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보 박사 연구팀, 액체 생체 검사 RNA 시퀀싱 테스트 기술 개발
▲김희보 박사(왼쪽)가 지난 5월 미국 산타크루즈에서 진행된 KRAW 강의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줌 영상 캡처
한국계 생체분자공학자가 이끄는 UC 산타크루즈 배스킨 공과대 내 연구팀이 암 조기 발견을 위한 고감도, 특이성 액체 생체 검사 RNA 시퀀싱 테스트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나선다.

UC 산타크루즈 배스킨 공과대 조교수이자 스탠포드 암조기발견센터인 카나리센터(Canary Center) 준회원 대니얼 김(Daniel Kim, 한국명 김희보) 박사와 연구팀은 암 진단을 위한 무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을 위한 새로운 액체생검 플랫폼인 ‘COMPLETE-seq’를 최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혈액 내 단백질 코딩 RNA와 RNA 암흑물질을 모두 식별하여 조기 식별이 어려운 대장암, 폐암, 췌장암, 난소암 등을 비롯해 모든 종류의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액체생검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입증됐다.

김희보 박사 연구팀, 액체 생체 검사 RNA 시퀀싱 테스트 기술 개발
▲인간 게놈에는 100,000개 이상의 비암호화 RNA가 포함되어 있다. 환자의 90%는 늦은 진단으로 인해 전이로 사망하는데, 비암호화 RNA를 식별하는 RNA 액체생검은 암 조기 발견으로 치료 가능성을 높여 수백만 명의 암 사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줌 영상 캡처
대니얼 김 박사 연구팀의 관련 연구 논문 ‘암 환자의 혈장에서 반복적인 RNA 서열의 프로파일링’은 8월 31일 네이처 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Medical Engineering)에 발표됐다. 암 진단을 위해 대부분 연구원과 회사가 DNA 기반의 액체생검을 하지만, 김 박사 연구실은 RNA 암흑물질, 특히 비코딩과 반복 RNA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DNA 검사의 경우 혈류 내 암 DNA 분비에 의존하기 때문에 초기 암의 80%를 놓칠 수 있어 암 조기 발견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에 김 박사의 연구실은 DNA를 보는 대신 RNA에 주목했다.

인간 게놈을 구성하는 30억 DNA 염기쌍 중 75% 이상이 RNA를 생성하는데, 이 중 1~2%만 단백질을 코딩하고 나머지는 단백질을 코딩하지 않는 ‘암흑물질’이라고도 알려진 비코딩(비암호화) RNA가 된다. 이러한 비코딩 RNA의 상당 부분은 반복적 요소로 나타나는데, 세포에서 나와 혈류로 이동할 수 있다. 건강한 개인의 혈액에는 보통 반복적 비코딩 RNA가 거의 없겠지만, 김희보 박사 연구팀은 암 초기 단계에서 반복적 RNA의 많은 부분이 암세포 밖으로 분비돼 초기 단계 질병의 강력한 생체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희보 박사 연구팀, 액체 생체 검사 RNA 시퀀싱 테스트 기술 개발
▲건강한 사람과 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암호화 RNA(노란색)와 비암호화 RNA(보라색) ⓒ줌 영상 캡처
일반적으로 간과되는 반복적인 비코딩 RNA를 식별하는 무세포 시퀀싱 및 분석 플랫폼 ‘COMPLETE-seq’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후, 이미 문서화 된 수만 개의 RNA와 김 박사의 연구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500만 개의 비코딩 반복 요소를 활용하여 샘플을 분석한다. 김희보 박사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이러한 반복적인 RNA를 액체생검 플랫폼에 통합하여 대장암 식별 민감도가 91%로 향상됐다. 또 조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 조기 발견도 확인했다. 이는 기존 DNA 기반 액체생검 시 종양 크기가 작아 생물학적 신호가 낮을 때, 일부 검사에서 1기 암의 75%까지 누락되는 것과 비교해 초기 암 식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이러한 반복적인 RNA 액체생검 테스트는 초기 암 진단뿐 아니라, 암이 치료가 가능할 때 개별화되고 정확한 치료 전략을 안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또 노화, 알츠하이머 등 반복적인 RNA 환경과 관련된 다른 유형의 질병 진단에도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희보 박사 연구팀, 액체 생체 검사 RNA 시퀀싱 테스트 기술 개발
▲김희보 박사 연구팀의 암 조기 발견을 위한 RNA 액체 생체 검사는 옥스퍼드 나노포어 테크놀로지스에서 제작한 상용 MinION 시퀀싱 장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옥스퍼드 나노포어 테크놀로지스
김희보 박사의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액체생검 RNA 시퀀싱 테스트는 옥스퍼드 나노포어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휴대용 장치 ‘MinION’ 기기에 삽입되는 카트리지용으로 설계됐다. 현재 MinION 장치 가격은 약 1,000달러이지만, 상용화하여 출시되면 약 1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박사는 관련 내용을 지난 5월 17일 미국 산타크루즈에서 열린 KRAW 강의에서도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할아버지를 폐암, 할머니를 췌장암으로 잃은 경험이 있고, 미국 암학회 연구학자이기도 한 김희보 박사와 그의 연구실은 “최고 수준의 연구자 및 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학계와 업계 동료들과 협력해 이 기술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기술이 암 조기 발견뿐 아니라 최소 잔존 질병 모니터링, 치료 저항 메커니즘 이해, 새로운 치료 표적 및 신생항원 식별, 동반 진단 또는 기타 질병 진단에도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대니얼 김 박사는 이전에도 네이처 스트럭처럴 앤 몰리큘러 바이올로지 저널에 에이즈 치료 메커니즘 관련 논문을, 셀 스템 셀 저널에 유도만능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게재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국제기도공동체(GPS) 세계주기도운동연합 설립자 및 대표인 김석원 목사와 최향숙 사모의 아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