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닫힌 것 같지만 아직 많은 창의적 기회 열려 있어
기존 단기선교여행에 대한 총체적 진단과 반성 필요
국내 거주 외국인 선교사역과 도시선교 중요성 부각
비대면 방식 통한 선교 지원사역 활발하게 일어나야
전문 사역팀에 의한 보다 전략적인 단기선교사역 요구
현지 교회와 현지 사역자 세우는 내부자운동에 주목

“단체로 해외를 다녀오는 선교여행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선교를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어려워진 선교현장은 더욱 준비되고 헌신된 전문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자발급 중단, 입국 제한 등으로 지금까지 수행해오던 방식의 단기선교여행이 불가피하게 중단됐다. 지난 8월 미션파트너스 산하 전문위원회인 21세기 단기선교위원회가 설문 조사한 결과, 올여름 코로나 사태로 약 65%(응답자 300명 중 195명)는 단기선교여행이 취소되고, 15%(300명 중 45명)는 국내에서 대안적 선교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대안적 선교활동은 국내 선교사 훈련, 온라인 선교, 기도회, 이주민 선교, 선교사 재정 지원, 일시 귀국 선교사 섬김, 지역교회와 지역사회 섬김, 재해지역 봉사활동 등이었다.

30일 ‘코로나 시대, 단기선교는 끝났는가’라는 주제로 단기선교 포럼이 온라인 줌과 유튜브로 열렸다. 미션파트너스와 21세기 단기선교위원회가 주최, 주관한 이 포럼은 현장 중심의 건강한 단기선교여행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개최됐다.

21세기 단기선교위원회 위원장 황예레미야 선교사(그나라선교회 대표, 동아시아 순회선교사)는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은 단기선교여행을 일시에 멈추어 서게 했고, 입국이 가능하다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선교팀이 방문해온 캄보디아는 한국인 입국이 가능하지만,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3천 달러를 요구하다가 최근에는 2천 달러로 줄었지만 여전히 적은 비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10월 4일 외교부 집계에서 여전히 72개 국가‧지역은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6곳은 입국 시 시설 격리, 85곳은 사증 발급 중단, 자가격리 권고, 도착 시 발열검사, 검역신고서 제출 요구 등 입국 요건이 까다롭다”며 “입국과 귀국 시 자가격리와 위치 추적 요구만으로도 지금까지 수행해 온 방식의 단기선교여행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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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홍빈 목사, 유근영 선교사, 차요셉 선교사, 한철호 선교사.(황예레미야 선교사님은 보안상 사진을 게재하지 않습니다.) ⓒ미션파트너스 유튜브 영상 캡처
코로나19의 장기화가 현실이 되고,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지역교회가 세계선교에 응답하기 위해 가장 활발히 진행해 온 단기선교여행의 패러다임과 전략에도 변화가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 선교와 단기선교여행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황예레미야 선교사는 이에 앞서 그동안의 단기선교여행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반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경봉쇄가 완화되고 다시 이동이 가능해진다 해도 그동안 해온 방식의 단기선교여행을 계속하는 것은 세계선교에 역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선교적 관점에서 성경을 치열하게 다시 읽고, 예수님의 성육신 선교를 적용하고 복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현장은 갈수록 더 잘 준비된 단기선교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는 더 이상 적당히 준비된 선교팀이 갈 수 있는 선교지가 없고, 그동안 많은 선교적 관행이 오히려 봉쇄되어야 함을 깨우쳐 준다”며 “어느 분야나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전문가, 전략가들의 역할이 요청되는데, 21세기 단기선교위원회의 역할과 위원회가 제시해 온 ‘단기선교여행 표준지침과 국가별 매뉴얼’, ‘단기선교여행스쿨’ 같은 체계적 선교교육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선교사역과 도시선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황 선교사는 “데이빗 보쉬(David Bosch)가 ‘선교는 경계선을 넘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선교는 단순히 국경을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라며 “이러한 문화의 경계는 이미 한국사회 안에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며 국내 250만 장기 거주 외국인, 3만3천여 새터민, 단기 거주 외국인 디아스포라 등 국내 외국인 선교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선교사는 “범세계화(glocalization)로 세계(global)와 지역(local)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시대, 국내 외국인 선교사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에서 열방을 선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해외 단기 여행이 어려워졌다 해서 선교가 불가능해진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한국교회가 이주민을 위한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선교사는 또한 비대면 방식을 통한 선교 지원사역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선교현장에는 여전히 장기 거주 선교사들과 현지 교회와 현지 사역자들이 있고, 지원과 도움을 요청하는 마을공동체들이 존재한다”며 “지금까지 대면접촉을 기반으로 선교사역을 진행해 온 장기 선교사들도 후원 감소, 불안정한 비자, 비대면 사회로의 진입으로 현지 사역에서 획기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도 비대면 방식을 통해 현지 선교사들과 현지 교회가 생기를 잃지 않도록 더욱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방식을 통한 가장 중요한 선교지원 사역으로는 ‘난파당한 세계를 위한 기도’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지원’ 등을 꼽았다. “한국교회 디지털 미디어 영역의 전문 인력들이 적극 세계선교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교시스템을 보완하고,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때”라며 “현지 사역자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각종 필요를 돕는 것 역시 시급하다”고 말했다.

단기선교여행도 전문적인 사역팀에 의한 보다 전략적인 단기선교사역이 요구되고 있다고 황 선교사는 강조했다. “지금까지 다수에 의해 비전문적으로 특정 기간에 집중해서 진행된 사례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는 창의적 접근지역인 기독교 선교활동을 허용하지 않는 곳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된 위험천만한 행태의 사역으로 인한 누적된 후유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황 선교사는 “선교팀원들에게는 큰 은혜와 감동, 기적의 시간이었을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선교 현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좁아진 선교 기회는 비거주 순회사역과 거점선교의 필요성을 더해줄 뿐 아니라 현장에 최적화된 전문 단기선교사역팀의 비중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는 자들이 주도하는 사역이 아니라 철저히 현지의 필요와 요청에 따라 소수정예 선교팀들이 특정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선교사의 사역과 현지 교회의 목회적 필요에 참여할 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황 선교사는 “한국교회는 목회와 선교에 필요한 전문사역자들을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1~2주간의 단기선교여행이 아니라 3개월, 6개월, 1년 이상 선교현지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복무할 단기선교가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 선교사는 현지 교회와 현지 사역자들에 의한 ‘내부자운동’에 주목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는 한국교회 선교 지형과 체질을 바꾸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선교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새롭게 디자인할 기회와 시간”이라며 “선교사나 파송 교회들이 주도하던 선교에서 협력하고 조력하고 현지 교회와 현지 사역자들을 세워주는 역할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지인들이 자생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한국 선교사나 교회는) 협력자, 조력자로 거듭날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황 선교사는 “선교 현지의 한인교회 성도들 역시 선교의 중요한 자원”이라며 “한인교회와의 정책적 협력을 통해 선교교육을 강화하여 선교적 삶을 살고, 선교 현장의 여러 필요를 더 치열하게 섬길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과감한 투자와 통 큰 협력”을 요청했다.

황예레미야 선교사는 이처럼 코로나 위기가 “그동안의 한국교회 목회 활동과 선교정책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수정, 과감한 변혁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본질을 회복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현 상황을 목회적 관점만이 아닌 선교적 관점에서도 통찰하고, 예수님의 성육신 선교를 철저히 복원해내며, 선교가 일부 전문가와 헌신자들에게만 주어진 임무와 사명이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의 전 영역에서 수행해야 하는 ‘풀뿌리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선교사는 이를 통해 “모든 성도가 선교인으로서, 하나님의 사랑의 실천가로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일상에서의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한다”며 “길이 닫힌 것 같지만 아직 많은 창의적 기회들이 열려 있으며, 선교현장은 급변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기도와 지원, 전문가들의 협력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며 “더 이상 선교 현장을 주도하고자 하지 않고, 섬기고 협력하고 동역하려고 하면 더 많은 길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마음이며, 뜻이 있는 곳에 반드시 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션1 ‘우리의 상황’에서는 황예레미야 선교사의 발표와 지난 8월 ‘코로나 시대와 단기선교’ 설문조사 결과와 분석과 평가 발표를 통해 현 주소를 파악하고, 세션2 ‘성경적 원리’에서는 미션파트너스 상임대표 한철호 선교사가 ‘코로나 시대, 단기선교를 위한 성경적 고찰’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세션3 ‘실제적 방안’에서는 차요셉 선교사(나누밴드 미니스트리 대표)가 ‘온택트 뉴미디어 선교사역’, 최주석 선교사(GP 일본선교사)가 ‘전문적인 단기선교사역으로의 전환’, 유근영 선교사(대청글로벌미션센터 대표)가 ‘국내 이주민 단기선교’, 김홍빈 목사(글로벌비전교회, 도시사역연구소 대표)가 ‘국내 이주민 사역 사례: 도시 안의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DBS공동체 개척사역’ 등 다양한 전략과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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