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Rejoice with those who rejoice, and weep with those who weep. NKJV) -로마서 12:15
20세기 신경과학의 가장 획기적인 발견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거울신경(Mirror Neuron)이다. 우리가 거울 앞에 서면 거울에 내 모습이 그대로 비추듯이 우리 뇌에도 거울신경이 있다.
거울신경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 뇌에서 거울처럼 반영된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을 때 마치 관찰자 자신이 스스로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거울신경은 다른 사람이 수행하는 동작을 이해하고, 모방하는 데 관여한다.
거울신경세포는 대뇌피질에 위치하고 있는데, 전두엽의 운동피질 아래쪽과 두정엽의 아래쪽, 그리고 측두엽 앞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타인의 행동뿐만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거울신경이 기반을 이루고 있으며, 행위의 관찰과 모방 사이의 관련성도 거울신경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거울신경은 모방을 통하여 활성화된다. 대뇌피질에 있는 거울신경세포들이 누군가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활성화 되어 관찰 대상을 똑같이 모방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신체의 모든 부위의 움직임에 거울신경이 반응한다. 이 거울신경은 무의식적이고 내적으로 행동과 감정을 모방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느낌이나 행위를 암시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아기도 태어난 지 일주일이 되면 거울신경세포가 그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하여 유아기 때는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한다. 그래서 유아기는 모방의 전성기이다. 거울신경세포는 모방을 취하여 활성화되는 것이다. 거울신경은 의사소통 체계의 필수적 신경이며 브로드만 영역 44번, 즉 브로카 영역이 발화 산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언어 발달의 결정적 시기는 2세 이후부터인데, 이때 언어 모방을 통하여 언어를 발달시키는 것은 거울신경세포의 활동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가르칠 때 아이의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처럼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될수록 아이는 많은 단어를 익힐 수 있으며 인간으로서의 기능을 갖추어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거울신경은 의사소통 체계의 필수적인 신경이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웃어주고, 자신을 돌봐주는 것을 바라보면서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학습할 말과 행동을 뇌세포가 기억한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거울을 보면서 행동을 익히는 놀이처럼 보인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거울신경세포를 통해 엄마, 아빠의 행동을 모방하는 행위는 사회적 관계의 첫 시작이요, 최초의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거울신경은 공감(감정전이)을 통해 활성화된다. 아이는 반응하면서 성장한다. 일반적으로 2~3세 무렵에 거울신경세포를 통해 공감 능력과 사회성의 토대를 이루어 간다. 거울신경세포 때문에 공감능력도 발달되어 전두엽의 기능을 발달시킨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거울신경세포를 발달시키는 따뜻한 대상이 없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반응성 애착장애나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거울신경세포의 결합이 현저히 부족하게 나타난다. 자폐증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처지나 입장에서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모방을 통해 거울신경세포가 활동하며, 공감과 동일시를 통해서도 거울신경세포는 활동한다. 거울신경세포는 인간관계와 사회성 발달 형성을 이루는 중요한 조직이다.
뇌세포를 사용하지 않으면 뇌는 그 기능을 잃는다. 거울신경세포를 제대로 바르게 작동시키려면 좋은 대상과 좋은 환경이 중요하다. 거울 신경발달이 잘 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나, 거울 신경발달이 잘못되면 병리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울신경이 행복을 만들어내도록 우리 가정이나 사회가 행복한 모습으로 대화하여 소통을 이루는 길은 참으로 중요하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