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악명높은 에빈교도소
▲이란의 악명높은 에빈교도소 ⓒ한국오픈도어
한국오픈도어는 이란에서 40년 넘게 종교 박해를 받으면서도 신앙을 지켜온 이란 지하교회의 근황을 전하며 기도를 요청했다. 지난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이 종전안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중동 지역에서 계속돼 온 정세 불안은 이란 지하교회 성도들의 신앙과 생존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인권 단체 ‘아티클18(Article18)’은 지난 40여 년 동안 이란에서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이 최소 8명이라고 밝혔다. 또 수많은 사람이 기독교를 믿거나 가정교회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고 교도소에 장기 수용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오픈도어는 “이란 정권은 반대 세력의 입을 막고, 기독교인을 비롯한 종교적 소수자들을 겁주기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감옥에 가두거나 처형하는 일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도 “이란 정부가 국민의 삶의 모든 영역을 샅샅이 감시하고 통제할 뿐만 아니라,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시위하지 못하게 하고, 종교를 바꾸지 못하도록 ‘처형과 가혹한 처벌’이라는 경고성 공포를 더 많이 악용한다”고 말한다.

이란 가정교회 네트워크를 이끌다 성탄절 예배 직후 체포됐던 호다(Hoda, 가명) 자매는 이란에서 악명 높은 교도소로 이송돼 긴 시간 감옥살이를 했다. 호다는 “독방에 갇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채, 매일매일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며 “당국은 저를 처벌하기 위해 수많은 혐의와 증거 자료를 모아왔고, 그들의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정말 내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구나’ 싶어 두려웠다”고 말했다.

좁은 감옥 방 안에 갇혀 끊임없이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그 고난의 자리에서 호다 자매는 하나님을 깊이 만났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디모데후서 1장 7절(‘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말씀을 붙들었다며, “주변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릴 때도 하나님만은 신실하셨다. 하루를 버텨낼 힘,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기도할 힘, 모든 상황이 불가능해 보여도 끝까지 믿음을 지킬 힘을 공급받았다”고 간증했다.

기독교인들을 향한 이란 정부의 박해는 전쟁 정국 속에서 더욱 악화됐다. 수감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폭격이 시작되며 감옥 안의 형편이 크게 나빠졌고, 악명 높은 교도소에서는 수감자들에게 식량과 의약품 배급을 거의 끊었다.

이란 북동부의 개종자인 아흐마드(Ahmad, 가명) 형제는 “휴전 기간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훨씬 심해졌다”며 “성도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것조차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해졌다”고 전했다. 과거 긴밀한 신앙 공동체 네트워크가 성도들에게 정서적, 신앙적 버팀목이 되어주다, 전쟁 이후 고립된 성도들은 마음의 병이라는 무거운 짐을 얻었다.

이란 정부는 전쟁이 기간 줄곧 인터넷을 차단했으나. 최근에는 조금씩 풀리며 많은 이란인이 조심스럽게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더 엄격해진 감시망과 새로운 온라인 통제 시스템을 도입해, 이전보다 훨씬 더 심한 감시를 하지 않을까 두려워 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인권 활동가들도 “이란 정부가 국민을 전 세계의 열린 인터넷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기 위해 철저히 통제된 국가 자체 인트라넷 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오픈도어는 ‘인터넷 차단 해제’가 이란의 성도들에게는 국경 너머 다른 기독교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간절히 기다려온 기회라고 했다. 인터넷이 완전히 끊겨 있는 기간 성도들은 해외에 있는 이란 목회자들의 지도를 받지 못했고, 온라인 예배, 성경 공부, 제자 훈련 등 신앙생활에 꼭 필요한 영적 공급 통로가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란인 기독교인 라합(Rahab, 가명) 자매는 수개월 동안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어 지내다가,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국어인 페르시아어 설교 영상을 다시 접속했을 때를 떠올리며 “메말랐던 영혼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도들과도 연락이 닿을 수 있게 됐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소식을 들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제한적이지만 인터넷이 다시 연결되면서 기독교인들이 전 세계 사역 단체나 동료들과 조심스럽게 소식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온라인으로 성경 강의와 기독교 자료를 보다가 당국에 들키면 곧바로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란교회 지도자인 아프신(Afshin, 가명) 목사는 “인터넷이 다시 연결된 것은 눈앞의 상처를 겨우 가린 임시 처방일 뿐”이라며 “지금 이란 국민과 성도들이 느끼는 슬픔과 절망은 훨씬 깊은 곳에 응어리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신 목사는 “오직 하나님만이 이란 국민을 영육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실 수 있고, 그들의 마음에 참된 소망과 기쁨을 채워주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오픈도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에 체포와 투옥, 외로운 고립 속에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있다”며 “이란 정권은 여전히 굳건히 권력을 쥐고 있고 누구도 내일 일을 장담할 수 없지만, 우리는 기도로 이란의 형제자매들을 든든히 붙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결코 그들을 떠나거나 버리지 않으실 것을 믿고 이란 성도들을 위한 힘과 정의, 놀라운 기적을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자”며 “이란 성도들의 보호와 믿음, 감옥에 갇힌 수감자들, 수감자 가족들의 위로와 재회, 이란교회의 담대한 복음 전파, 고립된 성도들의 위로와 소통, 이란 지도자들의 변화와 종교의 자유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