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한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에 결혼식은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결혼은 무덤에 들어가는 것이다”라며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결혼생활이라는 듯 말을 한다. 왜 이렇게 결혼생활이 변질하는 것일까? 사랑은 결혼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작되는 것이다. 성공적인 결혼은 평생 끊임없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연히 아내가 늦게 신학 공부를 시작한 부부의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결혼 전에 부인이 선교의 소망이 있고, 결혼 후에 언제라도 선교사로 나가는 것을 이해하기로 약속하고 결혼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 20년이 지난 지금 아내가 신학 공부를 시작하는 것으로 인하여 서로 다투고 있었다.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은 부인이 이런 중요한 일을 상의 없이 결정하고 진행했다고 화를 내고, 부인은 분명히 작년에 몇 번이나 말했는데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결론은 부인이 말을 하기는 했지만 두 사람이 진지하게 마주 보고 말하지 않고 지나가는 듯이 말을 했기 때문에 남편은 그냥 하는 소리려니 했다는 것이다.
위의 사례보다 더 심각한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의 이야기도 있다. 이들 부부는 야간에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밤을 낮처럼 사는 생활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그 가정의 남편에게 근무하지 않는 날 밤과 새벽에 여자 직원들로부터 전화가 자주 온다는 것이다. 아내도 같은 직장이어서 상황을 뻔히 알 수 있는데 퇴근한 사람에게 꼭 묻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화나는 것은 전화해서는 일 얘기는 잠깐하고 수다를 30분 이상을 떤다는 것이다. 아내와는 그렇게 길게 대화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리고서는 아내가 화를 내면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라는 것이다. ‘오는 전화를 어떻게 하느냐? 직장을 다니지 말란 말이냐?’ ‘내가 그들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거나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 내가 사랑하는 것은 당신뿐’이라며 ‘아내가 왜 화내는지를 모르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아내는 밤에 전화하는 상대방도 잘못이지만, 더이상 그 전화를 받고 시시덕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살지는 않겠다고 이혼을 요구했다. 남편은 아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자기가 싫어졌기 때문에 이혼하고 싶어서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다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지만, 이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잘못을 모르겠으면, 아내가 싫어하는 일이니 억지로라도 남편이 들어 주어야 한다는 태도였다.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지 않아서 생기는 부부의 문제이다.
앞의 부부는 대화로 서로의 서운함을 이야기하고 한발씩 양보하여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부부가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결정하기로 하였다. 뒤의 부부는 아내는 여자들의 전화를 받는 남편을 볼 때마다 자존감에 상처를 받는다고, 이런 상태로 평생을 살 수 없다며 별거를 시작했다. 이런 경우는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누구도 양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 같으면 무조건 아내에게 참으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존감을 깎아 먹으면서 살아가라고 할 수는 없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