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장 축사·9개 기관 비전 선포, 오덕교 총장 특강

2026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
▲행사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
1832년 일찍이 충남 보령 고대도 등에 머물며 복음을 전한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Karl Gutzlaff)의 정신과 발자취를 기억하고,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보령시기독교연합회(회장 황택상 목사)가 주최하고 (사)보령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이사장 최태순 목사)가 주관한 칼 귀츨라프 보령 선교 194주년 기념 ‘2026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가 지난 7월 21일 충남 보령시 대천중앙장로교회(담임 최태순 목사)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독일 출신 개신교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는 1884년 알렌, 1885년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보다 50년 가까이 앞선 1832년, 영국 상선 로드 암허스트(Lord Amherst)호를 타고 7월 17~18일 황해도 장산 앞의 ‘큰 섬’인 백령도(James Hall Island)에 처음 도착했다. 이어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외연도와 녹도(Lok-taou), 불모도, 동소도(東小島)를 거쳐 7월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깊은 만과 안전한 항구를 갖춘 원산도의 ‘간경이라고 불리는 만(A bay called Gan-keang)’에 머물며 복음을 전했다. 또 8월 7월부터 8일까지 간월도와 안면도 일대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8월 17일 제주도 가파도를 통과하며 제주도를 동북아 선교의 전략적 거점으로 제시했다.

2026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
▲보령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 이사장 최태순 목사(대천중앙장로교회)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
이번 세미나는 특히 1832년 7월 21일 귀츨라프를 태운 로드 암허스트호가 충남 보령 외연도에 도착한 지 19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 예배는 보령밀알성결교회 이의혁 목사의 사회로, 보령시장로연합회 회장 강보원 장로(주산제일장로교회)의 대표기도에 이어, 보령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 이사장 대천중앙장로교회 최태순 목사의 ‘그리스도인’(행 11:19~26)이라는 제목의 말씀으로 이어졌다. 최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예수님과 같은 사람,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사람”이라며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역시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
▲엄승용 보령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
2부 선포식은 윤나리 아나운서의 사회로, 엄승용 보령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엄 시장은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를 계기로 귀츨라프의 역사와 정신을 알리는 종교·문화·예술 콘텐츠 제작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사)보령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이사장 최태순 목사), 세계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대표회장 김미경 권사), 보령시예벗선교합창단(단장 김기대), 한국국제기드온협회 보령캠프(대표 백상호 장로), 보령시직장선교연합회(회장 장은옥 권사), 보령시기독교청년연합회(회장 오승현), 보령시기독교장로연합회(회장 강보원 장로), 귀츨라프한글문화원(대표 노광국 장로), 보령시기독교연합회(회장 황택상 목사) 등 9개 기관 대표가 ‘칼 귀츨라프의 날’ 비전선포문을 낭독하고 행동강령을 선서했다.

2026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
▲9개 기관 대표가 ‘칼 귀츨라프의 날’ 비전선포문을 낭독하고 행동강령을 선서하고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
또한 안세환 흥덕교회 목사는 축시 ‘귀츨라프의 꿈’을 낭독했으며, 보령시예벗선교합창단은 ‘믿음의 고백’,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를 특별찬양해 은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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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예벗선교합창단(단장 김기대)이 찬양하고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
3부 기념세미나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오덕교 총장의 ‘칼 귀츨라프의 한국 인식과 선교전략’에 대해 특강으로 진행됐다. 오 총장은 “당시 서구 사회가 조선(영어로 ‘Corea’ 표기)을 중국의 속국 정도로 인식하던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귀츨라프는 조선을 독립된 국가로 이해했으며, 한국인을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지니고 문자와 학문을 존중하는 민족으로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귀츨라프는 조선을 해양 국가로서 높은 발전 잠재력을 지닌 나라로 인식했지만, 낙후된 정치제도가 우수한 민족적 역량과 국가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는 점까지 통찰했다”고 평가했다.

오 총장은 “귀츨라프는 단순히 한국을 최초로 방문한 개신교 선교사가 아니라 한국 개신교 선교의 신학적 원형과 선교전략을 가장 먼저 제시한 선구적 선교사”라며 “그의 사상과 비전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다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선교 유산”이라고 주장했다.

2026 칼 귀츨라프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오덕교 총장이 ‘칼 귀츨라프의 한국 인식과 한국 개신교 선교의 기원’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귀츨라프한글문화원
질의응답 시간에는 원산3리 박웅규 이장이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구 문헌에는 칼 귀츨라프 일행이 원산도(The Island of Wonsan, 프랑스어로 ‘Ouen-san’)에 정박한 사실이 분명히 기록돼 있고, 이를 기념해 1982년 원산도해수욕장에는 독일대사관과 네덜란드대사관 등이 ‘1832~1982 칼 귀츨라프 원산도 방문 150주년 기념비’를 세웠다”며 “왜 조선 측 기록에는 500톤급 로드 암허스트호가 300톤급 이상의 선박은 접근조차 어려운 고대도 후양(後洋·뒷바다)에 나타난 것으로 기록돼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오덕교 총장은 그 당시 극심했던 천주교 박해와 1816년 바실 홀(Basil Hall) 일행의 방문 이후 서양 선박과 접촉한 지방관이 문책을 받은 전례를 언급하며 “지방관이 중앙정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책임과 처벌을 우려해 실제 접촉 장소와 상황을 달리 보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고대도 앞바다와 원산도 앞바다가 지리적으로 서로 마주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선 측 기록에 등장하는 ‘고대도 후양’이라는 표현 역시 당시의 행정적 보고 관행과 정치·사회적 상황을 함께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귀츨라프의 1832년 보령 선교는 외연도와 녹도·불모도·동소도(東小島)·원산도·간월도·안면도 등 보령 연안의 여러 섬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한 연속적인 선교 여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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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세직선 문화예술본부장인 테너 박용렬, 한직선 감사 김진혁 장로, 세직선 사무총장 김헌수 장로(홍주예인예술단 단장), 세직선 지도목사 정성봉 목사(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 상근부회장), 보령기독교역사문화선교사업회 상임이사 안세환 목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오덕교 총장, 박신호 박사(미국 캐롤라인대학교 귀츨라프 경영학), 세직선 대표회장 김미경 권사(홍주예인예술단 제작본부장), 귀츨라프한글문화원 대표 노광국 장로 ⓒ귀츨라프한글문화원
한편, 귀츨라프 선교사는 조선 방문 당시 조정에 통상을 요구하며 한문 성경과 교리서를 전달했고, 주민들의 도움으로 주기도문을 최초로 한글어로 번역했다. 또 직접 한글을 배워 영어 논문 ‘한글에 대한 소고(Remarks on the Corean Language)’ 등을 발표해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사양 학계에 최초로 체계적으로 소개했다. 이뿐 아니라 기근에 시달리던 주민들에게 서양 감자 종자 및 재배법과 야생 포도 재배법을 전수했고, 약을 처방해 주어 서양 선교사로는 최초로 근대 의술을 베풀었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조선뿐 아니라 태국, 중국 등에서도 사역하며 최초의 태국어 성경책을 번역하는 등 동아시아 선교에 큰 업적을 남겼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의 의의에 대해 “19세기 조선에서는 천주교에 대한 심한 박해로 약 400~600명의 천주교 신자가 순교했으며, 보령 역시 대표적인 천주교 순교지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1832년 여름 칼 귀츨라프가 원산도에서 조선 천주교 신자들과 만난 사실은 한반도에서 개신교와 천주교가 최초로 접촉한 역사적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칼 귀츨라프가 복음을 전했던 충남 보령시 원산도는 개신교와 천주교가 함께 기억하는 공동의 역사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으며, 백령도·원산도·제주도를 연결하는 ‘칼 귀츨라프 미션아일랜드 브릿지 뉴딜 문화운동’의 중심 거점으로서 국내외 교회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보령시, 보령시기독교장로연합회, 보령시직장선교연합회, 보령시기독교청년연합회, 보령시예벗선교합창단, 한국국제기드온협회 보령캠프, 세계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귀츨라프한글문화원, 충청남도의회 김현이 의원(기획경제위원회), 편삼범 의원(교육위원회), 최은순 의원(보건복지환경위원회), 보령시의회 권승현 의원(자치행정위원장) 등이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