... 쿠키족 난민들 생존 힘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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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뉴저지에서 인도계 미국인들이 마니푸르에서 계속되는 인종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동영상 캡처
지난 7월 19일 쿠키족 여성 2명에 대한 메이테이족 폭도들의 집단 성폭행 영상이 공개된 직후인 20일 쿠키족이 주로 거주하는 추라챈드퍼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25일 마니푸르주와 인접한 미조람주의 주도 아이졸에서도 쿠키족을 지지하는 대규모 행진이 진행됐다. 27일에는 미조람주의 세 번째 도시인 룽네이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110만 인구의 95%가 기독교 미조족인 미조람주의 전 무장조직은 힌두 메이테이 공동체에 미조람주를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미조람주의 주요 정치인들과 5개 주요 시민단체, 대기업 등이 마니푸르주 폭력에 항의하고 쿠키족과의 연대를 표명하는 집회가 이어지자, 불안을 느끼고 공격을 두려워한 최소 600명의 메이테이족이 지난주 미조람주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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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추정) 추라챈드퍼 쿠키족 난민 캠프에서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도 20일부터 쿠키족 여성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주 정부와 중앙 정부의 늑장 대처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3개 주에서는 인도계 미국인들이 성폭력 영상 공개 이후 마니푸르에서 계속되는 인종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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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라챈드퍼로 피신한 쿠키족 난민들에게 성경을 나눠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현지인 사역자
현재 추리챈드퍼의 모든 교회와 쿠키족 난민 캠프에서는 매일 시간을 정해 마니푸르 폭력 사태가 속히 종식되도록 기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쿠키족을 염탐하기 위해 잠입한 메이테이 폭도 5명이 7월 2일 쿠키 마을의 자원봉사자들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자신이 여러 폭동에 연루된 아람바이 텡골(Arambai Tenggol)에 소속돼 있다고 시인했고, 쿠키족들은 이들에게 즉각 보복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살려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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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라챈드퍼 쿠키족 난민 캠프 사람들 ⓒ현지인 사역자
인도 침례교단(ECA)은 마니푸르주 폭력 사태 이후 재정난으로 사역을 철수할 위기에 처했다. 메이테이족 폭도들의 공격으로 많은 교회가 불탔고, 대규모 난민을 돌보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현지 전문가는 “25년 전부터 선교해 온 인도 침례교단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아쌈주, 서뱅골, 구하와티, 임팔 외곽지역에서 개척 선교하여 교회와 학교 사역을 해 왔다”며 “이번 힌두 메이테이족 테러로 큰 교회 20여 곳이 불타자, 헌금이 없어 지난 7월 27일 선교부 총회장과 총무가 현장에서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ECA 교단 관계자는 “충돌로 인해 5명의 목회자 지역이 영향을 받아 더 이상 선교사들에게 봉급을 지불하지 못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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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라챈드퍼 쿠키족 난민 캠프 사람들 ⓒ현지인 사역자
현지 전문가는 “지금도 쿠키족 난민이 대거 머물고 있는 추라챈드퍼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아침과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선교지까지 철수해야 하는 급박한 현실에 처하게 되어 기도를 요청한다”며 “미국에서는 도와줄 준비가 되었다고 했지만, 인도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 도와주는 이들이 힌두교인이 아니라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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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라챈드퍼 쿠키족 난민 캠프 사람들 ⓒ현지인 사역자
현지 신학교에서도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매일 난민 캠프를 방문해 지원하고 있는 신학교 측은 식량, 의약품(심장약, 신장약, 구충제, 알약 항생제, 주사 항생제, 어린이 항생제, 어린이 시럽 감기약, 어린이 구충제), 영양제(어린이 종합비타민, 80~90대 영양제, 산모 영양제), 분유, 옷, 여성용품 등이 필요하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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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라챈드퍼 쿠키족 난민 캠프 사람들 ⓒ현지인 사역자
현지 전문가는 “힌두 메이테이족에 의한 기독교 쿠키족 학살 사건이 지구촌 한 지역에서 일어난 작은 분쟁으로 치부되지 않길 바란다”며 “쿠키족 난민이 기초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후원계좌: 우리은행 1006-701-559637 함께 하는 교회, 박동휘 목사 010-4924-7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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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람주의 쿠키족 난민 캠프 사람들 ⓒ현지인 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