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도 중국 내 종교 활동 위축 가능성 커
‘새장 속의 종교관리 및 종교자유정책’ 지속될 것

중국어문선교회가 2023년 새해를 맞아 변화하는 중국 사회 가운데 중국인 사역자가 제시하는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의 방향을 소개했다.

중국어문선교회가 매월 발행하는 웹진 ‘중국은주께로’는 2023년 1월호에서 중국인 사역자 쑨양이 기고한 ‘중국 상황 변화와 2023년 중국선교, 그리고 선교중국의 길은’이라는 기획에서 새해 중국의 대내외적 상황 변화를 소개하고, 건강한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을 이루기 위한 세 가지 방안을 나눴다.

선교중국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 활동 의혹과 위드 코로나 전환

쑨양은 “2023년을 앞두고 전 세계는 중국의 비밀경찰서 활동 의혹,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아니 허둥대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라며 관련 상황을 먼저 설명했다.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 활동 의혹’은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작년 12월 5일 중국이 유럽 18개국, 아시아 14개국, 아프리카 11개국, 아메리카 10개국 등 총 53개국에서 반체제 인사 등을 관리하기 위해 102개의 비밀경찰서를 운영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확산됐다. 이 보고서는 작년 9월 12일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발행한 ‘110 해외’(110 Overseas)의 후속편이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캠페인 국장 라우라 아르트는 지난 12월 27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과 해외 비밀경찰서와 공산당 통일전선부의 연관성은 명확하다”며 “통일전선부가 해외 정치영역뿐 아니라 재계, 학계의 단체와 인물들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켜 국가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르트 국장은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 교민 일부가 ‘연락관’으로 채용돼 중국 당국과 협업하고 있다”며 “중국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시 하이안(海安)현 리바오(李堡) 마을의 경찰과 통일전선지부가 해외에 비밀경찰을 조직하는 데 앞장섰는데, 이들은 한국과 미국, 호주 등의 중국 교민 대표와 유학생들을 고용해 비밀경찰 관련 업무를 시켰다. (한국 정부의) 최종 결론을 기다려 봐야겠지만 한국 정부의 초기 조사가 (다른 정부가 이미 한 조사들과)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듯하며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르트 국장에 따르면, 중국은 2014∼2022년 120개국에서 ‘여우사냥’, ‘스카이넷 작전’ 등으로 불리는 반체제 인사, 중국 소수민족 종교단체 수련자 등 본국 송환 작전을 벌여 1만 1,000 명을 잡아들였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정책에 대해 쑨양은 “중국에서 위드 코로나로 최대 100만∼2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학계 분석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라며 “중국산 백신은 ‘물 백신’이라 면역력이 떨어진다며 주민들이 접종하지 않으려 하고, 노령층 등 고위험군의 접종률조차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작년 12월 19일(현지 시각) 중국 성인 백신 접종률은 57.9%, 80세 이상 접종률은 42.3%에 불과하다고 보도했고, 파이낸셜타임즈는 12월 26일(현지 시각) 지난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억 5000만 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12월 초부터 중국 내 장례식장과 화장장이 포화상태라는 소식이 SNS와 외신 보도를 통해 전해졌지만, 중국 정부는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파로 전 세계는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은 1월 5일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서 자국으로 오는 2세 이상 모든 여행객은 항공사 탑승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일본은 작년 12월 30일부터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입국자 전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양성이면 7일 격리를 하도록 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서 들어오는 항공기가 이용하는 공항도 도쿄, 나리타, 오사카, 나고야 등 4곳만 이용하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국가별 관광산업을 지킨다는 이유로 공동 대응책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코로나 검사 의무를 부과했고, 스페인도 음성 확인서 혹은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중국 출발, 경유 여행객은 프랑스행 항공기 탑승 48시간 전에 받은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한국도 1월 5일부터 중국에서 국내로 오는 항공기와 배에 탑승한 모든 내외국인이 탑승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에서 음성이 나와야 탑승 가능하도록 했다. 장례식 참석 같은 인도적 목적, 공무 국외 출장자, 만 6세 미만 영유아, 확진일로부터 10일 이후 40일 이내인 경우는 입국 전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며, 코로나에 확진된 경우 이를 증명하고 확진일을 알아볼 수 있는 문서를 항공사에 제출하도록 했다.

◇“중국 내 종교 활동 위축… 인터넷상에서도 자유롭지 않아”

쑨양은 현 중국 상황에서 종교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로 “지난 10월에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시진핑 3기 1인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오는 3월에는 전국 양회를 통해 새로운 시진핑 시대의 1차 청사진이 정식 공표되고,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를 완전 정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험난한 환경과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2023년이 시진핑 1인 천하 원년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정치국상무위원에 리창(李强), 차이치(蔡奇), 딩쉐샹(丁薛祥), 리시(李希) 등 시 총서기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심복 그룹이 임명된 데 이어 또 다른 측근인 천이신(陈一新)이 첩보·간첩 색출과 더불어 국내 정치범 업무를 담당하는 실세 권력 기관인 국가안전부 부장에 임명됐다”며 “중국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정치국 24명과 정부 기관인 국무원 수장들이 노동자, 농민, 군인, 지식인, 학생 등으로 이뤄진 중국 내 각 분야 상위 소수 엘리트들의 연합체인 중국공산당원 9,670만 명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쑨양은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좌절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신(新)중국 성립 이래 중국교회를 향한 외부 환경은 결코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최고 지도자들의 종교정책에 따라 부침의 강도가 달랐을 뿐, 중국 기독교에는 결코 비단길 위에 편한 날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쑨양은 현재 인터넷상에서의 종교 활동조차 자유롭지 않은 상황을 전하며 “2022년 3월 1일부터 국가종교사무국령 제17호인 ‘인터넷종교정보서비스관리방법’이 시행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도와 선교 또한 매우 어려워졌다”며 “그러나 중국 정부도 크게 보면 약점을 갖고 있다. 종교를 대립과 소멸의 대상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쑨양은 “중국에서는 예고편 없는 정책은 없다. 통전부의 역할 강화도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2018년 3월 21일에 공개된 ‘당·국가기구 심화 개혁방안’에 따르면 당 중앙선전부(선전부)의 영향력이 대폭 강화되는 한편, 종교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국무원 직속 기구인 국가종교사무국이 당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에 흡수돼 당의 종교관리 감독이 더욱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소수민족 문제를 다루는 국가민족사무위원회와 해외 화교 업무를 맡는 국무원 교무판공실도 통전부에 통합됐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1942년 설립된 통전부는 비공산당 정파와 인사와의 교류를 총괄하는 중국공산당의 핵심기구로서 공산당의 의도대로 상대를 유인·포섭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다. 선전부는 중국공산당의 사상이나 노선의 선전, 교육, 계몽을 담당하여 중국 내 신문, 출판물,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등 모든 미디어를 감시하고, 국무원 내 문화여유부와 국무원 직속 기구인 국가방송텔레비전총국, 국가영화국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다. 또 당원, 비당원 모두를 감찰대상으로 할 수 있는 국가감찰위원회의 활동도 한다.

◇“중국교회는 기본기 충실하고 중어권 선교사들과 함께하길”

쑨양은 “중국은 사회주의 시기에는 종교자유정책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 특색의 종교자유정책은 종교 문제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기초로 수립됐고, 변증유물주의와 역사유물주의로부터 얻어낸 필연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종교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거나 행정명령의 방법으로 종교를 소멸시키려 하는 것은 모두 지극히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신도들을 대립 진영으로 내몰게 되고 중국의 현재와 미래에 불리하고 해롭기까지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공인교회인 중국 가정교회나 정부에 비협조적인 삼자교회에 대한 강경 조치는 일종의 예외 조치라는 것이 중국 당국의 논리라는 것이다.

쑨양은 그러한 면에서 중국선교, 선교중국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첫 번째 고려할 점으로 ‘종교에는 생성, 발전, 소멸이라는 객관적 규율이 있으므로 인간의 의지로 바꾸려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중국 정부가 무엇보다 잘 알고 있다는 기본적인 관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교 신앙은 일종의 사상의 문제이기에 단순한, 난폭한 방법으로 처리하지 말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교육해야 한다”며 “문화대혁명 기간 종교를 소멸시키려고 시도했던 방법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중국 지도자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국 성립 이전 100만 명도 되지 않았던 중국의 기독교인은 심각한 탄압 속에서도 4,000만∼1억 명에 달하게 됐고, 남북조 이래 ‘삼무일종(三武一宗)’의 박해 역사 속에서 중국 불교도 끊임없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쑨양은 “역사 경험과 과정에서 ‘종교의 중국화’가 구체화했고, 앞으로도 이 같은 관점에 따라 ‘새장(중국특색사회주의) 속의 종교관리 및 종교자유정책’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중국이 주장하는 종교자유정책이 결코 대다수의 국가에서 용인되는 종교 활동의 자유와는 다르게 적용되는 ‘아이러니’를 2023년에도 외부 세계에서는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 고려할 점으로 쑨양은 “2023년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의 길은 더욱 기본기에 충실한 중국교회와 화인을 포함한 중국인이 될 때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 성경을 글로 국한시키지 말아야 한다. 성경이 글로 쓰인 데 머물면 세상 속에 갇힌 새와 같아진다”며 “하나님의 말씀이 기독교인,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에서 일상이 될 때 엄청난 역동성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 말씀대로 일상의 삶을 살아내고, 교회가 교회 됨을, 기독교인이 기독교인 됨을, 그리스도의 제자가 그리스도의 제자 됨을 실현해나가는 것이 예기치 못한 시련도 이겨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2월 이래 시행되는 종교사무조례가 더욱 정교하게 적용될지언정 느슨해질 수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설령 목회자 없이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성도들이 함께 모여 성경을 읽고 묵상한 뒤 그 결과를 일상에서 보여주는 것만 허용, 제한된다고 해도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쑨양은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읽고 성령님과 깊은 교제를 통해 예수님을 더 깊이 알고, 사랑하고 행동하는 기독교인이 될 때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이 온전해진다”며 “우리 없이도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을 이루실 하나님이 우리를 동역자로 불러주셨고, 함께 그 길을 걸어가자고 하신다는 감격을 잊지 않는다면 2023년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교인은 어떤 불리한 상황이 닥친다고 해도 이겨낼 수 있고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또 이를 위해 “목회자를 비롯해 교회 리더들이 우선적으로 일반 성도의 본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며 “선교를 부르짖는 리더들이 온몸과 마음으로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굉음만 내는 꽹과리가 되기 쉽고, 선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고려할 점으로 쑨양은 “2023년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의 길은 중국 내에 아직 남아 있거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어권 선교사들의 열심과 헌신이 가능한 대로 한데 모이고, 처한 환경 속에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개별 또는 연합적으로 진행되도록 독려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화교권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 사역을 하면서 선교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선교중국 2030’과 관련된 사역자들은 중국교회 지도자들 전부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서 겸손하게 자신들의 부르심에 충실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중국 2030에 의구심을 가진 사역자들도 상대에 대해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동료들의 애씀을 존중하고 되도록 기도해주면서 자신들의 부르심에 애쓰면 된다”며 “각각의 선교 퍼즐이 제 위치에 맞춰질 때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은 완전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권면했다.

쑨양은 이와 관련해 “중어권한인선교사협의회(KMAC)가 MC2030, 한국중국선교협의회(KCMA), 치앙라이선교사회, 주태국한인선교협의회, 북태선교사협의회와 함께 ‘메콩포럼’을 통해 선교중국 전략과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은 좋은 시도였다”며 “이 밖에도 MC2030과 관련된 각종 모임에 중어권 선교사들이 참여하려고 애쓰고,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포럼을 KMAC와 KCMA가 공동 주최한 것도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2023년에는 세계교회와 선교단체, 선교사들이 연합하면서도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교인에 맞춰진 보다 내실 있는 모임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며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교인들에게는 야고보서 1장 2∼4절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을 나누고 싶다”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