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선교지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교회가 성장하면서 서구 중심의 선교 시대가 저물고 ‘세계 기독교’(World Christianity, Global Christianity)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때 한국선교에 대한 회개와 자성을 촉구하고 새로운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Ⅷ)가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회원단체, 목회자, 선교사, 여성, 다음세대, 교수, 평신도 리더 등 7개 영역에서 최대 600명이 참여해 선교적 성경읽기, 주제 강의, 목회자 설교, 10개 트랙별 라운드 테이블, 선교사 스토리, 기도회, 자발적 네트워킹 등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26일 KWMA 세미나실에서는 엔코위(NCOWE) 트랙 리더 1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회의 진행사항과 방향, 트랙 운영 방식 등을 논의했다.
◇NCOWE 2023 개최 배경은?
NCOWE Ⅷ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장인 한철호 선교사는 전략회의의 배경과 주제, 프로그램, 트랙 주제 등을 전했다. 한 선교사는 NCOWE 2023의 배경으로 세계 기독교의 부상에 따른 새로운 선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기독교가 서구 크리스텐텀(Christendom) 시대에서 탈식민지(post-colonial), 탈근대(post-modern), 탈서구(post-Western, post-Christendom) 시대를 거쳐 세계 기독교 시대로 옮겨 가면서, 세계 교회의 선교는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과거 선교지(mission field)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global south & global east)의 교회가 성장하면서, 이제는 세계 선교 세력(mission force)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까지의 서구 중심의 선교 시대를 마감하고 세계 기독교 시대의 선교가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제까지 기독교의 중심이던 서구는 복음을 다시 들어야 할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제 선교는 서구의 일방적인 주도에서 벗어나 다중심적(polycentric)이고 쌍방향적이며 전방향(all-direction)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방식은 총체적(Integral)이고 통합적(Wholistic)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선교사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통과하면서 선교에서도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요청되는 때, 서구선교 흐름의 마지막 시대에 부흥하기 시작하여 이제까지 서구 크리스텐덤(Christendom) 방식의 선교에 참여해 온 한국선교는 새롭게 부상하는 세계 기독교와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 새로운 선교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가 가져다준 가장 큰 깨달음은 지역성(Local)의 중요”라며 “크리스덴덤 시대의 선교가 외부인 중심이었다면, 코로나 시대 이후 세계 기독교 시대의 선교는 내부인(Indigenous)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제 자립, 자치, 자전을 넘어서서 내부인들이 중심이 되어(Centering local), 그들에 의한 자신학화가 이뤄지고, 자신의 문화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과정과 이를 외부자가 돕는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선교사는 “새로운 표준의 제시는 새로운 시각으로부터 가능하다. 새로운 시각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며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다보고 회개를 촉구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선자자들처럼, 현재의 한국선교를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회개를 촉구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선지자적 시도가 필요하다. 선지자적 메시지는 인간의 계획과 의도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에게는 철저한 회개와 말씀으로부터 듣는 겸손함과 기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NCOWE의 역사와 NCOWE 2023의 4가지 주제
한 선교사는 NCOWE(National Consultation On World Evangelization)의 배경이 된 GCOWE(Global Consultation On World Evangelization)에 대해 “GCOWE는 1974년 로잔대회에서 제시된 세계 복음화와 관련된 두 개의 중요한 패러다임 중에 하나로서 랄프 윈터가 말한 미전도 종족선교의 과업을 실행하기 위해 1989년 4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모였고, 1995년 서울과 1997년 프리토리아 등에서 모인 전 세계적인 전략회의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KWMA는 GCOWE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국가별 전략회의 개최 요청에 반응하여, 1991년에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2018년까지 7차에 걸친 NCOWE를 통해 GCOWE가 제시했던 전방 개척 선교의 완성이라는 선교 과제에 대한 한국선교의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에는 전방 개척 선교에 집중했고, 후에는 한국선교 전반에 대한 논의로 확장하여 한국선교의 방향을 제시해 왔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세계 기독교 시대의 한국선교에 대한 이해와 나아갈 길에 대한 재고’라는 방향으로 NOCOWE 2023에서 다루는 네 가지 주제를 소개했다.
②한국선교와 세계 기독교(Korean mission and World Christianity): 우리 가운데 이미 와 있는 세계 기독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 그리고 그 안에서 한국선교(사)에 대한 반추와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 어떤 질문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세계교회와의 협력을 이뤄 갈 것인가 등에 대해 논의한다. 우리 앞에 와 있는 다수세계(Majority World)가 이끌어가는 세계 기독교는 이제까지 선교를 이끌어 온 선구선교로부터 이어갈 것과 단절할 것을 구분해야 한다. 이제 선교는 자립, 자치, 자전을 넘어서서 내부인들이 중심이 되어(Centering local) 자신학화가 이뤄지고 자신의 문화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과정과 이를 외부자가 돕는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경우 이제까지 해 왔던 한국선교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③남겨진 과제, 발견할 과제(Frontiers in Mission): 한국선교에 주어졌던 세계복음화의 과업 중에서 돌파하지 못했던 것은 어떤 것들이며, 그 이유를 확인한 후 평가를 거쳐 수정하고, 동시에 세계 기독교 시대에 새로 발견해가야 할 선교의 과업과 영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것은 복음으로부터 단절된 모든 문화 집단 안에 복음의 돌파가 일어나고, 스스로 배가하는 제자 그룹이 형성되고, 복음이 그들 문화에서 토착화된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운동의 배가가 일어나야 하는 남겨진 과제이다. 더 나아가서 문화로 단절된 계층(세대)과 영역(환경), 사상 안에도 복음이 벽을 넘어 전달되어야 하는 것과 관련된 발견해야 할 과제들이다.
④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최선(Best Practices for God’s Glory): 한국교회에 주어진 선교가 우리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온 선물임을 깨닫고, 예수님의 선교 방식인 성육신적 태도로 섬길 수 있기 위해, 변화된 선교 생태계를 이해하고 교회, 선교단체, 선교사, 성도, 그리고 다음세대가 각각 어떻게 최선의 방안을 만들고 실현해 갈 것인가를 논의한다.
이날 한 선교사는 “트랙 모임에서는 각 영역에 실천가와 평가자가 반추하는 실천가(Reflective Practitioner)들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 과제를 평가하고 논의하여 대안을 만들어 간다”며 “아래 영역들 대부분은 이미 지난 여러 차례의 NCOWE에서 다뤄왔던 내용들이지만, 세계 기독교 시대라는 관점에서 찬찬히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①유동 선교(People on the move): 21세기에 들어서 인구 유동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디아스포라’는 지구촌(Glocal) 시대의 핵심 현상이며 하나님의 섭리다. 인구 유동(People on the move) 현상을 단순히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를 넘어서서 난민, 비즈니스, 국제결혼, 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 그리고 유학생, IDP 등 그 범주가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선교 형태와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②다음 세대 선교 동원: 다음 세대 선교 동원: 선교 역사에서 ‘청년 대학생’은 항상 그 중심에 있었다. 오늘날 한국교회와 청년대학생 사역의 현실에서 다시 그들 스스로가 선교의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과 플랫폼이 필요하다. 청년인구 감소, 대학문화의 세속화 등 극복할 문제들이 많이 있지만 기독청년과 다음 세대 선교동원의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실천은 한국교회와 선교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사안이다.
③선교 생태계와 선교 단체: 크리스텐덤 시대의 서구 선교 패러다임의 끝물에서 배우고 전달되어 시작된 한국선교와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현재의 선교단체 구조가 어떻게 다가오는 시대에 새로운 세계 기독교 시대에 적합한 선교 생태계로 전환되고 이에 걸맞은 구조로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한다. 다가오는 시대에 선교 지속 가능성의 관점에서 선교단체의 구조, 모델, 운영방식, 선교사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⑤텐트메이커(Mission and Vocation): 변화된 선교 현장과 세상은 직업과 선교를 연결하고 통합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다. 일과 영성을 통합하는 일터 영성의 세계관을 가지고 직업을 통하여 선교하고, 일터 안에서 선교하고, 직업을 가지고 선교하기 등 다양한 방식과 개념의 확장이 필요하다. 오늘날 변화된 선교 환경은 더 많은 텐트메이커와 비즈니스를 통한 선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⑥전방개척 선교(Frontiers in Mission): 미전도, 미복음화, 최소 복음화 지역의 돌파와 자생적 교회 배가를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인종(종족), 종교, 사회계층뿐만 아니라 복음으로부터 단절된 모든 문화 집단 안에 복음의 돌파가 일어나고, 스스로 배가하는 제자 그룹에 형성되고, 복음이 그들 문화에서 토착화된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운동의 배가가 일어나야 하고 더 나아가서 문화로 단절된 계층(세대)과 영역(환경), 사상 안에도 복음이 벽을 넘어 전달되어야 한다.
⑦정보화 시대와 선교(Tech and Mission): 한국선교는 사이버 세계와 신흥 기술의 도전 과제 및 기회를 이해하고 글로벌 선교를 가속화하기 위한 기술을 최적화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선교정보, IT, 문서사역, 4차 산업시대의 선교 정보 이동과 활용, 리서치, 아카이브, 도서관, 미디어 등을 어떻게 선교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⑨여성선교사, 가정(Woman and Family): 세계 선교사의 반 수 이상은 여성 선교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하는 방식, 리더십 등의 영역에서 남성 중심적임으로 부인할 수 없다. 유교문화권에서 발전된 한국선교 안에서 여성선교의 역할과 위치를 건강하게 가져가기 위해, 여성리더십, 선교방식의 전환, 가정과 사역에서 역할분담, 건강한 가정, 자녀양육, 선교사 관리 등에 있어서 코로나 이후 시대에 적절한 새로운 표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⑩자신학화: 한국선교는 선교의 자립, 자치, 자전을 넘어서서 자신학화를 어떻게 이루어 가면 선교지에서 어떻게 이뤄가도록 도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으나 이론적 차원에서만 남겨져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실제적 적용과 논의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 선교적 성경읽기 또한 중요한 영역인데,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선교적 성경읽기를 해내고 이를 사역과 연계해 갈 것인가 등에 대해 신학자, 실천가들이 함께 논의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교회도 내리막길에 한참 들어섰고 선교동원도 젊은이들 숫자 자체가 줄어들었으니 환경 자체가 변했는데, NCOWE가 그동안 해 온 것을 되돌아보고 본질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체계적으로 회개하며 어떻게 리셋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철저한 회개가 없으면 리셋이 흐지부지될 것이다”, “좋은 것은 선택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버려야 하는데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다. 그라운드 제로부터 다시 생각해 패러다임 쉬프트를 이뤄보겠다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첫 번째 브레인스토밍인지, 두 번째 개발되지 않은 신선하고 창의적이며 새로운 것을 할 것인지, 세 번째 정말로 주님이 하시는 일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도 필요하지만 세 번째 것을 어떻게 도출할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나님의 선지자적 메시지를 내고, 하나님이 개입할 공간을 많이 두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오갔다.
향후 각 트랙은 실무 코디네이터와 커미티를 구성하고 협력위원장을 세우며, 본 회의 전 2~3회 프리 컨설테이션과 1회 종합 컨설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월에는 트랙별 초청자 리스트를 작성하고 초청 및 추천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