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여성 1명당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2018년 1명보다 적은 0.98명으로 떨어진 이후 2019년 0.92명, 2020년 0.84명으로 감소 추세다.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 상태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21년째 유지 중이다. 이는 OECD 주요국뿐 아니라 세계 최저 수준이며, 유례없는 최장 유지 사례다. 이탈리아는 1993~2003년까지 11년 만에, 독일은 1992~1995년까지 4년 만에, 일본은 2003~2005년까지 3년 만에 초저출산 국가에서 벗어났다. 이탈리아는 1.19명, 독일은 1.24명, 일본은 1.26명을 각각 최저점으로 찍은 뒤 합계출산율이 올라가 최근 이탈리아가 1.39명, 독일이 1.41명, 일본이 1.43명 수준이다.
초저출산 상태인 대한민국은 2007년부터 국민 평균수명이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최장수 국가로 진입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국가가 된 것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2006년부터 15년간 총 224조 6,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예산 투입 시 출산율이 잠시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지면 급감한 출산율을 지금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인사말을 전한 오정호 미목 대표회장(새로남교회 담임목사)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미목이 저출산 문제에 대한 기독교인의 책임을 다루는 포럼을 개최하게 되어 감사하다”며 “저출산 문제로 사회학적 차원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영적 차원에서 다음세대가 사라지면 한국교회 미래가 사라진다. 그러므로 어떻게 주의 자녀들을 세울지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나라도, 경제도 어렵고 예배도 어려워졌으나, 용광로 같은 과정을 통과하면서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여 알곡 목회자, 알곡 성도, 알곡 교회로 주님 앞에 드려지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인 백선희 서울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저출산 정책의 주요 내용과 비영리 부문의 협력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백 교수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와 사회경제적 영향을 소개하고, 저출산·고령화 위기의 대응과 한계, 협력 방안 등을 제안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로 2020년 5월 기준 신규 소멸위험지역으로 12개(부산 서구, 대구 서구, 인천 동구, 강원 강릉·동해·양구·인제, 경기 포천·여주, 전라 나주·무안, 충북 제천)를 소개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유소년과 노년 부양비 부담, 노동력 부족, 경제 성장·유지의 문제, 학력인구 감소로 교육인프라 공급 과잉, 병역 자원 부족, 농촌 공동화 등의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백 교수는 정부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하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소개하며 “이번 계획은 전반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보편적 육아휴직 확립, 근로시간·장소의 유연한 전환 지원, 성평등한 노동권 보장, 부모 양육부담 경감 및 서비스 공공성·책임성 강화, 아동 성장에 필요한 소득·주거·보호·안전 등 기본권 보장, 생애 전반 성·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 부문 협력 사례로 2009년 전국 567개 단체가 참여해 16개 지역본부가 출범한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서울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정책에 교회 등 종교계 참여, 서울시 돌봄공동체·경제공동체 회복 위한 교회 협력, 아동 생존·발달·보호·참여권 존중, 육아보장을 위한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 교계 기관들의 저출생 문제의 공동 협력 등을 들었다.
쉐마교육연구원 원장인 현용수 박사(전 서울교대 초빙교수)는 ‘저출산 극복한 이스라엘의 쉐마교육 연구와 교회 임상 결과 발표’(저출산 극복 대안 제시)에서 “출산율이 7.1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정통파 유대인(일반 유대인 3.1명)이 고출산을 유지하는 이유는 구약의 지상명령을 실천하여 쉐마교육을 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동포인 현 박사는 정통파 유대인 공동체에서 20년간 랍비들과 생활하면서 40여 권의 유대인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저출산율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저출산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과 인간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인간은 결혼해야 하고 결혼을 하면 자녀를 많이 낳아야 하는지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 박사는 유대인과 한국인의 출산율에 큰 차이가 나는 본질적인 이유 역시 “인생의 목적과 결혼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인은 결혼 목적을 보통 ‘개인의 행복’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유대인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이루는 것, 즉 구약의 지상명령적 측면에서 ‘경건한 자녀’의 생산(말 2:15)과 ‘말씀 맡은 자’(롬 3:2)로서의 양육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약의 지상명령은 하나님이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주신 지상명령으로, 가정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자손대대로 전수하고, 의와 공도를 지켜 행하라는 명령(창 18:19, 신 6:4~9)”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약 교회는 후자에 편중하면서, 2000년 동안 살아남은 교회가 없다고 했다. 그는 “예루살렘교회와 소아시아 지역 초대교회가 모두 죽었다. 유럽교회도 죽었고, 미국교회는 죽어가고 있고, 한국교회는 이제 죽기 시작했다”면서 “각 세대 교회들이 다른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수평적 세계선교에는 성공했는데, 자손대대로 신앙을 전수하는 수직선교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이방전도가 없었던 구약시대에는 천국 확장을 위해 자녀를 많이 낳는 길밖에 없었다면, 신약시대에는 두 가지 방법이 모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용수 박사는 자녀를 많이 낳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양육하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유대인 탈무드에 ‘하나님의 은혜는 아내를 가진 자에게만 내린다’ ‘모든 교사는 아내를 얻지 않으면 안 되며, 모든 랍비는 결혼한 사람이어야만 된다’고 한다”며 “이런 교사의 조건은 신약시대 바울의 교훈에도 그대로 나타나 감독, 장로, 집사가 될 조건은 아내를 가지고(딤전 3:2~5, 12, 딛 1:6),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고(딤전 3:4, 12), 불순종하는 일이 없는 믿는 자녀를 둔 자(딛 1:6)라고 한다”고 말했다. 현 박사는 곧 “교회의 지도자가 되려면 부모가 가정에서 유대인처럼 쉐마교육을 잘 실천하고, 선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며 “선한 열매는 자녀를 말씀의 제자(롬 3:2)로 삼는 것이고, 그런 열매가 있는 자에 한해 남에게 전도하여 ‘말씀의 제자’를 삼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자는 목회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목사나 장로들부터 유대인 랍비들처럼 자녀를 많이 생산해야 하고,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말씀의 제자를 삼아야 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에게 성경적인 삶이 무엇인지 본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쉐마교육의 유익으로 “①온 가족 공동체의 특별한 단결력이 강화된다 ②자녀들이 자기 가문의 중요성과 자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문의 번영과 영광을 위해 공헌하고 싶어 한다 ③맏이가 자신이 가져야 할 특권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일찍 철이 든다. 수직문화를 선호하고 수평문화는 멀리한다. 다른 자녀들도 함께 철이 든다 ④맏이뿐만 아니라 그 밑의 자녀들도 집안일을 서로 기쁨으로 돕기 시작한다 ⑤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해진다 ⑥가문이 대를 이어 신앙이 전수되고 번성한다 ⑦아비가 성문에서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시 127:3~5). 이것이 최고의 노후대책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교회를 향한 제언으로는 “한국 정부가 쉐마교육을 장려하지 않는다면 교회만이라도 쉐마교육을 장려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기독교 인구 1,000만 명이 쉐마교육을 장려하여 가정마다 자녀를 많이 생산하면 머지않아 2,000만 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쉐마교육을 실천하면 자손 대대로 신앙도 전수될 수 있다”며 “자녀 생산은 세월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를 통해 몇백 년 후에는 대한민국이 신본주의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명진 목사는 “저출산 문제는 물질 중심주의 등 세상적 가치관이 기독교적 가치를 잠식해버렸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다산의 사고,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정책을 제시하고 방송을 한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을 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완 목사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나 사회 정책만으로 안 되고, 각 교단의 인식과 대책 마련, 범 교단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특히 “미래목회포럼이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동일한 날, 인구절벽 현상·저출산의 심각성·결혼과 다자녀 출산의 필요성 등 동일 주제로 메시지를 선포하는 설교 캠페인 형식으로 연중 여러 차례 전개하면 저출산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