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집사님이 자신이 사는 집 일부를 공유교회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자랑하셨다. 이런 자랑은 많이 해도 좋겠다는 생각과 부러움이 교차하였다. 이 집사님 부부는 단독주택으로 이사 오면서 지하 공간을 교인들 누구라도 편안하게 이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사하여 아늑한 카페로 꾸며 놓으셨다. 그런데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고 안타까워하던 중 잘됐다고 기뻐하셨다.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감탄을 하며 칭찬을 하는데, 남편 집사님이 자신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담배였다고 고백하셨다.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도 7년 동안이나 술·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이 시험이 되어 담임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다른 사람은 십계명을 지키지만, 집사님은 한 가지를 더하여 11계명을 지키세요”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11번째 계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들키지 말라”고 했다며 웃으셨다.
또 한 분은 술이 문제였는데, 개척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열심히 섬기고 계셨다. 술을 마시는 자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직업이어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항상 술을 마시게 되고, 그러다 보니 주일에 교회 오는 것이 죄스럽고 민망하다고 하셨다. 자신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힘들다고 속상해하셨다.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유난히 술이나 담배 등에 대해서 관대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기독교인들에게 금주와 금연이 강조되는 것은 기독교 초기역사와 관련 있다. 가장이 술을 마시고 가정을 돌보지 않거나 아내나 자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을 초기 선교사들이 보고, 교인들에게 금주를 가르쳐왔고, 그것이 교리처럼 정착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독교인들이 술 마시는 것을 보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먼저 비난을 해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성도들 안에서도 술·담배를 하는 사람에게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초신자에게는 덜 하지만, 신앙의 연륜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신앙의 척도라도 되듯이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술과 담배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해로운 것이다. 많은 사람이 매년 신년 계획으로 금주와 금연을 계획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술·담배 한다고 더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교회 청소년 중에도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을 꺼리고, 같은 반이 되면 얼굴을 붉히고 짜증을 내는 아이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신앙은 하나님과의 일대일의 관계다. 따라서 신앙이 자라면서 스스로 결단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니 그 애를 절대로 비난하거나 흉보지 마라. 그 애가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도 교회에 오는 것이 대단한 용기다. 그대로 받아주라.”
또 이런 청소년들을 문제아라는 시선으로 보는 교인들에게 항상 묻는 말이 있다. “그 아이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워서 신앙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분은 신앙인으로서 마음에 거리낌 없이 완전하신가요?” 그러면 많은 분이 “찔린다”면서 웃고 넘어간다.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태복음 7장 5절)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