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선교 40주년을 맞아 직장선교사회문화원(직선문, 설립이사장 박흥일 장로·원장 명근식 장로)이 향후 직장선교의 나아갈 길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제7회 직장선교 비전포럼을 22일 충무교회 본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온라인 유튜브에서 동시 생중계됐다.
작년 제6회 직장선교 비전포럼에서 직장선교의 과거 40년과 미래 40년의 큰 그림을 살펴보았다면, 올해는 그 연장 선상에서 직장선교의 세부 전략과 사업 계획, 추진 방법 등을 나누면서 직장선교사들에게 성찰과 비전을 제시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포럼은 직선문이 주최하고,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 세계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세직선), 한국기독교직장선교목회자협의회(직목협), 한국직장선교대학(직선대)이 함께했다.
1981년 한직선을 설립하고, 2018년에는 3억 원을 헌납하여 직선문을 설립한 박흥일 직선문 이사장은 이번 포럼 주제인 ‘직장선교 40주년! 향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기조발표를 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직장선교의 주요 사업과 과제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했다.
직장선교, 향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박 이사장은 “그동안 직장선교 기관의 주요 조직과 골격 등 하드웨어 부문은 거의 다 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미완성된 주요 사업을 직장선교 40주년을 계기로 꼭 추진 달성해야 할 것”이라며 ①직장선교센터 건립(매입) 추진 ②직선문 재단법인화 추진 ③교회와 직장선교협의회(교-직협의회) 구성 ④직장선교대학의 종합대학교화와 대학원대학교 개편을 강조했다.
직장선교센터 건립(매입)과 관련하여 박 이사장은 “초창기부터 직장선교회관을 목표로 노력하여 한직선 본부 사무실은 자체 소유하고 있으나, 한직선·세직선·직선문·직목협·직선대 등 모든 직장선교 관련 기관과 임회원들이 언제든지 모여 회의, 세미나, 교육 훈련, 각종 행사를 자유롭게 열 단독 건물 혹은 수도권 전철역 부근 빌딩 한두 층의 전용 공간이 꼭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저 자신을 포함한 역대회장, 이사장들의 솔선수범의 헌신과 헌물을 비롯하여 전국 임회원이 힘을 합칠 것”을 당부했다.
박 이사장은 이를 위해 “30억 원의 십일조인 3억 원을 이미 직선문 발족에 기부 찬조했지만, 추가로 1억 원 이상 헌납할 생각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역대 회장과 이사장, 주요 임원들과 유지의 기도와 협력을 부탁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교회와 직장선교협의회 구성의 근거로 “한국교회와 직장선교는 긴밀한 상호 협력 관계로, 둘이 하나 되고 협력할 때 교회도, 직장선교도 세상의 빛과 소금의 직분을 다 감당하리라 확신한다”며 “우선 예장통합, 기감 등 직장선교(후원)회가 조직된 교단 본부와 직장인교회 예배를 실시하는 교회, 직장선교연합회를 연결하고 차차 지역별로 관심 있는 중대형교회를 묶어 교회, 직장선교의 공식 가교와 채널을 직장선교 40주년에 꼭 만들 것”을 제안했다. 박 이사장은 “교회는 직장과 지역 사회의 선교·교육·봉사 생활센터가 되고, 직장과 사회는 교회의 선교·교육·봉사 대상센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때 주님이 기뻐하시는 바람직한 직장선교 모델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재 전국 지역·직능연합회에서 운영되는 10여 개 직선대를 하나로 묶어 종합대학교화, 대학원대학교로 개편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직장선교에 대한 확고한 소명감과 사명감을 가진 평신도 직장선교사와 직장선교 지도자를 이곳에서 훈련, 양성, 배출하여 모든 직장선교 기관이 활성화되고, 직장선교의 3대 목표와 비전을 이루는 선봉장과 전위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세부적으로는 △‘성시화운동본부’ ‘민족복음화운동본부’처럼 교회와 직장선교, 교역자와 평신도가 함께하는 ‘직장선교실천운동본부’ 또는 ‘직장복음생활화운동본부’를 중앙에 두고 지역·직능별 본부 또는 지부 두기 △‘예술인교회’ ‘체육인교회’처럼 새로 마련될 직장선교센터에서 주일날 직장인들에게 특화된 ‘직장인교회’를 시범 운영하고 은퇴직장인, 10~20대 예비직장인들을 위한 교육, 훈련하기 △사회적, 문화적, 예술적 선교 영역까지 포용하는 직장선교의 사회화, 문화선교화를 위해 직장선교중창단, 합창단 결성 및 운영, 장학선교 사업 추진, 동성애 등 반기독교적, 반성경적 사회문제에 대한 기도와 함께 성명서 발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대사회적 목소리를 유관단체와 협력하여 내기 △한직선·세직선·직선문·직목협·직선대 대표의 매년 상하반기 모임 △‘CBMC’처럼 한직선 중앙회와 한직선 ○○지역·직능연합회로 관계규정을 개정하는 등 명칭부터 일체감을 갖기, 한직선 홈페이지를 직장선교 기관을 총망라하는 ‘직장선교 총괄 연합 홈페이지’로 연구 개편하여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앞으로 10년 후면 직장선교 50주년, 즉 성경 상 큰 의미가 있는 희년이 된다”며 “이에 대비한 축제와 계획은 물론, 그 후 50년, 직장선교 100주년의 장기 비전과 마스터 플랜을 준비하고 수립하는 가칭 ‘장기 비전 차세대 마스터 플랜팀’을 젊은 현역과 은퇴직장인, 예비직장인까지 포함하여 추진 운영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교회와 선교적 측면’에서 직장선교에 대해 발제한 손윤탁 남대문교회 담임목사(직목협 대표회장)는 “종말의 때 선교의 완성은 결국 이 시대 땅끝이라고 할 수 있는 직장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직장을 끝 날 시대 땅끝으로 보는 이유는 18세기 중반 이후 산업화로 모든 삶이 직장 중심으로 바뀌고, 모든 직장은 가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이어 “직장선교 40년의 역사는 한국교회가 가진 마지막 사역의 현장”이라며 “직장은 평일에 흩어지는 교회로 선교적 기능의 구체적인 실현 장소”라고 덧붙였다.
손윤탁 목사는 특히 “40년의 세월, 달라진 환경과 사회적 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는데도 여전히 직장선교 기본적인 원리를 그대로 고수하는 것은 신학적 배경이 영원히 변치 않는 성경적 원리에 근거했기 때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직장선교의 형태와 모델로 △직장인예배 △직장인 선교를 위한 후원과 협력 △지역별 직장선교단체 후원을 위한 조직을 제시했다.
손 목사는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가 직장인이고 평신도이며 삶 자체가 예배임을 강조하는 오늘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전통적 성서신학은 물론 적어도 평신도신학, 일터신학, 마을과 가정 목회, 다양한 생활 환경 속에서 관계전도에 이르기까지 신학의 영역을 넓혀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선교하지 않으면 교회가 아니라는 분명한 명제 앞에 한국교회가 교회 자체의 직장인예배도 중요하지만,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네트워크를 통한 직장선교도 절실하다”며 “전국적으로 소외되는 지역 없이 한직선의 우산 아래 다섯 개의 직장선교 기관이 하나 되어 모든 직장이 지상명령을 준행하는 현장이 될 수 있도록 승강장(Platform)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직장과 사회적 측면’에서 ‘코람데오 신앙과 소명의 직장인’을 주제로 발제한 김영한 기독교학술원 원장(샬롬나비 상임대표)은 “직장선교의 핵심은 복음이 우리의 삶 속에서 생활화되는 것”이라며 “교회가 세상에서 부르심을 받아 구원받은 성도가 모이는 공동체(에클레시아, ecclesia)이면, 직장은 세상으로 흩어지는 공동체(디아스포라, diaspora)라고 할 수 있다. 또 직장은 생계가 아니라 소명이라는 것이 가장 핵심적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신학적으로 보면 이것은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소명을 발견한 종교개혁자들에게서 나왔다”며 “이들은 거룩성이 종교적 제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성이 하나님의 은총이 임재하는 신성한 영역이라는 ‘성속일원론’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원장은 “종교개혁자들과 그의 후예인 청교도들은 삶을 소명으로 알고, 말씀과 성령 안에서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면전(코람데오, coram deo)에서 살았다”며 “이에 따라 세상 직장에서는 정직한 이윤 추구, 공공성, 가치 추구, 사회 공헌, 사랑과 공의, 이웃 사랑, 배려와 상생, 검소와 절제, 섬김과 나눔 등 복음의 윤리성이 실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생활 방식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예배와 전도, 선교방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한 원장은 “직장선교가 역동성을 잃지 않으려면 하나님 앞에 인격적으로 서는 종교개혁자들의 사도적 신앙을 따라서 끊임없이 하나님 말씀으로 되돌아가고, 성령 안에서 기도해야 한다”며 “그리하여 하나님을 개인적, 인격적으로 만날 때 우리의 직장이 단순한 생계 거리가 아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내는 광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포럼이 후대 사회를 향해 진정한 직장선교의 유산을 남겨주는 귀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문화적 예술적 측면’에서 발표한 구성모 성결대 문화선교학과 교수(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는 “오늘날 직장선교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고, 특별히 선교적 차원에서 직장은 상당히 중요한 교차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이뿐만 아니라 직장이 직장 사주의 목적 수행을 위한 직장인들의 참여를 넘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그러면서도 역동적인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변해가야 할 시점에서 문화예술은 중요한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며 “예술분야를 직장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돈벌이 직장에서 매일 새롭게 다가갈 미래 에너지를 만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곳으로 그 의미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문화예술의 향유가 모든 사람의 보편적 권리라면 문화적 권리 실현의 기초는 바로 문화예술교육”이라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확대를 중장기 직장선교 과제로 채택하여 정착하도록 팀을 구성하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 교수는 구체적으로 △직장 단위, 지역 단위의 직장간 기독교 문화예술을 위한 네트워크 조성 △문화예술교육 준비 △직장에서 가능한 다양한 소규모 문화예술 참여 가이드 제시 △문화예술을 고양하기 위한 지속적, 다양한 활동 사례 개발을 위한 연구 활동, 연구소 설립, 연구용역을 통한 해외 사례 연구, 요즘 직장인의 기대를 파악하여 구체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구 교수는 “한직선이 문화예술 영역을 향후 40년 미래 활동의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준비하는 것은 커다란 희망”이라며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한국 직장생활에 변화가 일어나 직장생활의 질을 향상케 하고, 기독교 문화가 전방위로 새로운 전환기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재병 원장은 “손윤탁 목사의 발제가 교회의 직장선교의 사명과 책임을 일깨워주고 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전략적인 직장선교의 모델과 형태를 제공했다는 데 감사드린다”며 “매일 그리스도의 제자로 실천하기 위해 안건상 교수의 ‘일상과 일터에서 성경적 영성 실천 및 훈련’ ‘선교적 성경읽기’ 등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세월 일터 현장에서 선교한 코치이자 일터 변혁 학자로서 저는 ‘연합의 선교’ ‘약함의 선교’ ‘기도의 선교’ ‘제자훈련의 선교’를 직장선교 전략으로 제시하고 싶다”며 “이는 직장선교의 핵심 요소로,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성찰과 연구, 실천을 통해 직장선교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국일 교수는 “역사가 짧은 한국교회는 종교 색채가 강한 예배, 기도, 성경공부 등과 같은 직접적 형태의 신앙생활을 강조하지만, 반면에 신앙이 삶 속에 녹아 들어가 문화와 예술로 승화된 기독교의 문화적 표현은 부족한 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아직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나 사회와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기독교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다만 교회 안에서 교인들 사이에만 소통하는 찬양문화나 뮤지컬 같은 교회문화만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그런 점에서 구성모 박사님이 제시하는 것을 전적 동의하며, 이제 한국교회가 선교 2세기를 향해 나아가면서 우리가 믿는 신앙을 세상에 증언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즉 기독교 신앙을 일상에서 실현하며, 세상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와 예술작품으로 승화하며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직장선교 비전포럼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는 한직선 중앙위원회가 함께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