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소그룹이 잘되려면 전문성 있는 평신도 리더가 세워지는 것이 너무 중요합니다. 소그룹 사역은 평신도 리더십 사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그룹 사역 전문 강사로 15년 이상 활동해 온 로이스 조 집사는 “교회의 본질과 회복과 부흥을 위해 소그룹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이스 조의 소그룹&리더십아카데미(SLA, Lois Cho’s Small Group & Leadership Academy) 원장이자 미연합감리교단 소속 소그룹 아카데미(UMC Small Group Academy) 훈련원장인 조 집사는 서울씨티교회(조희서 담임목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그룹 사역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운영방안에 대한 조언을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로이스 조 집사는 30여 년 전 교회 소그룹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FIDM(Fashion Institute of Design & Merchandising) 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국에서 만난 남편과 1990년 산호세의 한인교회에 다니게 됐다.
ㅡ소그룹 사역을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소그룹에서 성경공부를 하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학습자로 시작했고, 이후에는 소그룹이 너무 좋아서 ‘하나님께서 저를 사용하여 주신다면 소그룹에 쓰임받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했어요. 그 기도처럼 삶의 문들이 열리기 시작해서 소그룹 리더가 되고, 소그룹 리더들을 돌보는 멘토가 되고, 나중에 교회 공동체를 훈련하는 강사를 맡게 됐습니다. 그리고 장로교 교단 안에서 소그룹 파트를 맡아 일하게 되었습니다.”
ㅡ미국 개혁교회(CRC, Christian Reformed Church) 소그룹 사역팀 워크숍 국제강사와 북미주 소그룹 사역 부대표로도 활동하셨습니다.
“첫 성경공부 소그룹 안에서 인도자로 발탁되고 점점 리더십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CRC 교단 소그룹 사역 워크숍 강사가 되었습니다. 이어 소그룹 사역팀 미주 한인 부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주로 한인분들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외국의 한인 선교사들과 현지인들을 훈련했습니다. 한인 선교사분들을 위해 브라질, 호주, 우크라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가서 사역을 넓혀갔습니다. 러시아에서도 사역을 계획했는데, 비자까지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지 못했습니다.”
ㅡ소그룹의 중요한 기능은 무엇입니까.
“소그룹은 또 하나의 작은 교회와 같습니다. 교회가 해야 하는 일들을 소그룹에서 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영혼에게 접근할 때 교회의 모습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소그룹의 평신도들이 접근하는 것이 훨씬 더 가능성 있고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전도총동원주일은 믿지 않는 이들이 교회 앞문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면, 소그룹을 통해 들어오는 것은 교회 옆문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훨씬 더 수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총동원주일에 교회에 가는 것보다, 내 친구가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하면 가기 쉽습니다. 무조건 교회 정문으로 들어오라고 하여 각 그룹에 배정하는 것보다, 소그룹에서 교회 문화에 익숙하게 한 다음, 교회에 등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소그룹이 여러 가지 교회의 역할을 하지만, 저는 전도에 있어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ㅡ소그룹 사역이 전도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인가요?
“네, 요즘 사람들은 SNS를 통해 많은 것을 소통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고립된 것 같습니다. 소그룹은 사람들을 고립된 세상에서 꺼내주고 경쟁상대였던 주변인들이 동료로서 우정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소그룹은 교회에서 세상으로 끄집어낸 새로운 공동체, 이웃 같은 공동체입니다. 소그룹을 통해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살다가도 더 의미 있는 것을 고민하는 분들이 소그룹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를 돕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고 성찰해갈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소그룹은 유용하고 효과적입니다.”
“평신도 리더들을 세우는 것입니다. 소그룹은 평신도 리더십이 세워져서 평신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물론 담임목사님과 교구 목사님이 교회 전체 사역을 하시고, 소그룹은 전체 사역의 일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소그룹을 통해 평신도들도 교회의 리더가 되어 전문성을 갖고 목회자의 동역자로서 보조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신도 리더가 소그룹의 마인드와 개념, 목적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므로, 목사님들이 긴 안목으로 계속 지지해주고 훈련을 제공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그룹 리더 훈련의 기본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주도하여 가르치는 리더십이 아닌, 토론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소통하는 리더십입니다. 성경공부의 결론은 말씀 안에서 삶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을 받아들이는 시각과 감동은 매우 다양하므로, 서로 인정해주고 존중하고, 스스로 발견하고 생각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자발적으로 고백하면서 힘을 얻도록 해야 합니다. 이전까지는 소그룹에 참가해서 경청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참여해서 토론의 주인공이 되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
ㅡ평신도 리더를 세우는 소그룹 사역이 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까.
“평신도 리더는 평신도의 입장을 좀 더 헤아릴 수 있고, 평신도와 목회자와의 중간 역할을 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애매한 위치 때문에 목회자 입장에서는 평신도 편, 평신도 입장에서는 목회자 편일 것 같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고독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결국 애매했던 입장 때문에 오히려 누구보다 목회자를 잘 이해할 수 있고, 누구보다 평신도를 잘 이해하여 하나님 앞에 쓰임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소그룹의 형태는 있지만, 진솔한 소그룹 모임은 하지 못하고 행정적 관리, 조직 기관으로서 운영되는 곳이 많습니다. 진정한 소그룹은 그 안에서 가족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소그룹 안에서 내면의 깊은 것을 나누고, 서로 도우면서 진정한 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 것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런 모임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리더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행정기관의 관리인으로서 소그룹을 유지할 수도 있고, 진솔한 삶을 나누는 동역자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소그룹 리더 교육을 통해 배워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소그룹 사역이 어려운 또 한 가지 이유는 평신도 리더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리더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합니다. 소그룹 인원도 줄이고, 소그룹을 인도할 형식도 정해주어서 인도자가 부담이 없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리더의 부담이 줄어들면 리더십 형성이 효과적이고, 그러다 보면 소그룹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그룹 리더 1명이 10명 케어하는 것보다 5명 케어하는 것이 훨씬 쉽고, 3명 케어하는 것이면 나도 한번 리더를 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ㅡ소그룹 사역에서 유의할 점과 교회 상황에 적합한 소그룹 조직 및 운영방안이 궁금합니다.
“결국 소그룹은 교회와 별도가 아닌, 교회의 일부분입니다. 평신도 리더들이 실수하거나 착각할 수 있는 것은, 소그룹 사역을 하다 보면 소그룹 세계 안에 갇힐 수 있는데 우리에게 맡겨진 소그룹은 교회의 일부분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교회의 필요에 의해 앞으로 더 나아갈 수도 있지만, 중단, 지연 또는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소그룹 사역의 기본적 틀이 있지만, 교회 상황과 정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그룹의 규모나 리더십 모양도 다릅니다. 한 가지 형식이 최상인 것이 없고, 소그룹 자체가 교회를 세워나가는 일부분이므로, 교회에 적합한 방법과 구도로 가야 합니다.
CRC 교단에서는 소그룹 사역의 좋은 도구와 형태가 있었지만, 특정된 소그룹 형태였습니다. 침례교회, 감리교회 등 상황이 각기 다른 교회에서 훈련하다 보니 특정 형태의 학습법이 아무리 좋아도 교회에 다 맞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각 교회에 맞는 소그룹을 만들고, 적합한 리더십을 세우고 싶어 교단을 나오게 되었고, 지금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교회 상황에 제일 적합한 소그룹을 함께 찾고 컨설팅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그룹으로 유명한 새들백교회의 경우 소그룹의 종류도 수백 개, 모임도 수천 개입니다. 그 외에도 소그룹으로 성장한 교회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 목사님들이 이러한 미국교회 소그룹을 배우러 가시기도 하고, 새들백교회의 소그룹을 접목하려고 하는데 많은 경우 실패합니다.
새들백교회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소그룹에 더 많은 자유권을 줍니다. 다른 미국교회도 소그룹 성향에 맞게 주제와 교재도 선택하고 자유자재로 언제든 모이는데, 한인교회는 그것이 어렵습니다. 한인교회는 소그룹도 한 가지 형태로 가야지, 자유권을 주었을 때 오히려 익숙하지 않고 낯섭니다.
한인교회 소그룹은 중앙의 관할을 받으면서, 그 안에서 시간과 장소의 자유권을 주고, 성경공부를 너무 어려워하면 기도 모임이나 친교 위주로 모일 수 있습니다. 교회에 와서 너무 억압되고 형식에 맞춰야 하면 부담스러워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도 있어, 어느 정도의 자유권은 주어야 합니다.”
ㅡ코로나 팬데믹으로 소그룹 사역에도 변화가 있었지요?
“이전에는 소그룹 모임의 장소와 시간적인 장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도 절약되고, 집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나누는 것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소그룹 리더십에 대해 또 교육해주어야 했습니다.
팬데믹이 끝난다 하더라도 온라인 미팅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고 온라인에서도 만나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 준비를 교회에서 목회자분들이 해야 하는데, 목회자의 리더십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서울씨티교회의 경우 소그룹 탑 리더들을 6~7년 전부터 훈련하고, 전체 소그룹 리더도 훈련하여, 구역도 늘어나고 목장 리더들도 늘어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회는 소그룹 리더십의 부담을 어떻게든 줄여줄 수 있도록 적절한 소그룹 교재나 소그룹 인도 형식을 정해주어야 합니다. 또 평신도 리더십이 아무리 능력 있고 잘해도, 교회와 목사님의 리더십을 벗어나서는 절대로 온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평신도 리더십은 결국 교회를 돕는 목회자의 동역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 관점을 잃지 않아야 평신도 리더십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