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총 인부온 사모
▲이날 사라 사모는 “마니푸르 상황의 근본 원인은 종교적이면서도 공동체적인 것”이라며 “모두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서는 분리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는 지난 5월 초부터 메이테이 힌두 극단주의자들의 조직적 방화와 약탈, 폭행, 살해 등으로 인해 최소 50,000~70,000명이 넘는 쿠키 기독교인 실향민이 발생했다. 메이테이족은 200여 개의 쿠키족 마을을 공격하여 최소 360여 개의 쿠키족 교회와 7,000여 가옥을 불태웠고, 최소 146명(신원 미확인자 제외)을 살해했다. 쿠키족 실향민들은 마니푸르주 내 타 도시와 인근에 위치한 미조람주, 나갈랜드주, 아삼주, 트리푸라주, 메갈라야주는 물론, 델리까지 흩어져서 주로 교회와 학교에서 운영하는 200개 이상의 임시 캠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쿠키족이 인구 20만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추라챈드푸르에는 41,000여 명의 실향민이 몰리면서 식수와 식량, 옷, 의약품 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마니푸르주에서 발생한 심각한 폭력 사태가 인도 전역과 국제사회에서 공분을 사며 큰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캉폭피(Kangpokpi) 지역에서 두 명의 쿠키족 여성이 나체 상태로 길거리에서 끌려다니며 메이테이족 폭도들에게 성희롱당하는 장면이 7월 중순 SNS에 확산되고, 언론이 이를 다루면서부터였다. 5월 초 촬영된 이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인도 각 지역과 미국 각 주에서는 마니푸르의 인종 폭력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마니푸르 폭력 사태에 침묵을 지키던 인도 정부와 주 정부도 사건 해결을 위해 메이테이 거주 지역과 쿠키족 거주 지역을 적극적으로 분리시키고, 중무장한 군인들이 임시 경계를 통제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쿠키족은 자정 무렵 들이닥친 군대와 주 경찰에 의해 강제로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인도 마니푸르에서 태어나 현재 델리에서 목회자 남편과 함께 사역하는 쿠키족 출신 사라 총 인부온(Sara Chong Inbuon) 사모는 “지난 2주 동안 쿠키 부족 마을에 대한 어떤 공격도 듣지 못했지만, 아직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고난받는 쿠키족들을 위해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사라 사모와의 인터뷰는 아시아복음연맹(AEA) 40주년 기념대회 중인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센툴시 보고르 SICC 1층에서 진행됐다.

ㅡ인도 마니푸르 출신 사역자이십니다. 현재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요.

“인도 마니푸르주 캉폭피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고, 19세에 인도의 수도 뉴델리로 이사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기독교인이었지만, 뉴델리에서 한국 선교사 가족을 만나 멘토링 받고 성경공부를 한 후 36세에 거듭난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한국 선교사님의 이름은 앤드류 임(Andrew Lim), 사라 임(Sarah Lim)입니다. 그들의 자녀 사라(Sarah), 한나(Hannah), 이삭(Isaac)은 모두 뉴델리에서 태어났고, 이들은 지금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목회자인 남편과 저는 현재 ‘흐마르 크리스천 펠로우십 델리’(Hmar Christian Fellowship Delhi)라는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기 위해 찾아오는 뉴델리에 위치한 ‘바이블 스터디 펠로우십 인터내셔널’(Bible Study Fellowship International)에서 교육 리더 중 한 명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도복음연맹(EFI, Evangelical Fellowhsip of India)에서 매월 온오프라인으로 발행하는 잡지 AIM(https://efionline.org/aim-magazine)의 부편집장으로 출판 사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라 총 인부온 사모
▲사라 사모는 “(마니푸르 사태로) 제 친척들과 사촌들도 집을 잃고 무기력해졌다. 병상에 누워 계시는 80세가 넘는 이모는 그 지역에서 도망쳐 다른 도시로 대피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ㅡ마니푸르 폭력 사태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까.

“올해 5월 3일부터 쿠키족들은 마니푸르의 주도인 임팔의 계곡 지역에 있는 자신들의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교회와 집이 파괴되고 불탔고, 쿠키족은 목숨을 걸고 언덕으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지금 마니푸르주에서는 쿠키 부족과 메이테이 다수 공동체 사이에 완전한 분리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쿠키족들이 언덕으로 도망친 뒤에도 폭도들은 그들을 쫓아가 공격하고 살해했습니다.

다행히 지난 2주 동안 쿠키족 마을에 대한 어떤 공격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두 공동체는 물리적, 감정적, 지리적으로 분리됐습니다. 아직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며, 영구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

사라 사모는 10월 31일 “2주간의 침묵 끝에 오늘 다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참고해 달라”고 왓츠앱으로 연락해 왔다.

ㅡ이번 폭력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지난 수십 년 동안 쿠키족 공동체와 메이테이족 공동체는 함께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3일부터 사건이 일어났고, 상황은 하룻밤 사이에 바뀌었습니다. 저는 저와 쿠키족 사람들이 그렇게 미움을 받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틀 만에 수백 개의 교회가 파괴되고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쿠키족 집들은 표시가 된 후 파괴되었습니다. 어느새 제 친척들과 사촌들도 집을 잃고 무기력해졌습니다. 병상에 누워 계시는 80세가 넘는 이모는 그 지역에서 도망쳐 다른 도시로 대피해야 했습니다.

교회와 집에 대한 사전에 계획된 공격들, 그리고 쿠키족이라는 한 공동체가 선정된 방식을 살펴보면, 이번 상황의 근본 원인은 종교적이면서도 공동체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폭도들은 쿠키 공동체 전체를 멸절시키려 했으나, 하나님은 그들의 계획을 좌절시키셨습니다.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예레미야애가 3:22)라는 말씀처럼 말입니다.

마니푸르 지도를 보면, 평원 지역은 다수의 메이테이 공동체가 차지하고, 언덕은 쿠키 부족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족 토지는 인도 헌법 371조에 따라 법적으로 보호됩니다. 그런데도 메이테이족은 여러 법적 절차를 통해 쿠키족 토지를 빼앗으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이제는 강제로 빼앗으려고 합니다.”

ㅡ현재 인도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총리가 아직 (직접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는 여성, 어린이, 노인 등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 정부에 ‘분리 행정’을 위한 각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직 정부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간절하게, 또 희망을 갖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라 총 인부온 사모
▲사라 사모는 마니푸르의 치유와 회복과 함께 자신들의 미래인 쿠키족 아이들의 교육과 보살핌, 공급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기도를 요청했다. ⓒ이지희 기자

ㅡ쿠키 난민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우선 우리는 그들을 ‘난민’(refugee)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을 ‘국내 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ople)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최소) 50,000명의 쿠키족 국내 실향민이 있습니다. 마니푸르에는 247개의 구호캠프가 있는데, 많은 사람이 마니푸르를 떠나 대도시로 오고 있습니다.

이밖에 쿠키족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360여 개의 교회가 파괴되고 불탔습니다. 또 200개가 넘는 쿠키족 마을이 불타고 7,000채 이상의 집이 불타거나 파괴되었습니다. 부상자는 352명, 사망자는 146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ㅡ쿠키족이 직면한 큰 과제는 무엇입니까.

“너무 많은 도전이 있는데, 안전과 보호는 그중 하나입니다. 쿠키족에게 별도의 행정이 제공되지 않는 한 영구적 해결책은 없습니다. 극단적인 메이테이족은 쿠키 공동체 전체를 멸절시키려고 했으나, 하나님은 그들의 계획을 좌절시키셨습니다.

또 치유와 회복이 필요합니다. 모두를 위한 육체적, 정서적, 영적 치유가 절실합니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아이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도전입니다. 아버지들은 마을의 자원봉사자로서 적의 공격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어머니들은 시위 장소에 있어 아이들은 여러모로 무시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삶과 함께 집을 재건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ㅡ마니푸르주와 쿠키족을 위해 나누고 싶은 기도제목이 있습니까.

“먼저 전 세계 교회 공동체에 감사를 드립니다. 인도 내에 있는 교회들과 인도 밖의 교회들이 모두 우리와 함께 서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또 식량 구호, 의약품, 의복 등으로 지원해 주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①분리 행정 ②마니푸르의 평화 ③치유와 회복(육체적, 감정적, 영적, 또 삶과 집을 재건하고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 ④교회와 공동체의 연합 ⑤아이들의 교육과 영적 지도와 성장 등을 위해 기도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어린이 교육 사역을 하는데,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은 보살핌과 공급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