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을 탈출하려 카불 공항에 모인 사람들
▲아프간을 탈출하려 카불 공항에 모인 사람들 ⓒ유튜브 영상 캡처

2021년 8월 11일 탈레반은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9개 주를 함락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환영을 받았고 민간인의 생명과 재산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카불 행정부의 고위관료들까지 어떠한 위협에도 직면하지 않을 것이며, 보호하겠다고 선언하였다.

2021년 8월 14일 탈레반은 아프간의 최신 발전을 약속하는 13가지 항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바로보기). 아프간 국민의 생명, 재산, 명예를 보호할 것이며, 나라를 떠나지 말라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리고 2021년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와 그의 측근들, 영부인이 수도 카불을 떠나 타지키스탄으로 간 지 몇 시간 후 탈레반은 대통령궁으로 들어갔다. 탈레반은 원래 수도에 군사적으로 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카불의 치안 공백이 염려된다는 명분을 앞세워 카불을 장악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반면, 카불 공항에서는 비행기에 매달려 탈출하던 시민이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탈레반에 대한 공포는 극에 달하였다. 또 모든 상업용 비행편은 취소되어 공항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현지는 너무 갑작스러운 정권 교체로 충격을 받은 듯하다. 연락을 해보면, 대부분 슬퍼서 울고 있다 하고, 지식인들은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한다. 그동안 정부가 너무 부패하였고, 외국의 원조로 월급을 받던 군인과 경찰이 월급을 못 받게 되자 나라를 지키려고 대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년 전 탈레반 정부의 공포정치 기준에 반하는 경제활동을 하던 사람들은 그 흔적을 스스로 지우고 있으며, 딸을 가진 가정들과 몽골족의 후예 하자라 민족, 그 외 소수민족들은 탈출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탈레반 정부는 일상의 변화가 없고 자유롭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하지만, 20년 전 탈레반 정부가 하자라 민족에 행한 인종청소의 만행을 아는 이들은 그들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특히 미군과 외국 민간인과 관계가 있던 아프간 현지인들은 그 땅을 빠져나오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포도 있지만, 이들은 이미 외국인들을 통하여 외국에 대해 동경을 키워왔고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정보를 접하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월 16일 백악관에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부 재장악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월 16일 백악관에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부 재장악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탈레반이 예전의 공포정치를 재현할 것인가? 아닐 것이다. 20년 전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 러시아, 이란 등의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의 대사관은 이미 철수했거나 철수하고 있다. 철수한 국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연맹(탈레반) 정부의 경제 제재에 연합할 것이고, 아프간은 이란, 북한과 같이 고립된 국가로 추락할 것이다.

그리고 민간인들 손에는 핸드폰이 쥐어져 있다. 만일 정부의 악행이 있을 시, 동시에 세계로 전송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탈레반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아프간에서 탈출하는 난민들이다. 탈레반의 성명서를 보더라도 가장 우려하는 것이 아프간을 탈출하는 국민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탈레반 정부를 반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스스로 자멸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정부는 과거의 공포정치를 벗어나 평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 실효성은 의심된다.

미군 철수로 인해 제3의 피해 당사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그동안 아프간에 구리광산과 철광산에 많은 투자를 하였다. 그러나 전 정부와의 부정을 바탕으로 맺은 광산개발 사업을 현 정부가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부의 이름은 이슬람연맹이기에 중국과 다툼은 예견된 사안이다. 이슬람을 신봉하는 중국의 위구르족을 탄압해 온 중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는 앞으로 다툼과 또 다른 부정을 바탕으로 맺는 계약들로 인해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외로 탈출하는 아프간 국민은 탈출로가 쉬운 파키스탄을 통하는 것보다 대부분 이란 행을 택할 것이다. 이란은 터키로, 터키는 유럽의 관문인 그리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는 6,500여 명의 난민이 있는데 75%가 아프간 사람이다. 이들은 수년간 이란, 터키를 거쳐 독일로 향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 세계에 26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있다고 추산하는데, 파키스탄과 이란에 있는 난민 수만 각각 140만 명, 100만 명에 이른다.

교육받고 있는 아프간 여학생들
▲교육받고 있는 아프간 여학생들 ⓒpiqsels

미군은 지난 20년 동안 약 2,400명이 사망하고 약 20,700명 부상했으며, 아프간군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약 45,000명이 사망했다. 또한 아프간 민간인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약 38,000명이 사망하고 약 70,000명이 부상했다. 아프간 사상자의 기록은 공식기록이 있는 기간의 숫자이고, 더 많은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은 2001년부터 아프간에서 무려 2.26조 달러(한화 약 2,647조 원)를 지출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많은 재물을 투입하고 귀한 생명을 바치며 아프간의 평화를 지킨 것인가? 그런데도 미국은 아프간을 버렸다는 원망을 듣고 있다. 바이든이 아닌 다른 대통령이라도 미군은 아프간에서 철수하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부정부패와 원조에만 의존하는 정부를 20년간 지원한 것이 놀라운 일이지, 철수는 당연한 수순일 것으로 벌써 예견됐다.

미국의 20년 지원의 결과는 경제, 외교, 국방이 아닌 바로 아프간 사람이다. 아프간은 2001년 이전에는 학교가 3,000여 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등록 학교가 18,000여 개다. 또 아프간 교육부에 등록된 학생이 970만 명이고, 이들 중 42%인 400만 명 이상이 여학생이다. 여성의 교육을 허락하지 않았던 탈레반 정부가 물러나고 일어난 큰 변화다. 이제 국민의 의식 수준이 예전과는 다르다.

20년간 여성의 사회적 진출도 활발히 이뤄졌다. 아프간 전 정부에서 하원의원의 30%에 해당하는 68명은 여성이었다. 현 정부는 공화국이 아니므로 의회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나, 이들이 20년 전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아프간은 난민을 통해 출애굽의 역사가 반복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기도할 때이고, 실행할 때다. 파키스탄, 이란, 터키, 그리스, 독일 등으로 밀려 나올 ‘아프간 액소더스’에 한국교회가 피난길 길목에서 그들을 위로해야 한다. 그리고 아프간 난민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잠시 빠져나온 것임을 난민 당사자들과 한국교회에까지 분명히 알려야 한다.

장영수 선교사
▲장영수 선교사

미군 철수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의 대규모 난민 발생이 꾸준히 예견되어 온 가운데, 아랍국가와 이란, 아프가니스탄, 유럽권 난민 사역을 해 온 한인 사역자 네트워크 ‘A-PEN(에이펜)’은 난민 발생과 유입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지금의 아프간 엑소더스 상황은 난항을 겪었던 이슬람 선교의 문이 열리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탈레반에 저항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NGO 설립과 동시에 아프간 난민들을 위한 후원과 봉사자를 모으고 있는 A-PEN 사역에 관심과 기도를 요청한다.

장영수 선교사
현 A-PEN 사무총장
전 주한아프가니스탄대사관 상무관
전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 센터장
전 KWMA DR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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