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선교 사명자 양성하는 제3기 통일전략아카데미 개강
강석진 교수 ‘북한교회 역사와 복음 통일의 비전’ 강의

“하나님의 시나리오는 북한 지하교회 통한 북한 복음화,
한국교회의 전략과 비전은 복음통일이 돼야”

한반도 통일 시대를 대비하여 통일 선교, 북한 선교 전문가를 양성하는 통일전략아카데미(원장 조요셉 목사)가 지난 9월 3일 물댄동산교회에서 제3기 교육과정을 개강했다.

이날 오전 개강예배는 관악통일비전포럼 사무총장 방성용 목사의 인도로 통일전략아카데미 1기 부회장 장경한 목사의 기도, 동문들의 특송, 통일전략아카데미 조요셉 원장의 ‘통일한국을 넘어 그레이트 코리아(Great Korea)’(행 1:8)에 대한 말씀 선포, 1기 부회장 서영철 목사의 축도로 드려졌다. 입학식은 통일전략아카데미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영상과 2기 박인영 권사의 간증, 조요셉 원장의 환영사, 관악통일비전포럼 상임대표 남승호 교수의 축사, 입학생 자기소개 등이 있었다.

통일전략아카데미 제3기 입학식
▲통일전략아카데미 원장 조요셉 목사가 오후 순서를 인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오후에 열린 첫 강의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신앙과 생활을 지원하며 북한 방송 선교 등을 하고 있는 강석진 목사(북방선교회, 충주 양의문교회 담임, 새하늘선교회 지도목사)가 전했다. 강 목사는 1991년 목사 안수를 받고 서울 영락교회 선교단체인 ‘새하늘교회’ 파송 선교사로 1991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조선족교회 순회 사역과 탈북민, 북한 주민을 위한 전도·양육 사역을 했다. 1998년 이후에는 미국 SAM의료선교회, 프랑스 MSF(국경없는의사회), 미국 JC 리서치-아웃 재단(JC Reach-out Foundation)의 협력과 후원으로 북한 주민을 위한 의료품을 지원하고 구제 선교도 펼쳤다.

강석진 목사는 이날 30여 년 전 중국에서 탈북민 사역을 하면서 확인한 북한의 1세대 그루터기 신자들, 또 고난의 행군 당시 중국에 나와서 예수를 믿게 된 2세대 신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북한은 비록 공산화된 가운데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복음통일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통일전략아카데미 제3기 입학식
▲강석진 목사가 ‘북한교회 역사와 복음 통일의 비전’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강 목사는 1992년 우리나라가 중국과 국교를 맺기 전인 1991년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의 조선족 가정교회의 초청으로 40일 동안 마을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했다. 그곳에서 친지 방문차 건너온 북한 동포를 만났는데, 놀랍게도 지하교인이었다. 강 목사는 “이분은 첫 번째 친지 방문에서 (북한으로) 성경책과 찬송가를 가져갈 수 없어 좋아하는 찬송가 수십 장을 뜯어 구겨서 그릇 사이에다 집어넣고 가져갔다고 했다. 그것을 다시 펴서 꿰매어서 찬송을 불렀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지하교인은 그가 평생을 봐 온 찬송가를 은밀하게 감추어 중국으로 가지고 나왔다. 찬송가는 1935년에 발간된 것으로, 이 교인은 북한 공산화 이후 40여 년을 그 찬송가를 보면서 신앙을 유지해 온 것이었다. 강 목사는 “찬송가가 너무 오랫동안 봐 와서 너덜너덜했다. 떨어진 부분에는 종이를 붙여, 그 위에 볼펜으로 가사를 다 다시 써서 사용하고 있었다”라며 “저는 그것을 보고 북한에 남아 있는 지하교인들이 어떤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신의주 제2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던 한경직 목사의 부탁으로 남한에 피난 올 때 데려오지 못한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신의주 제1교회를 섬긴 80대 북한 지하교인을 확인한 적도 있었다. 한경직 목사는 해방 직후 공산화로 신변의 위협을 느껴 교인들을 데리고 내려와 영락교회를 세웠고, 강 목사는 이 영락교회에서 젊은 시절 신앙생활을 했다. 강 목사는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해방 직전 중등부 교사이고 집사였던 80대 할아버지를 찾았다”며 “지인이 밤에 몰래 찾아가 한경직 목사님을 이야기하니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며 ‘한경직 목사님은 신의주 제2교회 목사님으로 신의주에서 아주 유명한 목사님이었다’고 말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분은 ‘지금도 우리는 주일이 되면 다녔던 예배당의 터전을 돌면서 예배를 드렸던 그 시간에 맞춰 침묵예배로 주일을 성수한다’고 말하셨다”며 “공산화되어 교회들이 다 없어졌을지라도, 북한 지하교인들은 그 땅에 모여 반세기 가까이 주일성수를 드리며 신앙을 지켜온 것이었다”고 말했다.

통일전략아카데미 제3기 입학식
▲통일전략아카데미가 지난 3일 물댄동산교회에서 3기 교육과정을 개강했다. ⓒ이지희 기자
이뿐 아니라 그 고령의 지하교인은 ‘우리 조국이 공산화가 되어 신앙의 자유는 빼앗겼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계속 믿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우리 자녀들에게도 신앙을 전해줘서 그들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나무 궤짝 안의 보따리를 끄집어내 해방 전 교회에서 발간된 여러 인쇄물과 성도들과 함께 찍었던 기념사진들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이 지하교인의 간곡한 부탁은 ‘남쪽으로 내려갔던 신자들이 통일 이후 북한교회 재건을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알아달라’는 것과 ‘한경직 목사가 아직 살아계신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데, 증거 사진이라도 갖고 와 달라’는 것이었다.

강 목사는 “그 보고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바로 저 강(압록강) 건너편에 공산화가 된 지 5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재건과 통일을 위해 저들은 기도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하나님께서 남겨놓으신 그루터기 신앙인들이 북한에 있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강 목사는 동북 삼성 지역의 조선족 가정교회를 방문하는 순회사역에서 북한 선교로 전환하게 됐다.

강석진 목사는 “북한 땅 곳곳에는 이처럼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우리가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준비해놓으신 믿음의 신자들, 그루터기 신자들이 있다. 이사야서 6장 13절 말씀처럼 그루터기가 거룩한 씨가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도끼와 톱으로 나무가 다 잘려 나갔을지라도, 그루터기는 생명력을 갖고 봄철이 되면 다시 이파리가 나고 가지가 돋는다”라며 “공산화를 통해 북한의 지상교회가 다 없어지고 신앙의 자유가 말살됐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그루터기 신자들을 그와 같이 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전략아카데미 제3기 입학식
▲강석진 목사는 “이 시대 크리스천들과 이곳에 모인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전략과 비전은 복음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지희 기자
북한의 그루터기 신자들뿐 아니라, 중국을 방문했다가 예수를 믿은 청년 지하교인들을 직접 만난 경험도 전했다. 강 목사는 “1997년에 북한에서 건너온 30대 북한 청년은 지식인으로, 고난의 행군 때 양식을 구하러 중국 배를 타고 건너왔는데, 밀수꾼들을 통해 성경을 보고 예수를 믿게 됐다고 했다”며 “(북한에 있는) 자기 친구들도 성경책을 돌려보면서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이 청년은 6.25 전쟁 이후 60년대에 출생한 세대로, 1세대 신자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소멸되니 하나님이 희한한 방법으로 새로운 세대에게도 복음이 전해지도록 역사하셨다”라며 “저는 청년에게 안전한 데서 양육 받을 것을 권했는데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에 압록강을 건너가다 총에 맞아 죽어도 한이 없다’는 그를 더는 말릴 수 없어 라디오와 책을 주고 돌려보내며 하나님께서 그 청년을 보존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몇 달 뒤 그 청년이 들어간 지역으로 가는 지인에게 청년의 집 주소와 청년의 가족이 다니는 직장 주소를 주고 안부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인이 청년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집에 대못이 박혀 있고 옆집에서는 ‘그 집에 대해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가족의 직장을 찾아가니 가족은 ‘우리 집안은 그 동생 때문에 정치범수용소로 다 끌려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강 목사는 “30대 청년이 북한 땅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붙잡혀 정치범수용소로 간 것”이라며 “북한이 공산화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처에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사람이 세대를 불문하고 계속 발생하고, 자라나고, 복음의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북한 자매는 조상 때부터 기독교를 믿어 왔으나 공산화로 인해 신앙 계승이 단절됐다가, 중국에서 한국인 선교사를 만나 예수님을 영접한 후 세례를 받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강 목사는 “중국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양육하여 북한으로 보내면, 그들이 그 땅에 지하교회를 다시 개척한다. 제가 그런 분들을 많이 확인했다”며 “그들의 보고서에 의하면 일개 지역에 순교한 사람이 60명이 넘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전략아카데미 제3기 입학식
▲관악통일비전포럼 상임대표 남승호 교수가 이날 축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강 목사는 “그들이 하나님을 믿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91년부터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였다”며 “4~5년 동안 북한 땅에 먹을 것이 없어지니 양식을 구하러 수만 명의 북한 동포가 압록강, 두만강을 건넜다. 이들에게 쌀 한 줌, 옷 한 벌이라도 보태준 곳이 압록강, 두만강 변의 조선족 처소교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고난의 행군 시기에 상당히 많은 수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영접하게 됐고, 이 시기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 복음이 전해지고, 새 세대가 주축이 되어 지하교회를 이끌어가면서 완전히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며 “북한 땅에 300만 명이 굶어 죽는 그 비극적인 민족사 가운데서 하나님은 구원의 역사를 진행하셨다”고 말했다.

2000년 초부터는 북한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강을 건너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또 북한이 항의하자 중국 정부는 탈북민을 강제북송하기 시작했다. 이에 탈북민들은 탈출구로 한국행을 택했다. 강 목사는 “한 줌의 양식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 국경을 넘은 그들을 보호해주는 사람들이 조선족 처소교회와 한국의 선교사들이었다”며 “이들 중 일부는 한국으로 건너오고, 일부는 자진해서 북한에 또 들어가고, 일부는 체포돼 강제북송됐다”며 “이 고난기에 생명의 양식을 얻어 동포를 구하러 간 이들을 통해 북한 땅 곳곳에 복음이 광범위하게 전파되었고, 북한 지하교회는 세대교체가 되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과거 국경지대에서 세례를 준 북한 자매를 시간이 흐른 후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고 했다. 그 자매는 고향으로 돌아가 주일에 나무 두 개를 엮어 벽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다가 체포돼 감옥에 갇혔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로 기적적으로 풀려났고, 고향에서 다시 복음을 전하다가 신변의 위협을 받고 한국에 온 것이었다. 이 북한 자매는 신학교에 입학해 북한교회 재건의 일꾼으로 훈련받고 있다. 그와 동역한 또 다른 탈북민은 중국 국경지대에서 북한의 지하교회를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강석진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북한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계층을 복음화시키고 훈련하며, 그들로 하여금 지하교회를 조직해서 복음통일을 준비하고 계신다”며 “지금 비록 공산화된 가운데 있지만 앞으로 통일이 되거나 북한의 체제가 바뀌어 신앙생활이 허락된다면, 지하에 묻혀 있던,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목숨을 걸고 사역했던 그 조직이 지상으로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천, 수만이 될지 모르지만, 북한 전역에서 상당수의 지하교회 조직이 지상으로 나와 그들을 통해 북한의 복음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하나님의 제일 중요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통일전략아카데미 제3기 입학식
▲제3기 통일전략아카데미 입학식 참석자들이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통일전략아카데미
그러한 사례로 중국을 들었다. 1949년 중국이 공산화되며 신앙의 자유가 말살되고 수많은 기독교인이 희생됐지만, 1978년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취하고 종교의 자유를 허락했을 때 기독교는 예상과 달리 크게 성장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공산화될 때만 해도 70~80만 명의 기독교인은 개혁개방 당시 2,000만 명이 넘었다. 강 목사는 “공산 치하에서 많은 사람이 순교 당했지만, 비밀결사조직과 같은 지하교회를 통해 30년도 안 돼 기독교인이 중국의 광범위한 곳에 흩어지고 폭발적으로 증식해 크게 부흥한 것이었다”며 “오늘날 중국은 기독교인이 1억 2천만 명으로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고, 핍박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앙이 정금과 같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석진 목사는 “분단된 지 77년이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하나님의 때가 있다. 시편 126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다고 했다”며 “이 시대 크리스천들과 이곳에 모인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전략과 비전은 복음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앞으로 통일이 불원간에 이루어질 것 같다. 하나님께서 바로 그날을 위해 여러분들을 부르시고 이처럼 세워주신 줄 믿는다”라며 “이 나라의 이 민족이 분단된 것도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가운데 있는 줄 안다. 통일도 하나님께서 반드시 허락해주셔서 북녘의 우리 동포들과 그곳에 있는 지하 성도들이 이제는 지상으로 나와 마음 놓고 찬양과 경배를 하며 교회를 다시 재건하는 그날을 허락해 주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전략아카데미는 총 15주간 전직 장·차관을 비롯한 국내 최고 통일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토론하며 통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학기 중에는 동유럽, 러시아 등에서 전도여행을 하며 북한 선교의 지경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졸업 후에는 동문 모임인 관악통일비전포럼(상임대표 남승호 서울대 교수)을 통해 북한 선교와 통일 관련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전문성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갈 수 있다. 이곳에서 학계·경제계·법조계·종교계·교육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250여 명의 선배와 함께 통일을 준비해나갈 수 있다.

오랫동안 북한선교전략학교, 숭실대 숭실통일아카데미를 운영한 조요셉 박사(한국세계선교협의회 통일위원회 코디네이터,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상임대표, 물댄동산교회 담임)가 작년에 개설했다. 목회자, 통일선교 실무자, 선교사, 조기 은퇴자로 북한 복음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을 희망하거나 통일선교에 소명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탈북민 장학제도도 있다. 3기 과정은 오는 12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물댄동산교회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