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A 일터선교 컨퍼런스 2025
IBA(International BAM Alliance) 기업영역 공동대표인 김진수 트리니티소프트 대표가 20년 이상 BAM(Business As Mission) 기업을 운영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전하며 “일터에서 삶으로 드리는 예배가 비신자들에게 훨씬 임팩트가 있는 것 같다. 현장에서 복음을 삶으로 살아냄으로써 비신자들이 도전받고 개종하는 일이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IBA가 주최하고 선교한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공동 주관한 ‘IBA 일터선교 컨퍼런스 2025’가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저녁 온라인 줌(Zoom)으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일터 현장과 선교적 삶’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는 비즈니스 선교에 관심 있는 목회자, 선교사, 평신도 등 90여 명이 참여했다.

컨퍼런스 둘째 날인 26일 ‘일터 현장 속 선교적 삶’을 주제로 강의한 김진수 대표는 “크리스천 사업가의 ‘성공담’이 아니라, 크리스천 기업가가 하지 말아야 실수와 실패에 대한 ‘오답 노트’를 공유하겠다”며 비즈니스 현장에서 겪은 실수와 실패, 회복 과정과 간증을 담담히 풀어냈다. 2005년 설립된 트리니티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보안과 소프트웨어 보안 취약점 탐지 및 정보 보호 컨설팅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과 경험을 가진 사이버 보안 기업으로, 정부, 공공기관, 대기업, 금융기관, 학교, 병원 등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IBA 일터선교 컨퍼런스 2025
▲김진수 트리니티소프트 대표가 강의하고 있다. ⓒ줌 화면 캡처
김진수 대표는 첫 번째 오답노트로 ‘잘못된 우선순위’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젊은 나이에 성공하여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넉넉히 나누고 억대 십일조를 드릴 만큼 사업이 잘됐지만, 성공은 교만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어느 순간부터 주님을 향한 시선보다, 사람들의 인정과 평판에 더 민감해졌다. 더 주목받기 위해 더 성공해야 했고, 성공을 위해 복음을 도구화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한 비즈니스, 선교적 기업이라고 말은 했지만, 회사는 제 소원 성취를 위한 도구, 절대 망하면 안 되는 우산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라며 “여러분들 인생 가운데 한 번쯤 경험해 본 것처럼 주님께서 개입하시기 시작하면서 잘나가던 회사는 한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 우상이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 무너진 후에야 제 인생의 우선순위가 잘못 설정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를 위한 복음’, ‘회사의 성공을 위한 복음’이 아니라 ‘복음을 위한 나’, ‘복음을 위한 트리니티소프트’가 되어야 했다”며 “이 사건 이후로 주님이 최우선 순위이심을 배우고 지금도 그렇게 실천하려고 몸부림치며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도 돈과 명예가 아닌,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마 22:37)는 계명이 최우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번째 오답노트는 ‘변질’이었다. 김 대표는 “은혜로 시작한 일이 해를 거듭하며 율법, 의무, 책임으로 서서히 변질되고, 제 교만과 의가 변질의 촉매제가 되고 말았다”라며 “선교적 기업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의 현상이어야 하는데, ‘봐라, 이것 된다. 선교적 기업은 우리처럼 해야 된다’며 제가 확인시켜 주고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은혜가 고갈되면서 회사에서 드리는 예배 가운데 기쁨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직원들도 밝은 표정이 사라지고 의무와 책임감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김 대표는 “BAM의 형태와 틀, 개념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제가 바닥을 찍었을 때, 은혜로 시작한 일은 오직 은혜의 원리로만 가능하다는 진리를 주님께서 깨닫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은혜의 원리가 아닌, 인간적인 최선과 열심과 노력, 성취는 주님의 기쁨이 될 수 없었고, 오히려 우리를 더 종교적으로 만들 뿐이었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처럼(요 15:5) 한 걸음씩 주님과 동행할 때, 열매는 우리가 아니라 주님이 맺게 하신다”고 고백했다.

세 번째 오답노트는 ‘공감 없음’이었다. 김 대표는 월요일 리더십 예배에 잦은 지각을 하던 여성 임원이 또다시 예배에 늦자, 하루는 예배에서 배제했다. 그 임원이 등교를 거부하는 아들 때문에 지각하는 사정을 알면서도 율법적 기준을 앞세웠던 것이다. 김 대표는 “시간이 지나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묵상하다가, 제가 바로 예배를 이유로 강도 만난 자를 지나쳤던 제사장 같았음을 깨달았다. 동역자를 대하는 제 태도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또 예배의 목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 그 임원분께 정중하게 사과를 드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춘기에 접어든 제 아들에게 동일한 일이 일어나면서 그 임원분의 마음을 100% 공감하게 됐다. 주님이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고 물으실 때, 율법의 자리가 아닌 사랑과 공감의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네 번째 오답노트는 ‘잘못된 믿음’이었다. 김 대표는 선교적 기업들이 성과, 이익, 고용 창출, 헌금 등 ‘결과물’보다 먼저 선행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녀가 대단한 선물을 가지고 와도, 그 선물과 아이들의 존재 자체를 비교할 수는 없다. 나를 하나님께 드리면, 우리가 선 곳에 하나님의 거룩이 나타나고 그분의 영향력이 흘러가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진수 대표는 모리아 산으로 향하는 아브라함과 이삭처럼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만약 주께서 우리를 멈추신다면 멈추고, 우리를 더 달리게 하시면 더 기쁘게 뛰어가자. 결과를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매시간, 매 순간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며 “주님이 우리에게 순종을 요구하셨을 때 순종의 결과는 내 몫이 아닌, 우리에게 순종을 부탁하신 주님의 몫이다. 아브라함이 계산하지 않고 순종했을 때, 하나님은 그 순종을 기뻐하시고 친히 답이 되셔서 ‘여호와 이레’를 보여주셨다. 가장 좋은 길, 가장 선한 길로 저와 여러분의 삶을 인도하실 주님을 더욱 기대하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김 대표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목자의 품에 안긴 양은 이리 떼로부터 안전하다. 또 우리가 가는 길은 넓고 편한 길이 아니고, 우리의 눈물과 최선, 열심으로 갈 수 있는 길도 아니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부인하는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좁은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여정 가운데 실패하기도 하지만, 나의 실패가 결론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저와 여러분을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그림이 더 큰 결론이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어떤 연약함보다 주님의 은혜가 더 크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5만 원짜리 지폐가 구겨지고 더럽혀져도 가치가 손상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존재 자체를 사랑하시는 주님께 우리를 드리고, 주 안에 거하자. 그러면 주님이 우리가 선 곳에서 복음을 영화롭게 하실 것”이라고 간증했다.

IBA 일터선교 컨퍼런스 2025
▲이다니엘 IBA 사무총장이 컨퍼런스를 인도하고 있다. ⓒ줌 화면 캡처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이다니엘 IBA 사무총장이 매일 BAM 인사이트를 전했으며, 첫째 날인 25일 최욥 선교한국 사무총장이 ‘선교란 무엇인가’, 송동호 나우미션 대표가 ‘크리스천의 일터와 노동’, 김준영 자이온&J-US 대표가 ‘예배자, 비즈니스 세계로 열방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BAM의 정의, 이론, 실제를 전했다.

26일에는 김진수 대표의 메인 강의에 이어 BAM 현장가들이 인도하는 소그룹 영역/이슈 그룹 토의가 있었다. 김진수 긱섬 대표가 캐나다 서부 원주민들과 일하며 총체적 선교 가치를 실천해 온 ‘캐나다 GITXM 이야기’, 한정민 고엘공동체 대표가 ‘킬링필드’ 캄보디아에서 선교적 비즈니스를 통해 사람과 자연환경을 회복해 온 ‘캄보디아 고엘공동체 이야기’, 이미라 메이커스 대표가 국내 이주민 여성들을 품고 세운 사례를 다룬 ‘다문화 현안과 사회적 기업’, 오규덕 ㈜온전한 소장이 수많은 기업 대표 및 직장인을 세워 온 사례를 소개하는 ‘비즈니스 세계와 커리어 관리’, 김아림 더브릿지 이사가 개발도상국 현지인과 국내 탈북민들의 창업을 지원해 온 ‘더브릿지 이야기’를 전했다.

27일에는 영역/이슈 그룹 토의에서 박성준 LADY141 대표가 서아시아 P국에서 네일아트 사업으로 무슬림 현지인들과 접촉하며 복음을 전해온 ‘LADY141 이야기’, 민준호 IJM 대표가 선교 현장의 인신매매와 성착취 피해 여성들을 구해 온 사례와 현장 현안을 다룬 ‘글로벌 선교 현장과 실제 과제’, 이해동 153스트리트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유학생 사역을 하며 외대 앞 수제버거 가게 운영 사례를 소개하는 ‘153스트리스 이야기’, 김보영 수가심리상담소 소장이 기업 현장가들을 케어하는 상담심리 전문가로서 크리스천의 마인드셋을 다룬 ‘일터 현장에서 마음 가꾸기’, 이다니엘 IBA 사무총장이 A국 내지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디아스포라 한인들의 BAM 사례를 나누는 ‘A 내지&BAM 현장’을 소개했다. 이후 진경도 지핸즈 대표가 ‘선교지 현장 창업 A to Z’에 대해 강의하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구겨진 5만 원도 그 가치가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 박혔다. 많은 도전을 받았다”, “3일간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BAM 사업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을 받아서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나눴다.

IBA는 “참석자들 모두가 컨퍼런스 기간 내내 일터 현장 속 복음의 능력이 얼마나 실제적이고 강력한지 경험하길 원했다”라며 “복음의 불모지에서 하나님 나라의 현재를 살아가는 크리스천의 일상을 보며 도전받고, 우리 각자가 ‘비즈니스 세계 속 성직’으로서 우리 주변을 변혁시키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