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마태복음 6장 9절)
한 사람의 이름이 그 사람을 대표하듯이 하나님의 이름은 하나님의 속성과 성품을 대표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이름에 대한 의미를 분명히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마틴 루터는 “이 땅에서 최고로 많이 희생을 당하는 것이 주기도문이고, 그보다 더 희생당하는 것이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많은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나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이름의 의미를 모르고 사용하며, 주기도문에서도 그 의미를 모르고 ‘이름이 거룩하게 하옵시며’라고 기도할 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신가? 그의 사역에서 자연을 다스리시고, 사망을 정복하시고, 죄를 용서하시고, 율법을 완성하시므로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을 하였기 때문에 그는 하나님이시다. 그가 하나님이신 이 진리에 대해서는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라고 기록했고, 이 말씀이신 하나님이 육신의 몸을 입고 오셨음에 대하여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내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고 말씀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님이 육신의 몸을 입고 오신 것을 신학적인 용어로 도성인신(道成人身, Incarnation)이라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의 몸을 입고 오셔서 우리에게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주기도문에서 기도를 가르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이신 자신을 기도의 대상으로 포함하신 것이다.
2. 하나님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다른 이름들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생명의 떡, 생수, 길, 진리, 생명, 부활, 선한 목자, 하나님의 어린 양, 골짜기의 백합화, 문 등으로 표현되었다. 구약성경 이사야 9장에서는 하나님 자신에 관해 제시하신 모든 것을 우리 앞에 제시하실 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적인 이름들을 열거하고 있다. 즉 기묘자(奇妙者, Wonderful), 모사(講士, Counsellor), 전능하신 하나님(The Mighty God), 영존(永存)하시는 하나님(The Everlasting Father), 평강의 왕(The Prince of Peace) 등으로 기록한다. 예수님은 주기도문에서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기도하라고 하시면서, 자신을 표현한 이름들에 대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기를 원하신다.
3. 하나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1)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이적과 표적과 기사가 일어난다. 사도행전 4장 30절에 ‘손을 내밀어 병을 낫게 하옵시며 표적과 기사(奇事)가 거룩한 종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의 기록처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이 선포되는 곳에 오늘날도 이적과 표적과 기사가 일어나도록 믿음으로 사모해야 한다.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주기도문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믿음으로 기도할 때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의 능력의 역사가 나타난다.
2)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복음을 전파할 때 구원의 능력이 나타난다. 성경에는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행 4:12)고 기록되었다. 복음 전도에 있어서 구원의 능력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지고 전할 때이다. 우리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면서 주기도문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기도할 때 구원의 능력이 나타난다.
3)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삶의 현장에서의 고난도 기뻐할 수 있다. 사도행전 5장 4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나니라’의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고난과 환난당하는 우리의 삶이 있을지라도 ‘이름이 거룩하게 하옵시며’라고 믿음으로 기도할 때 삶의 기쁨이 넘친다.
4.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진정한 주기도를 드릴 때 어떤 삶을 살 수 있는가?
다같이 기도할 때 우리의 삶은 스스로 거룩하신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임에 대하여 이사야서 6장 3절에 ‘서로 창화하여 가로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라고 기록한다. 인생이 하나님을 거룩하게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하나님의 거룩이 우리의 삶을 통해서 나타나야 한다고 성경은 말한다.
구원받은 이후의 성도의 삶은 그 거룩하심이 계속 드러나야 한다. 이것을 구원 얻은 성도들의 성화(聖化, Sanctification)라고 한다. 어떻게 거룩하심이 계속 드러날 수 있는가? 주기도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를 통해 드러난다.
기도할 때마다 주문이나 독백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우리의 신앙생활 전반에 나타나는 삶을 살도록 마음에 깊이 묵상해야 하겠다.
5.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는 진정한 주기도문의 정신으로 사는 삶은 무엇이며(What), 어떻게(How) 사는 것인가?
1) 그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않는 삶이다. 출애굽기 20장 7절에는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계명은 언급하고 있다. ‘망령되이’란 말의 히브리 성경을 영어 성경에서는 헛되다(Vanity)로 번역한 곳이 있다. 이 뜻은 허탄, 무익, 허사, 허망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망령되이』라는 말의 뜻을 가지고 하나님 여호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의미 없이 허탈하게 불성실하게 불러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남용되거나 오용되거나 악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는 그분 자신의 이름이 더럽혀지도록 그대로 묵인하시지 않으신다. 마태복음 12장 36~37절에서는 ‘사람이 무슨 유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고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상대방을 저주하는 욕설에 하나님, 혹은 예수라는 이름이 섞여 사용되는 것을 흔히 듣는다. 매우 잘못된 일이다. 미국에서 교육받고 자라는 성도의 자녀들도 화가 나면 함부로 그런 욕설을 사용하는 것을 본다. 큰일날 일이다. 우리는 어떤 때 짐승의 이름을 들먹이며 욕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까지도 조심해야 한다. 주기도문의 진정한 정신을 가지고 사는 삶은 망령되지 않는 입술의 성화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이 드러나는 거룩한 삶(‘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2) 그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거룩하고 신령한 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 드리고 하나님의 거룩이 드러나는 삶을 살 수 있다. 시편 45편 11절 ‘저는 너의 주시니 너는 저를 경배할지어다’, 요한복음 4장 24절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 배할지니라’는 말씀처럼 예배는 진정으로 드려야 한다. 예배는 그 요소 가운데 영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배에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그 자리에 임재하신다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거룩이 드러나는 거룩한 삶은 참된 예배를 드릴 때이다.
3) 그의 이름으로 주의 날을 거룩하게 할 때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 드리고 하나님의 거룩이 드러나는 삶을 살 수 있다. 예레미야 17장 22절 ‘안식일을 거룩히 할지어다’, 계시록 1장 10절 ‘유대인들의 안식일 대신에 들어온 그리스도인의 안식일은 주의 날’(The Lord's day)이라 불리워진다. 우리는 이날에 엄숙한 태도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봉헌할 때 하나님의 거룩이 드러나는 거룩한 삶(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을 살아갈 수 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드러나는 거룩한 삶 살길
필자가 쓴 논문에서, 주기도문을 드릴 때의 성도들의 자세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에 대해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도록 기도하는 자세를 갖는가?’라는 질문지를 냈었는데 72.5%가 예(그렇다)라고 대답했고, 3.9%는 아니오, 10.7%는 가끔, 12.9%는 모른다고 했다. 이 수치가 한국 기독교인들의 주기도문에 대한 정신과 기도의식 구조 현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보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분석해 본다. 즉 한국교회 교인들의 삶은 대다수가 그분의 이름을 거룩하게, 또한 그의 이름에 영광되도록 살아가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한국교회의 앞날을 밝게 한다고 본다.
그러나 10명 중 한 명 혹은 두 명은 형식적인 성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한 명이 그의 이름을 망령되이, 헛되게, 욕되게, 신앙 생활할 때 예수 믿는 모든 성도가 욕을 들을 수 있고, 예수 믿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라는 말을 듣게 되기도 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은 앞으로 주기도문의 첫 번째 간구를 드릴 때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드러나는 거룩한 삶을 통하여 하나님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계속>
김석원 목사
국제기도공동체(GPS, Global Prayer Society) 세계주기도운동연합 설립자 및 대표
CCC 국제본부 신학대학원 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