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놀이공원과 동네공원에는 소풍을 나온 가족들로 가득하고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때이다. 그러나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부모가 없어 외로운 5월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요보호 시설에서 양육되는 어린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가정 안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입양이다. 입양은 부모가 없는 아이에게 가정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아이가 가정에서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어린 시절 읽었던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을 기억할 것이다. 대부분 ‘빨간 머리 앤’을 상상하면, 고아 소녀 앤이 초록 지붕 집 오누이에 입양되어 행복한 가정의 일원이 되어가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그러나 어른의 눈으로 보면 동화 속의 앤의 이야기는 아름답지 않다. 앤은 아동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가정에 잘못 입양된 것이었고, 자신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앤은 처음으로 만난 사람임에도 이들과 아름다운 집에서 살고 싶어서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불안해한다. 이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보았더니 아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싶어 안타깝다.

입양
▲우리나라의 입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제도적인 변화와 함께 사회 전체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입양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본문 중) ⓒunsplash
낳지 않은 아이를 평생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하기에 아이를 입양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이의 입양을 결정할 때 더 많은 부담이 따른다. 아직도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입양아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주변에서 아이의 입양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불쌍한 아이라거나 누구의 씨인지도 모르는 근본이 없는 아이라든가 하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때로는 가까운 친족까지도 아이의 작은 실수에 앞의 말을 서슴없이 던진다. 그러다 보니 입양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부부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의 아이를 선택하고, 가족을 아는 사람들이 없는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심지어 입양을 포기하고 대신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선택하는 경우까지 생기기도 한다.

입양의 장점은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얻는 행복과 기쁨을 누리고, 아이는 가족의 사랑을 경험하며 성장한다는 것이다. 우리 가정에는 공개입양한 조카 아이가 있다. 우리는 할머니부터 고모들까지 입양에 대한 편견 없이 아이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런지 조카 아이도 가족에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남다르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자기 눈이 붓도록 슬퍼하면서도 고모가 걱정되어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힘내라’고 글과 그림을 그려서 편지를 주었다. 같이 간 음악회에서 졸기만 하다 나오면서도 “지루하면 다음에는 고모 혼자 올게”라고 했더니 고모랑 함께할 수 있어서 자기는 음악회가 너무 좋다고 말하는 아이이다. 이런 조카를 보면서 이 아이가 우리 가족이 된 것을 감사한다. 동생 부부는 아이가 있어서 힘든 일 감당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아이가 있어서 집안에 웃음꽃이 피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입양된 아이는 가슴으로 낳는다는 말이 있다. 입양 부모들에게는 혈연으로 낳은 아이와 다르지 않은 귀한 자녀라는 것이다.

노은영 작가
▲노은영 작가
요즈음은 아이들을 입양할 때 공개입양을 많이 한다. 이는 아이가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을 줄여 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몇 년 전보다 입양 절차가 많이 복잡해졌다. 아이를 입양하기 위한 가정환경 조사나 입양기관에 대한 감독도 늘어나고 입양과정 또한 많이 투명해졌다. 이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입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제도적인 변화와 함께 사회 전체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입양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